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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들고 온 차 줄섰다···몸값 높아진 마스크 공장이 스톱, 왜

경기도 안성의 한 마스크 공장 앞에서 마스크 상자를 화물차에 싣고있는 모습. 화물차 기사는 "원래 마스크는 담당안했는데 갑자기 부탁을 받고 왔다. 김포물류센터로 간다"고 밝혔다. 최연수 기자

경기도 안성의 한 마스크 공장 앞에서 마스크 상자를 화물차에 싣고있는 모습. 화물차 기사는 "원래 마스크는 담당안했는데 갑자기 부탁을 받고 왔다. 김포물류센터로 간다"고 밝혔다. 최연수 기자

 지난 3일 오후 3시 경기도 안성산업단지에서 차로 15분 가량 달려 도착한 마스크 제조공장.  ‘허’ 번호판을 단 빨간색 승용차가 공장 앞에 섰다.
 

공장마다 마스크 사려는 업자들 줄이어
중소공장은 재료 부족에 가동 멈추기도
원자재 확보한 중견 업체는 야간 작업
"식약처에서 물량 파악中, 가격조사해"

차에서 내린 남녀 3명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가가 ‘마스크를 사러왔냐’고 묻자 “여기가 마스크 공장이었냐”며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곧 차 트렁크에서 과일 선물세트 세 박스를 꺼내들고 공장 안으로 향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 업자들이었다.
 

마스크 업자들, 선물 안고 공장 와도 '허탕' 

경기도 안성의 한 마스크 공장 앞에서 마스크 상자를 싣고 있는 화물차. 최연수 기자

경기도 안성의 한 마스크 공장 앞에서 마스크 상자를 싣고 있는 화물차. 최연수 기자

 
기자가 도착한 이후 20여분 사이 6명이 공장을 찾아왔다. 하지만 모두 마스크를 사지 못하고 돌아갔다. 공장 대표는 “이미 5월까지 공급할 물량까지 계약이 다 끝났기 때문에 찾아와도 마스크를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발길을 돌리던 천선봉(41)씨는 “중국 우한에 당장 10만장을 보내야 하는데 공장 세네곳을 돌았지만 하나도 못 구했다”고 한숨 쉬었다. 그는 “원래 (마스크) 1장당 450원이었는데 지금은 도매 가격만 서너배 뛰었다. 이제 용인에 있는 다른 공장에 가야겠다”라며 차에 올라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탓에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부족으로 마스크 생산이 어렵다는 말이 돈다. 수도권 일대의 마스크 공장을 직접 방문한 결과 공장마다 상황이 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경기도 포천시의 마스크제조용 필터 업체 이앤에치에서 헤파 필터를 생산 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경기도 포천시의 마스크제조용 필터 업체 이앤에치에서 헤파 필터를 생산 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찾아간 안성시 인근의 다른 공장 마당엔 지게차 두대가 플라스틱 팔레트 위에 올려진 마스크 박스 약 6개씩 싣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마스크를 구하려는 ‘따이꿍’(代工,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루 20만장씩 생산하는 이 공장의 대표는 원자재 부족을 걱정하고 있었다. 공장 대표는 “지난주엔 마스크 60만장을 온라인 업체에 공급했는데 반나절 만에 동났다”고 말했다. 
 
그는 “24시간 가동하고 싶지만 어차피 원자재가 없어 할 수가 없다”며 “우리 공장엔 한달 정도 분량 밖에 없다. 중국인들도 이미 이를 알고 우리 공장엔 잘 안 온다”고 덧붙였다.
 

고양의 공장은 생산 멈춰…공장 앞엔 정적만

고양시의 한 마스크 공장. 이 공장은 원자재가 떨어져 생산을 멈췄다. 김지아 기자

고양시의 한 마스크 공장. 이 공장은 원자재가 떨어져 생산을 멈췄다. 김지아 기자

지난 2일 찾은 경기도 고양시의 마스크 제조공장은 이미 가동을 중단했다. 공장 문틈 사이에선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 대신 중년 여성의 목소리만 새어 나왔다.  
 
멈춰선 기계 옆에서 배달음식을 먹던 업체 대표는 “그동안 중국에서 원자재를 공급받았는데, 원자재 공급이 중단돼 오늘부터 공장도 멈췄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제조업은 52시간 근무 예외적용을 받아 주말해도 가동하지 않냐’고 묻자 그는 “원자재 공급이 끊어진 판에 어떻게 만들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원자재 확보한 대형업체는 야간 작업 중

대형업체의 상황은 달랐다. 3일 찾아간 한 업체는 코스닥에 상장된 대형 업체다. 이곳에 도착한 오후 6시 반쯤 공장 건물에선 불빛이 새어 나왔다. 야간에도 마스크 제작이 한창이었다.
 
공장 관계자는 “지난주 목요일부터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며 “이미 확보해둔 국산 원자재가 있고, 기존에 계약한 업체들 위주로 차질없이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공장의 창고엔 사람 키 5배 높이의 마스크 상자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이의경 식약처장이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시 LG생활건강 중앙물류센터에서 마스크 유통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식약처 제공]

이의경 식약처장이 지난달 31일 충북 청주시 LG생활건강 중앙물류센터에서 마스크 유통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식약처 제공]

 

당국은 마스크 생산량·가격 체크 

마스크 거래업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선 장당 1400~2200원에 사겠다는 문의가 줄을 잇는다. [카카오톡 캡쳐]

마스크 거래업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선 장당 1400~2200원에 사겠다는 문의가 줄을 잇는다. [카카오톡 캡쳐]

공장마다 상황이 다르다 보니 마스크를 구하려는 이들도 필사적이다. 실제로 마스크 거래업자들이 모인 단체채팅방에선 10만장 이상 거래하는 도매도 장당 1400~2200원에 사겠다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일부 업자는 “영상통화로 물량까지 확인하고 돈을 보냈는데 마스크를 받지 못하고 사기당했다”고 호소했다.  
 
보건당국도 마스크 생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마스크 공장 대표는 식약처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여줬다. “이렇게 식약처가 매일 업체들로부터 귀 끈, 필터같은 원재료 물량, 전체 생산량까지 보고하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웃 업체 사람들 말이 식약처 직원이 직접 나와 출고가와 판매가를 조사하더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부터 식약처,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은 120명이 30개 팀을 짜서 90곳에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의 부당한 폭리 행위를 단속 중이다.
 
김지아·최연수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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