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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강남 재건축부담금이 10억?” 공시가 현실화 또다른 후폭풍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로 재건축부담금이 급증하고 위헌 논란이 되살아날 전망이다. 사진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뉴스1]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로 재건축부담금이 급증하고 위헌 논란이 되살아날 전망이다. 사진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뉴스1]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IC와 지하철 9호선 사평역 주변 초고층 단지들 사이에 있는 소규모 아파트 공사 현장. 토목공사·흙막이공사가 진행 중이고 20층 건물을 짓기 위한 타워크레인이 들어와 있다. 내년 7월 준공 예정인 ‘반포센트레빌’이다. 옛 반포현대를 재건축하는 단지로 전용 59~88㎡ 108가구다.  
 

'부담금 1호' 반포현대 재건축부담금
공시가 현실화율따라 최고 4억 정도 늘어
부담금 예정액 산정 못해 재건축 혼란
현실화율 차이로 위헌 논란 살아날 듯

이 단지가 2018년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을 처음 받는 ‘재건축부담금(이하 부담금) 1호’다.  
 
요즘 이 단지의 부담금 걱정이 많다. 준공 후 나올 실제 부담금이 2018년 5월 구청에서 통지한 예정액(1억35000만원)보다 많게는 수억원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집값이 많이 오른 것도 있지만 정부의 정책 변화 영향이 크다.  
 
주민 김모씨는 “그렇지 않아도 예정액 통지 이후 집값이 많이 올라 부담금이 늘어날 것 같은데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겹쳐 얼마가 나올지 무섭다”고 말했다.  
 

재건축부담금 1호 내년 7월 준공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후폭풍이 재건축 시장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 부담금 급증과 부담금 산정을 둘러싼 혼란·사업 지연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일단락된 부담금 위헌 논란도 다시 불붙을 수 있다.  
 
앞으로 부담금이 실제로 오른 집값보다 더 많이 늘어난다. 부담금은 준공 후 평가한 집값(종료시점 주택가액)에서 개발비용과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 사업 시작 시점의 집값(개시시점 주택가액)을 뺀 '초과이익'에 부과한다. 주택가액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면 시세가 같아도 공시가격이 올라가 초과이익이 많아진다.
재건축부담금

재건축부담금

정부가 지난해 12월 공시가격 현실화 목적으로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올리기로 했다. 당장 올해 공시가격부터 집값 수준에 따라 현실화율을 달리 적용한다. 
 
본지가 예정액 산정 자료를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 부담금이 최고 2배 넘게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화율 80% 1억8000만원, 90% 2억7000만원, 100% 3억7000만원이다. 
 
여기다 예정액 산정 후 더 뛴 시세 변동을 고려해 시뮬레이션하면 현실화율 80% 3억원, 90% 4억1000만원, 100% 5억2000만원으로 최고 3배 가까이 불어난다.   
 
백준 J&K도시정비 사장은 “부담금이 조합원당 기준으로 초과이익에서 특정 금액(최고 1억1000만원)을 뺀 금액에 부담률을 적용하기 때문에 초과이익 증가보다 부담금이 더 많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조합원당 초과이익이 2억원에서 4억원으로 2배가 될 때 부담금은 6500만원에서 1억65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된다.  
 
강남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실제 초과이익은 변화가 없는데 공시가격 산정 방식 변화로 부담금을 더 내야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2018년 초 정부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강남권 부담금을 평균 4억4000만원, 최고 8억4000만원으로 예상했다. 공시가격 현실화를 고려하면 최고 금액이 10억원을 넘을 것이다. 
 

부담금 최고 10억원 넘을 듯 

 
재건축 시장이 부담금에 발목 잡혀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가 확정될 때까지 부담금 예정액 산정을 하지 못한다. 서울에선 사업승인 이후 시공사를 선정한 뒤 조합이 부담금 산정 자료를 구청에 제출하고 구청이 예정액을 계산해 조합에 통지한다.
 
구청 관계자는 “준공 시점의 예상 시세에 현실화율을 적용해 공시가격을 뽑아야 하는데 현실화율 기준이 불확실하면 계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 지연도 불가피하다. 부담금 예정액 산정이 이뤄져야 관리처분계획(분양계획) 수립·착공 등 이후 일정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의 부담금 합헌 결정 근거가 공시가격 현실화로 위헌 논란 불씨가 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27일 7년을 끌어온 부담금 위헌 논란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논란의 하나였던 개시시점과 종료시점 주택가액 산정의 공평성과 형평성에 대해 “동일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된 가격에 따라 산정된다”며 위헌 주장을 일축했다.
 
앞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이전과 달라지면 이런 결정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동일한 기준·절차' 논란

 
한남연립 부담금의 개시시점(2006년)과 종료시점(2012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에 별 차이가 없었지만 반포현대는 다르다. 개시시점인 2015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에 대한 정부 발표가 없었지만 지금과 비슷한 68% 정도로 추정된다(지난해 전국 공동주택 평균 68.1%). 준공시점의 공시가격은 개시지점보다 높은 현실화율을 적용받는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시뮬레이션 결과 개시시점과 비슷한 현실화율 68%를 종료시점에 적용한 반포현대 부담금이 1억7000만원으로 추정된다. 현실화 80% 3억원, 90% 4억1000만원, 100% 5억2000만원으로 예상돼 같은 몸값인데도 현실화율에 따라 3억5000만원까지 차이난다.   
 
박일규 조운법무법인 변호사는 “개시시점과 종료시점 현실화율이 달라지면 초과이익이 실제보다 부풀려 계산돼 부담금을 더 내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 소지인 재산권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 때 반영되지 못한 일부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힘을 받게 됐다.  
 

시점과 대상별로 서로 다른 기준에 의한 주택가격 산정을 허용함으로써 부담금 산정의 공평성과 정확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형식상 공시가격의 틀을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단지 그것만으로는 여전히 실질적으로 공평·정확한 부담금의 계측 내지 조정이 객관적·합리적으로 담보된다고 보기 어렵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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