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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코로나 밀어냈는데···" 총선 악재 된 '추미애의 입'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애써 봉준호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신문 1면에서 밀어냈는데, 추미애가 또 느닷 없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언급한 ‘검찰 내 수사와 기소 주체 분리’ 방침으로 다음날 몇몇 신문에서 1면을 장식하자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민주당 의원이 “에휴~”라는 짧은 한숨과 함께 내뱉은 말이다. 신문을 도배하다시피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감염증 사태를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4관왕 쾌거가 밀어내는가 싶더니 추 장관 발언이 다시 ‘대형 논쟁’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고심이었다.
 
추 장관이 정국 한복판에 서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윤석열 사단 학살’이란 얘기가 나온 검찰 간부 인사, 여당 내에서조차 “공개가 원칙”이란 비판을 부른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이어 추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수사와 기소 검사 분리의 대원칙”을 강조하자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야당에선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기소를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추 장관은 “수사 검사의 독단을 막으려는 취지”라고 했다. 하지만 ‘소신’과 ‘고집’ 사이 추 장관의 마이웨이가 여러 차례 부정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그를 향한 민주당 의원들의 시선은 복잡하다. 당에서는 “‘추미애 리스크’가 4ㆍ15 총선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청와대와의 교감도, 당정 협의도 없었던 것 같은데 추 장관이 독불장군 식으로 저렇게 나온다”며 “한 정부 내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갈등관계로만 비춰지는 건 선거에서 악재”라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소장 공개 기준 및 절차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소장 공개 기준 및 절차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의 자기 정치’라는 관점에서 보는 이들도 있다. 장관직 이후 대선 도전을 그리고 있는 추 장관이 일련의 검찰 개혁 로드맵으로 여권 주류인 친문 진영의 지지를 확실하게 굳히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시각이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이 대선에 대한 야무진 계획이 있다는 것 아닌가”라며 “하지만 법무 장관은 정치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자신의 행동이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하는데 단독 플레이만 한다”고 했다.
 
다만 검찰 개혁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정 화두이다 보니 추 장관이 정해진 개혁 카드를 내놓는 흐름일 뿐이라는 반응도 없진 않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의 악역을 자처한 측면이 있다. 지금 나오는 얘기들도 불가피한 잡음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극심한 경기 악화가 우려되고 중도층 민심 이반이 가속화돼가는 조짐에 대한 우려가 깊은 상황이다. 서울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지역을 돌다 보면 ‘나는 보수였는데 의원님도 찍고 문재인 대통령도 찍었다, 그런데 조국 사태랑 추미애가 하는 거 보면 이번에는 못 찍겠다’는 유권자를 하루에 네댓명씩 만난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범정부적 민생 대책 수립을 촉구한 민주당 영남 지역 의원들. 왼쪽부터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의원. [연합뉴스]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범정부적 민생 대책 수립을 촉구한 민주당 영남 지역 의원들. 왼쪽부터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의원. [연합뉴스]

김부겸ㆍ김영춘ㆍ김두관 의원 등 민주당 영남 지역 의원 세 명이 12일 “신종 코로나로 인한 민생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한 범정부적 민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종합 대책과 추경 편성을 요구한 것도 영남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 공동명의의 성명서에는 “(유권자에게) 인사를 드리고 명함을 건네도 ‘지금 사람들이 다 죽게 생겼는데 선거가 다 무슨 소용이냐’는 차가운 답이 돌아온다” “서민 청년 노인들 생계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등 절박감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추 장관의 단독 행동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문제의식은 조만간 공개석상에서 표출될 조짐도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할 얘기는 있지만 법사위가 열리면 그때 다 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17일 2월 임시국회가 소집되고 당 의원총회가 열리면 여러 얘기들이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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