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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1339 안받아 '지식iN' 찾는데···코로나 원격진료 안되나

2013년 원격진료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포크레인을 동원해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13년 원격진료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포크레인을 동원해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김모(27)씨는 최근 감기 기운에 열이 38도까지 올랐다. 질병관리본부 상담 창구인 1339에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인근 병원에 연락해도 조사 키트가 없다며 못 오게 했다. 그는 '네이버 지식인(iN)' 등 인터넷 검색으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며 '단순 감기'이길 바라고 있다. 
#4살 아이를 둔 이모(37)씨는 39도까지 열이오른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기 무섭다. 다들 감기나 고온으로 병원을 찾지만 혹시나 신종 코로나에 옮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이씨는 "단순 고열 같을 때는 자주 가는 병원 의사와 전화나 온라인으로 상담하고 약만 처방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 이런 일이?

-1339 전화 상담은 하루 평균 1만건 이상 전화 문의가 쏟아진다. 상담 인원이 19명에서 188명까지 늘었지만, 대기시간은 30분~1시간 까지 걸린다. 
-상담원과 통화를 해도 해외여행 이력이나 의심자 접촉 가능성이 적으면 특별한 대처 방법이 없다.
-김씨 같은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발을 돌린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우한 폐렴' 관련 '지식iN' 질문은 3만 3500건, '신종 코로나' 질문은 1만 4900건이 올라왔다. 자가 의심 증상과 관련된 '코로나 발열' 질문도 5200건이다. 

 

동네병원 전화상담도 금지?

-2018년 기준 국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38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4명보다 적지만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진 않다. 
-현행법상 '전화 진료'는 금지다. 의료법 34조는 의사-의료인(의사, 간호사) 간에만 전화·화상 등 비대면 원격 진료(협진)를 허가한다. 의사-환자 간 원격 진료는 금지.

-의사가 자기 자식을 전화로 진료하고 처방을 했다가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은 판례도 있다.  

 

해외에선?

-신종 코로나 초기 대처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이지만, '원격 진료를 통한 의사 상담'은 신종코로나 1차 대응 경로가 됐다.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武漢)은 도시 봉쇄상황에서 집에서 원격으로 의사와 상담한다. '알리페이' 등 자주 쓰는 앱 안에 전문의 상담 서비스 '알리헬스(阿里健康)'를 사용하는 식이다. 알리헬스에서만 현재 2000여명의 의사가 매일 10만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한다. 
전세계 3억명이 이용하는 중국의 헬스케어 서비스 핑안굿닥터(平安好醫生)의 의료상담 근무센터. 의료진이 24시간 원격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핑안굿닥터 위챗 공식계정]

전세계 3억명이 이용하는 중국의 헬스케어 서비스 핑안굿닥터(平安好醫生)의 의료상담 근무센터. 의료진이 24시간 원격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핑안굿닥터 위챗 공식계정]

-지난 1일엔 베이징 의료협회 주도로 '베이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온라인 의사 상담 플랫폼'이 시작됐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가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맡고 알리헬스, JD 헬스, 굿닥터 등 11개 기업이 공동 참여했다. 5G, 인공지능(AI), 화상통신 등 기술에 기반을 둔 '원격 진료'를 신종 코로나의 1차 저지선으로 삼았다. 거대한 땅덩이, 도시 봉쇄, 테크놀러지가 결합한 현장이다.
-미국은 1997년, 일본은 2015년 원격진료를 허용했다.
  

신종코로나, 원격진료로 저지돼? 

-대면 접촉 없이 전화나 영상으로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신종 코로나의 경우 감염률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높아 외출시 교차 감염되거나 의료진 감염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원격 진료는 비대면 진료로 접촉자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다른 지역의 의료인력이 위급한 지역의 의료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중국 안후이(安徽) 의대 호흡기 의사 왕란은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하루 평균 600명의 환자를 온라인으로 상담하고 있다"며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교차 감염 위험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비상인데 국내에선?

-국내도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당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도 명령권'을 내려 삼성서울병원, 강동경희병원 등 메르스 관련 병원에 한시적으로 원격진료를 허용했다.
-엄밀히 보면 '메르스' 원격 진료는 아니었다. 병원을 일부 폐쇄한 가운데 기존 환자의 재진에 한해 '전화로 진찰' 및 '약국 처방전 팩스 발송'을 허용했다.
-당시에도 보건 의료단체와 의사들은 의료법 위반 문제를 제기했고 대형병원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데이터3법 개정과 의료기기산업법 제정에 따른 바이오헬스산업 전망' 기자 간담회에서 "감염자가 병원에 가면 감염 위험이 더 커진다. 이 부분은 원격의료로 가야 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0일 "감염 관련해 부처 차원에서 원격의료 관련 검토나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신종 코로나 3번째 확진 환자가 입원한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은 선별진료소에 '로봇'을 배치하고 '원격 협진'를 실시하고 있다. 의심환자 1차 선별 시 의료진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원격 진료는 아니다. 병원 내에서 간호사 등이 현장에 배치된 '협진'이다.  
명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RP-Lite V2' 로봇을 이용한 원격 진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선별진료를 하는 장면. [사진 명지병원]

명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RP-Lite V2' 로봇을 이용한 원격 진료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선별진료를 하는 장면. [사진 명지병원]

-실제 원격의료까지는 갈 길이 멀다. 1988년 처음으로 시작한 정부의 원격 의료 시범사업은 32년이 지났지만, 의료계와 시민단체는 여전히 반대한다. 
-2010년 처음 국회로 간 의료법 개정안은 18대, 19대 국회 모두 상임위를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20대 국회 통과도 불투명하다.
-강원도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에서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강원도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회 등이 총파업과 대정부투쟁을 예고해 난항을 겪고 있다. 집에 있는 환자에게 의사가 원격으로 진단 및 처방을 할 수 있는 특례가 주어졌지만, 공모에 지원한 민간병원이 없었다. 강원 규제자유특구에선 원격의료를 제외한 의료기기 관련 사업만 진행 중이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둔 정부와 여당은 의료계 목소리를 외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일산병원 오상우 교수는 "5G, 의료데이터, AI 등 최첨단 기술 다 갖추고도 활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메르스, 신종코로나 등 판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에 원격의료와 의료 데이터 활용 등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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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찬성 vs 반대
찬성 : 산업계, 정부(제한적 찬성)

-의료서비스 개선 및 의료사각지대 해소  

-ICT 및 바이오, 의료 융합으로 산업 경쟁력 확보    

-의료 데이터 축적 등 의료산업 발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원격의료 허용 사례

 

반대 : 의료계, 시민단체  
-의료서비스 질 저하. 오진에 따른 환자의 건강권 침해

-원격 진료로 환자 상태 판단 불가

-과잉진료 유발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

-의료민영화 우려. 대형 병원에 환자 집중돼 동네의원 경영난

-국내는 일부 섬 제외하면 의료접근성 높아 불필요

-개인정보 유출 우려 

 
 
"그래서, 팩트(fact)가 뭐야?"  
이 질문에 답할 [팩플]을 시작합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한 기사가 [팩플]입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를 씁니다. 빙빙 돌지 않습니다. 궁금해할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팩트없는 기사는 이제 그만, 팩트로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팩플]을 읽고 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게끔,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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