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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주장 이수진, 동료들 진술서엔 "업무 능력 부족"

더불어민주당 13번째 영입 인사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13번째 영입 인사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 [연합뉴스]

"이수진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사람이 아닙니다."
 

민주당 영입 인재 이수진 전 판사 논란의 진실은

양승태(72)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가담해 기소된 이규진(58)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민주당 영입 인재 이수진(51) 전 부장판사를 평가한 의견이다. 이와 관련된 진술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검찰 조서와 재판 기록에 적혀있다. 
 
이규진 전 상임위원은 이수진 전 판사가 속해있던 법원 내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와해시키려 한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전 상임위원은 왜 자신을 "양승태 대법원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 전 판사를 '우리 사람'이라 생각했을까.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해 7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지난해 7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탄희 檢 조사서, "이수진 전화로 인권법 학술대회 중단 요청"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검찰 조서에는 이 전 판사와 함께 민주당에 영입된 이탄희(42·연수원 34기) 전 판사가 이수진 전 판사에 대해 말한 진술도 나온다. 2017년 3월 국제인권법연구회 소모임인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의 학술대회를 준비하던 이탄희 전 판사는 이수진 전 판사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이탄희 전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이수진 부장으로부터 '행정처 높은 분에게서 나에게 전화가 왔다. 나보고 연구회에 전달해 달라는 취지 같다. 행정처에서 인사모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니 학술대회 안 했으면 한다. 일단 그 정도만 알아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수진 전 판사는 이탄희 전 판사와 같은 국제인권법 소속 판사였다. 당시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재직 중인 상황이었다. 이탄희 전 판사의 진술은 이수진 전 판사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입장을 자신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수진 전 판사가 자신을 양승태 대법원의 피해자라 밝힌 부분과 다소 배치되는 부분이다.
 
민주당 10호 영입인재 이탄희 변호사. [연합뉴스]

민주당 10호 영입인재 이탄희 변호사. [연합뉴스]

이수진 "인권법 학회 막지 못 해 인사 보복 당해"

이수진 전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국제인권법 학회를 막지 못했기 때문에 인사 보복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재판연구관은 보직 기한이 3년인데, 자신만 2년 만에 대전지법으로 전보 발령이 났다고도 했다. 이 전 판사가 "나는 양승태 대법원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핵심 근거는 바로 이 인사다. 
 
이수진 전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이규진 당시 상임위원에게 "'이제 후배 판사가 주류가 되어 인권법연구회의 공동 학술대회를 막을 수 없다. 행정처가 막으면 행정처가 지는 게임이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 뒤 법원행정처에서 다른 판사들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해 자신을 지방으로 좌천했다고 진술했다. 이수진 전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이수진은 우리한테 해를 끼칠 사람이 아니다'는 말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했다"며 "당시 임 전 차장이 '당신은 이수진은 잘 모른다'는 답을 했다"라고도 밝혔다. 법원행정처에서 자신이 임 전 차장 등 양승태 대법원에 저항했기에 좌천을 당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지난 1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발표에서 21대 총선 열세 번째 영입 인사인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법조계 출신 영입인사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발표에서 21대 총선 열세 번째 영입 인사인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법조계 출신 영입인사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수진 동료들 "좌천 인사로 보기 어렵다" 진술도  

이수진 전 판사의 이런 진술에 대해 검찰은 동료 재판연구관과 상사 연구관, 당시 법원행정처 인사 담당 법관과 행정처 전직 고위 관계자들에게 진술을 받았다. 당시 이수진 전 판사의 동료와 상사들은 이 전 판사의 좌천 인사 주장에 수긍하지 못하는 진술을 했다. 
 
이 전 판사의 동료 법관과 상사들은 검찰에서 "재판연구관으로 이 전 판사의 업무 능력이 많이 부족했다", "연구보고서를 다른 연구관에 비해 반도 쓰지 못했다",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재판연구관은 2년 만에 인사를 내기도 한다"는 등의 진술을 했다. 
 
이런 판사들의 진술에 이수진 전 판사는 "다른 판사에 비해 어려운 사건을 많이 맡았고, 행정처의 업무도 함께하고 있었다. 중간 정도는 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반박했다. 중앙일보는 이 전 판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 답변도 듣지 못했다. 이탄희 전 판사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민주당은 두 판사의 지역구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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