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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바이두·질레트를 파괴하는 '뉴'커머스

상권 파괴. 기존 시장의 파괴. 소비성향의 파괴.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스타트업얼라이언스·한국경영학회·한국소비자학회가 주최한 '파괴적 커머스 시대' 컨퍼런스에서 나온 얘기다. 이마트가 설립 16년 만에 지난해 2분기 첫 적자를 기록하고, 90년대 '닷컴 벤처' 신화를 쓴 옥션·인터파크가 더는 승자가 아닌 지금, 커머스는 어떤 격변기를 지나고 있는 걸까.
 

진화하는 온라인, 이젠 '버티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은 2017년(78조원)부터 2022년(190조원)까지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시장이다.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상권의 영향력은 줄고 있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아시아태평양 유통부문 대표는 이날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을 3세대로 구분, 각 세대의 쟁점을 진단했다.
 
제품(Commodity) 중심의 1세대 유통에선 가전(시장규모 10조원)과 생필품(8조)이 대표 상품이었다. 먹거리(Grocery) 시대인 2세대 유통에선 식품(13조)이, 세분화·전문화된 버티컬(Vertical) 시장이 급성장한 3세대 유통의 주인공은 패션(25조)과 뷰티(9조), 그리고 리빙(3조)이라는 분석이다.
 
BCG가 본 유통 1~3세대. 그래픽=신재민 기자

BCG가 본 유통 1~3세대. 그래픽=신재민 기자

 

"쿠팡·G마켓 검색 역량 없으면 네이버 못 넘어"

김 대표에 따르면, 1세대 유통에선 쿠팡·G마켓·11번가로 대표되는 '저가 경쟁'이 특징이다. 소비자는 플랫폼이나 브랜드 대신 싼 가격에 로열티를 보인다. 그래서 최저가를 비교해줄 '검색 역량'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코모디티(제품) 시장에선 검색 트래픽을 쥔 네이버를 넘지 못하면 승자가 될 수 없다"며 "아마존이 미국에서 1등인 이유는 소비자가 구글이 아닌 아마존에서 상품을 검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프만 보면 쿠팡과 G마켓이 (시장을) 다 먹은 것 같지만, 검색 역량이 없기에 그 위로 치고 올라가긴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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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인 식품 유통시장에서 기업의 고민은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손해 보는 장사'란 점이다. 같은 물건이라도 온라인 구매에는 산지 픽업료와 배송료가 붙어 기업으로선 비용이 더 든다.
 
김 대표는 "온라인 소비자가격이 오프라인가보다 10~15% 정도는 높아야 손익이 맞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이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이미 탄탄한 시장을 가진 사업자들이 온라인에서 얼마나 자리잡고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기회는 있다. 김 대표는 "먹거리 시장에선 브랜드 헤리티지(누적된 브랜드 가치)가 여전히 중요하고, 전통 식품사업자는 농수산물 공급망과 신선식품 유통(콜드체인) 역량에서 공산품 사업자에 비해 유리하다는 점을 잘 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新)격전지는 패션·뷰티 

버티컬 시장 중심인 3세대 유통은 새로운 격전지다. 오프라인 기반 '브랜드' 대 온라인 기반 '스타일'의 싸움이다. 패션의 경우, 전자가 신세계·현대백화점, 후자가 무신사·지그재그 등이다.
 
김연희 BGC 아태유통 대표가 5일 '파괴적 커머스 시대'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김연희 BGC 아태유통 대표가 5일 '파괴적 커머스 시대'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3세대를 뜻하는 '버티컬(Vertical·수직)'은 좁고 깊게 한 스타일을 판다는 의미다. 최근 몇 년간 스타일을 앞세운 전문 쇼핑몰의 급부상으로 3세대 전쟁이 격화됐다. 현재까진 전문 몰이 우세하다. 김 대표에 따르면 25조 패션 시장에서 이들 전문 몰의 점유율은 60~70% 수준이다.
 
그는 "온라인에서의 미래 전쟁은 2~3세대에서 일어날 것이고, 쿠팡·네이버 등 기존 강자보단 혁신적인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앞으로 더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혁신적인 플레이어'가 생각하는 방식

그렇다면 해외의 '파괴적 혁신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일할까.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 해외의 D2C(Direct-to-Consumer) 스타트업 4곳을 소개했다.
용어사전 > D2C
Direct to Consumer. D2C 또는 DTC로 쓴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온라인 자사몰로 직접 판매하는 모델. B2C의 하위 모델이다.
 
임 센터장은 "창업 5년 만에 시총 50조원을 찍고 바이두를 넘어 중국 5대 인터넷 기업이 된 '핀둬둬(拼多多)'는 대도시에 살고 교육을 잘 받은 중국 고소득층을 타깃팅하는 알리바바·타오바오와 다른 모델"이라며 "판둬둬는 스마트폰과 모바일 결제가 중국 전역에 급속도로 퍼진 점을 활용해 시골에 사는 노인 등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동구매 모델로 고속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핀둬둬는 자사 앱에서 본 물건을 소셜 네트워크(SNS)에 공유하면 할인해주는 모델로 회원을 약 5억명까지 늘렸다. 타깃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공유'와 '할인'으로 모객력을 확보한 것이다.
 
중국 10대 인터넷 상장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중국 10대 인터넷 상장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밀레니얼의 소비성향을 반영해 궁극의 개인화를 추구한 미국 스타트업도 있다. 취향에 맞는 옷 배송 서비스 '스티치 픽스'와 공유 옷장 서비스 '렌트더런웨이(RTR)'다. 스티치 픽스는 고객 취향에 따라 인공지능(AI)이 8만여개 옷 중 10개를, 3400명의 스타일리스트가 이중 5개를 골라 매달 소비자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다. RTR은 월 30~159달러를 내고 클라우드 옷장을 구독하면 언제든 원하는 옷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옷장 없는 미래'를 꿈꾸는 공유옷장 '렌트 더 런웨이' [사진 렌트더런웨이]

'옷장 없는 미래'를 꿈꾸는 공유옷장 '렌트 더 런웨이' [사진 렌트더런웨이]

임 센터장은 "RTR은 밀레니얼이 남이 입던 옷을 입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서, 스티치 픽스는 취향 소비를 기술로 구현해내서 혁신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기성 기업의 '프리미엄' 서비스에 의문을 제기한 것도 '혁신'이 됐다. 달러 쉐이브클럽은 월 3~9달러의 구독료를 내면 매달 면도날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창업자 마이클 더빈은 2012년 1분 30초짜리 광고 영상에서 "유명 브랜드 면도기에 월 20달러씩 쓰는 게 좋냐", "정말 전동 손잡이나 조명등, 10중 면도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영상을 올린 지 48시간 만에 유료 가입자 1만명을 끌어왔다. 달러 쉐이브클럽은 질레트가 70%를 점유하고 있던 면도날 시장에서 6년만에 점유율 14%를 가져오는 데 성공, 2016년 약 1조원에 유니레버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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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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