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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사태 장기화하면 중국 경제 5% 성장에도 먹구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 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지난 5일 상하이 루자쭈이 금융가의 동방명주 로터리가 텅 비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경제를 강타했다. 지난 5일 상하이 루자쭈이 금융가의 동방명주 로터리가 텅 비었다. [로이터=연합뉴스]

2020년은 중국경제에 대단히 중요한 해이다. 14억 중국인이 중진국 소득 수준을 향유하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실현해야 하는 해이다. 이를 위해서 올해에도 5% 중반대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복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나타나 갈길 바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미루어 중국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경제와 사스 당시의 중국경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코로나 확산이 상반기까지 장기화할 때는 ‘바오우(保五·5% 성장)’도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의 산업생산이 위축되면서 한국의
중간재 수출 둔화로 이어질 것이다. 국내의 산업 체인이 중국과 밀접히
연결됨으로써 받게 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

사스 사태 당시에는 세계 경기가 호황을 구가하는 가운데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얻은 ‘개방 보너스’와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이라는 ‘인구 보너스’를 기반으로 단기간에 회복됐다. 지금 중국경제는 두 가지 보너스가 사라진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구조조정의 압박을, 대외적으로 보호주의와 신흥 개도국의 추격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올해는 기업들의 채무 상환이 정점에 달하는 가운데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하면서 채무 불이행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세계의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연초에 이루어진 제1단계 미·중 무역 합의를 이행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올해에 767억 달러(약 91조5000억원) 상당의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이러한 와중에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더해 주고 있다.
  
무엇이 사스 때와 다른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경제가 받게 될 충격은 사스보다 더 클 것이다. 사스는 광둥, 홍콩, 베이징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었던데 반해 코로나바이러스는 훨씬 광범위한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후베이성이 전체 확진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중부지역, 중국경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연해 지역과 대도시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직접적 영향을 받는 지역이 중국경제(GDP)와 서비스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스 당시에는 각각 25% 내외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모두 75%를 넘어섰다.
 
중국경제가 받게 될 충격은 얼마나 신속하게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느냐에 좌우될 것이다. 낙관적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은 5% 중반대로 낮아지고, 코로나 확산이 상반기까지 장기화할 때는 ‘바오우(保五·5% 성장)’도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60%가 서비스 산업, 58%가 소비로 이루어진다. 서비스 소비가 민간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경제 성장의 30% 이상은 민간의 서비스 소비로 이루어지고 있다. 사스의 경험에서 볼 때 서비스와 소비 둔화가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올해 춘절의 소비가 지난해보다 70% 이상 줄어들었고, 1분기 경제성장률은 4%도 미치질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주변국 경기둔화 불가피
 
연기설이 나오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 안정성장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 재정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정부지출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위축된 민간소비를 떠받쳐갈 것이다. 경제정책 기조 변화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나타났던 공급과잉과 기업의 재무구조 부실화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사회보장제도를 포함한 개혁의 속도가 늦추어 지고, 국유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사스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이 세계경제(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스 당시 4.3%에서 2019년에는 15.8%로 높아졌고, 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에서 11.7%로 높아졌다. 특히 중국이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지난해 중국은 세계 경제성장의 27.4%를 견인했다. 중국인의 해외 관광은 2003년 2000만 명에서 지난해에는 1억6000만 명으로 늘어났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시장으로서, 서비스 소비국으로서 세계 경제, 특히 동아시아 경제에 크게 기여해 왔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밸류 체인이 형성되면서 한국, 일본, 아세안(ASEAN) 등 동아시아 국가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에 달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어섰다. 사스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화교권 국가들이 주로 영향을 받았던 반면, 코로나바이러스는 한국, 일본, 아세안 등 주변국으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주변국의 경기둔화는 물론 환율과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의 4중고 … 중간재·소비재·부품·유커
 
한국경제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간접적 영향 외에도 중국경제 둔화로 받게 될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은 홍콩을 제외하면 중국과 가장 인적교류가 많은 나라이며, 중국 수출의존도가 25%에 달한다. 먼저 중국의 산업생산이 위축되면서 한국의 중간재 수출 둔화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의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 규모는 전체 중간재 수출의 24%에 해당하는 1082억 달러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경영이 악화하면서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더욱이 중국이 미국과의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산 중간재가 대체될 위협도 커지고 있다.
 
둘째, 중국의 소비 위축으로 한국 소비재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나, 그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소비재 수출액은 연간 60억 달러 정도로 8.9%를 차지하고 있다. 위생용품, 공기청정기 등 위생 관련 제품의 수출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국내의 산업 체인이 중국과 밀접히 연결됨으로써 받게 되는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이 수입하는 중간재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2.5%(685억 달러)에 달한다. 최근 중국의 춘절 휴무 연기로 중국산 자동차부품 조달이 끊기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이 중단된 사례가 그것이다. 문제가 된 와이어링 하네스의 수입에서 중국산 비중은 87%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사태로 중국인의 해외관광이 위축되면서 국내 관광산업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중국의 ‘유커(旅客)’ 규모는 사스 당시의 50여만 명에서 2016년에는 805만 명으로 늘어났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2017년에는 417만 명으로 급감했으나, 지난해 600만 명을 회복했다. 한국의 관광수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13.6%에서 2018년에는 47.6%로 높아졌다. ‘유커’의 1인당 소비 규모를 고려하면 유커가 100만 명 감소하면 우리의 관광수입은 20억 달러 정도 줄어들게 된다.
 
올해는 한·중 관계 개선에 중요한 해이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과 한·중·일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소원했던 양국 관계를 개선할 기회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지리적으로도 인접한 한국으로서는 여타 국가보다 이번 사태로 받게 될 심리적·경제적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주변국의 아픔을 같이하는 마음이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중요한 밑거름이라는 객관적 입장에서 공동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키워드
샤오캉(小康) 사회
14억 중국인이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중진국 수준의 소득을 보장한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목표다. 시진핑 정부는 2020년까지 2010년의 국내총생산과 주민 소득을 2배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5% 중반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와이어링 하네스
차량의 여러 전기 장치에 연결되는 배선을 하나로 묶은 배선 뭉치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인건비가 낮은 중국에서 생산해 조달해왔다. 중국산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한국과 중국의 산업 체인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부품이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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