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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시달리다 남편 살해…배심원단은 "정당방위 아니다"

국민참여재판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국민참여재판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사실혼 관계인 남편을 흉기로 살해한 40대 여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말다툼 끝에 이같은 일을 저질렀지만 배심원들은 정당방위가 아니라고 봤다.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박이규)는 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8일 오전 1시 7분께 속초시 자신의 집에서 남편 B(40대)씨와 말다툼을 하다 흉기로 B씨의 가슴 부위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날 법정에서 B씨로부터 폭언·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전날 A씨는 가족들과 함께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B씨와 술자리를 이어갔다. 그러다 B씨와 말다툼이 벌어졌고, B씨로부터 뺨을 수차례 맞았다.
 
A씨가 주변에 있던 흉기를 들자, B씨는 "죽여봐" "찔러봐" 등 말을 했다고 한다. 이에 격분한 A씨는B씨의 가슴 부위를 찔러 숨지게 했다.
 
A씨와 변호인 측은 "범행은 정당방위에 해당하고 살인의 고의도 없었다"며 "죄가 인정되더라도 당시 음주로 인해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배심원들에게 호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가정폭력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은 가정불화로 분노에 의한 범행"이라며 "자신의 행위로 남편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범행을 저질러 살인의 고의도 있다"고 맞섰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살인의 동기도 없는 우발적 범행"이라며 "죄가 인정되더라도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주장했다. A씨는 "남편을 사랑했지만 죽음에 이르게 한 것과 엄마처럼 따르던 시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때문에 너무 괴롭다"고 했다.
 
배심원 9명 중 6명은 정당방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당방위 의견은 3명에 불과했다. 배심원 중 8명은 살인 고의성 여부를 인정했고,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은 9명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배심원 5명은 징역 5년을 선택했다. 징역 8년은 2명, 징역 4년·7년은 각각 1명이었다. 재판부는 배심원 다수의 의견에 따라 유죄와 함께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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