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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의 우왕좌왕·뒷북·눈치보기가 신종 코로나 사태 키워

개체 간의 바이러스 감염은 병리(病理) 현상이다. 그러나 감염이 확산되고 공포가 커지는 것은 인재(人災)다. 우한시의 초동 대응 실패로 걷잡을 수 없어진 중국처럼, 감염병 발생 시 사회적 대재난이 되는 것은 정부의 초기 대응 책임이다.
 

오락가락 정부 대응에 불신 커지고 방역망 구멍
확진자 느는데 ‘바이러스와 전쟁 승기’ 자찬 눈총

문재인 정부는 첫발부터 삐끗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세 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6일 문 대통령은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22일) 세계보건기구(WHO) 올리비아 데이비스 대변인은 “몇 주 내에 한국에서도 더 많은 환자가 나올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대통령 발언 나흘 뒤인 30일에 3명의 확진 판정이 나온 후 환자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26~30일) 중국에서는 확진자가 1975→7711명으로, 사망자는 56→170명으로 폭증하면서 대재난이 시작됐다. 그 사이 정부는 컨트롤타워를 청와대로 격상했다가(27일) 질병관리본부로 바꾸며(29일) 우왕좌왕했다.
 
지휘부의 혼선은 안이한 대응으로 이어졌다. 검사 대상을 ‘중국 방문자’로 제한해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16번 환자가 대표적이다. 27일 16번 환자를 진료한 광주 21세기병원은 신종 코로나를 의심해 질본·보건소에 신고했지만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며 거절당했다. 그 사이 환자의 딸(18번)과 오빠(22번)도 감염됐다.
 
정부의 뒷북은 사태를 더욱 심화시켰다. 우한 교민을 전세기로 수송해 오는 것은 물론 발원지인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의 입국 제한 조치도 미국·일본 등 주요국보다 한참 늦었다. 그 결과 우한 교민은 격리 중인데 우한에서 관광 온 중국인은 자유롭게 다니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졌다. 23번 확진자도 2주 전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중국의 눈치만 본다. 지난 2일에는 관광 목적의 중국인 입국을 금지한다고 했다가 2시간 만에 ‘검토 예정’으로 번복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75만 명을 넘어섰지만 정부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중국의 맹방인 북한과 러시아가 일찌감치 국경을 폐쇄한 것과 대조된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가짜 뉴스 엄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승기 잡아’ 같은 황당한 소리만 하고 있다. ‘메르스 때보다 낫다’는 자화자찬도 나온다. 무증상 감염과 제3국 감염, 2·3차 지역감염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안일한 인식은 사회적 대재난을 만들 수 있다.
 
6일 오전 일본은 요코하마항에 들어온 크루즈선 전체를 봉쇄했다. 배 안에서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3700여 명의 탑승객 전원을 열흘간 해상 격리했다. “예방조치는 과하다 싶을 만큼 강력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이럴 때나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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