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한국 생활하는 중국인인데…식당도 병원도 “출입금지”

신종코로나 비상 

29일 서울의 한 음식점 입구에 ‘중국인 출입금지’ 글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의 한 음식점 입구에 ‘중국인 출입금지’ 글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인이더라도 수술 상담이 불가능해요. 상담하는데 중국어 들리면 다른 환자들이 싫어해요.”
 

코로나 탓 확산되는 ‘차이나 포비아’
숙박업소는 환불해주며 예약 취소
불안감 부추기는 가짜뉴스 잇따라
감염 무관한 중국산 물품까지 기피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대형 성형외과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이 병원은 건물 외벽뿐 아니라 출입문 입간판에 한국어와 중국 번체자로 홍보 문구를 쓸 정도로 평소 중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병원은 하루 전부터 중국인 환자를 한 건도 접수하고 있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3번째 확진자인 한국인 남성이 압구정동 인근 성형외과를 다녀갔단 소식이 알려지자 환자들 사이에서 중국인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 빠르게 확산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퍼진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실생활 속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모(39)씨는 숙소 예약을 한 중국인 투숙객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숙소 예약금을 환불 조치하고 있다. 그는 “중국인 예약자 중에는 최근 중국에 다녀온 적 없다고 한 손님도 있었지만 다른 투숙객들이 불편할 수 있어 무조건 취소 요청하고 있다”며 “당분간 중국인 손님 예약을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경복궁 인근 한복대여점 직원은 출입문 앞에서 중국인 손님들에게만 유독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고 있다. 그는 “어제 유럽에서 온 외국인 손님이 매장에서 마스크를 안 쓴 채 중국어로 대화하는 유학생 2명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며 걱정했다.
 
지난달 28일 식당 출입문에 ‘중국인 출입금지’ 안내글을 써 붙여 논란이 된 서울 중구의 식당 주인도 “식사하러 오는 중국인마다 붙잡고 중국에 다녀왔냐 아니냐를 어떻게 일일이 물어보냐”며 “확인하려 해도 알 길이 없지 않으냐”고 답답해했다.
 
무차별적인 중국인 혐오 정서는 중국 동포 사회로까지 이어진다. 지난달 29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등포구 대림동 등 특정 중국인 거주지역을 꼬집으며 집중 방역 모니터링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중국 동포 단체들의 집단 항의를 받았다. 같은 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민라이더스지회도 사용자 측인 우아한형제들에 중국인 밀집지역에 대한 배달금지 또는 위험수당 지급을 요구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특히 대림2동이 또다시 주목받자 대림동 중국 동포들은 한숨만 내쉰다. 중국 동포의 지역 활동을 돕고 있는 고안수 대림동사람들 대표는 “대림동에 사는 다수의 동포는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경제 활동하며 사는 평범한 주민들”이라며 “중국과 왕래가 적을뿐더러 중국을 가더라도 우한을 가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겠나”라며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정치인이 국민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보내는게 중요한데 오히려 혐오적 발언 등을 통해 혐오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역에 구멍이 뚫릴수록 그 불안감은 약자에게 쏠릴 수밖에 없는 게 대중심리”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김여진 인턴 기자 kim.nayoon@joongang.co.kr

관련기사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