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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노숙인, 오늘도 라면으로 때웠다···무료급식 덮친 코로나

5일 수원역 광장 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 앞에 붙어있는 안내 문구.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부득이하게 단체급식을 중단하오니 양해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쓰여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노숙인 임시보호소 앞에서 만난 노숙인 A씨의 발. 수원은 이날 올해 1~2월 중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채혜선 기자

5일 수원역 광장 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 앞에 붙어있는 안내 문구.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부득이하게 단체급식을 중단하오니 양해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쓰여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노숙인 임시보호소 앞에서 만난 노숙인 A씨의 발. 수원은 이날 올해 1~2월 중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다. 채혜선 기자

"시설에서 라면 나눠준다고는 하는데 저녁에 그거 드셔보세요. 양도 안 차고 답답하죠. 막막해요. 언제 (신종코로나 사태가) 끝날지…"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노숙인 임시보호소인 '꿈터' 앞에서 만난 노숙인 A씨(36)는 끼니는 어떻게 해결했냐고 묻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과 1주일 전까지 근처 노숙인 무료급식소 '정나눔터'에서 식사를 해왔다. 2014년 수원역 광장에 마련된 정나눔터는 매주 월~토요일 아침·저녁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급식을 진행해 왔지만 지난달 30일부터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방지 차원이다. 이날 해당 시설 입구에는 '신종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부득이하게 단체급식을 중단하오니 양해 바란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5일 수원역 광장 정나눔터 앞에 붙어 있는 안내 문구. 채혜선 기자

5일 수원역 광장 정나눔터 앞에 붙어 있는 안내 문구. 채혜선 기자

수원이 올해 1~2월 가장 낮은 기온인 영하 9.9도를 보인 이날 그는 맨발이었다. A씨는 "수원역에 한 번 나가보라"며 "무료급식이 중단됐다는 소식에 노숙자들이 안 온다. 확진자가 또 나와 노숙인 시설이 휴관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기도 했다. 
 

신종코로나에 문 닫는 무료급식소들  

이처럼 신종코로나 확산 공포는 저소득층과 같은 취약계층의 일상도 덮쳤다. 감염 우려 때문에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무료급식소가 생겨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 26개 지점에서 독거노인에게 주 3회 무료급식을 제공해온 '전국천사무료급식소'는 지난 4일부터 당분간 전국 무료 급식소 운영을 중단했다. 해당 급식소를 이용하는 독거노인만 한 달 평균 26만 명(중복 포함)으로 단체는 추산하고 있다. 이현미 기획팀장은 "신종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며 "겨울이라 날씨도 추운데 어르신들이 어디 가서 식사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기약 없이 문을 닫게 된 상황이라 마지막 날 아쉬움을 나타낸 어르신들이 많았다. '언제 볼지도 모르는데'라고 말하며 악수하고 가는 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원봉사자 발길도 줄어 

감염 우려로 자원봉사자의 발길이 줄고 있다는 점도 무료급식소 운영에 타격을 주는 점으로 꼽힌다. 밥퍼나눔운동본부 관계자는 "방학 기간이라 학생 자원봉사자가 많았는데 학부모 걱정에 자원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30~40명이던 자원봉사자는 10명 이하로 줄었다. 천사무료급식소 역시 자원봉사 인력이 절반 아래로 감소한 상태다. 

 
서울 성복중앙교회는 2013년부터 지역 청년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청년 무료 아침식사를 진행해왔으나 신종코로나 사태로 급식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서울 성복중앙교회는 2013년부터 지역 청년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청년 무료 아침식사를 진행해왔으나 신종코로나 사태로 급식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무료급식 중단을 확정하지 않은 단체도 고민에 빠졌다. 
2013년부터 청년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진행해온 서울 성복중앙교회가 그런 경우다. 이곳은 하루 약 80여명에게 무료 급식을 한다. "1학기에 만나자"며 교회 밖에 현수막을 걸어둔 이 교회는 지난해 12월20일 겨울방학을 맞아 무료급식을 중단했지만 오는 24일 무료급식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 사태를 맞아 무료급식 중단 관련 논의를 내부에서 이어가고 있다. 교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야 현수막도 달고 급식소도 운영할 것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채혜선·박현주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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