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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 알바 스님, 반야심경도 랩으로···불교 젊어진다

봉은사에서 가수 지코의 곡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도연스님. 백경민 인턴

봉은사에서 가수 지코의 곡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도연스님. 백경민 인턴

밀실은 ‘중앙일보 레니얼 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도있는 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스님한테 입덕했어요.” 

“저 목사님 딸인데 스님 춤은 괜찮네요.”

불교 크리에이터 도연스님(35)의 틱톡 계정에 올라온 댓글입니다. 도연스님이 지코(ZICO)의 '아무노래'에 맞춰서 춤을 추는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을 올리자 틱톡에선 3일 만에 조회수 20만회를 기록했는데요. 춤추는 스님의 모습, 상상이 안 되죠.

<제21화> 젊어진 종교 - 불교편
도연스님, 하루 3~4시간 유튜브해
불교상징 '코끼리'도 캐릭터로 나와
"전통은 지키되 포교는 세련돼야"


  
틱톡에서 조회수 30만회를 돌파한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 [틱톡 캡쳐]

틱톡에서 조회수 30만회를 돌파한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영상. [틱톡 캡쳐]

흔히 절이나 교회를 생각하면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떠올릴 텐데요. 이 때문일까요. 2017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자료를 보면 국민 절반(46.6%) 정도가 종교를 가지고 있는데, 20대는 셋 중 한 명에 못 미쳤습니다(30.7%). 통계청 인구총조사도 볼까요. 20대 불교신자는 2005년 139만 5000명에서 2015년 59만 2000명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유튜브로 대중과 소통하는 스님도 있습니다. 지난주 '젊어진 개신교'에 이어 '젊어진 불교'를 밀실팀이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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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노래 챌린지, 고깃집 알바하는 스님?

 
봉은사에서 가수 지코의 곡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도연스님. 백경민 인턴

봉은사에서 가수 지코의 곡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도연스님. 백경민 인턴

도연스님은 올해로 8년 차 유튜버입니다. 처음엔 명상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어 '도연스님명상TV'를 시작했는데요. 
 
요즘엔 여행가서 찍은 브이로그를 올리고, 스님이 직업 체험을 하는 유튜브 채널 '잡(Job)스님'에도 출연합니다. 잡스님에서 도연스님은 고깃집 알바에 도전하기도 했는데요. 스님은 “다음 영상 콘텐트로는 제가 미용실 가는 것”이라며 “스님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어떻게 될지 직접 가보려 한다”고 했습니다.
 
도연스님은 '가짜고기로 만든 햄버거 먹기'를 주제로 한 영상에 출연한 적도 있고요. 가수 지코의 곡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아무노래챌린지'에도 도전했습니다. 그는 "하루 3~4시간은 영상을 편집하고, 댓글을 다는 등 독자와 소통하는 데 쓴다"고 했죠.
 
'스님답지 않은 거 아니냐'고 묻자 도연스님은 "초반에 올린 명상 영상은 교육방송(EBS)을 방불케 해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졌다. 이렇게 해선 안 되겠다 싶어 변화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을 ‘리를빗 관종(관심종자)’이라고 말하는 도연스님은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청년세대에게 불교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솔직히 내가 재밌어서 하는 것도 크다”고 하더군요. 그는 “불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모범사례가 되고 싶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나를 찾는 코끼리' 캐릭터도 등장

불교의 코끼리 캐릭터 '아코'를 만들어 창업한 원혜림 디펀 대표. 김지아 기자

불교의 코끼리 캐릭터 '아코'를 만들어 창업한 원혜림 디펀 대표. 김지아 기자

도연스님뿐만이 아닙니다. 동국대 불교미술학과에 재학 중인 원혜림(24)씨는 불교의 상징적인 동물인 코끼리를 귀여운 캐릭터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이름은 '아코'인데요. 아코는 ‘아기 코끼리’라는 뜻인 동시에 불교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자인 ‘나 아(我)'자를 사용해 ‘참된 나를 찾는 흰 코끼리’라는 의미를 담고있죠. 
 
원씨는 “요즘 대학생들이 진로고민 등 걱정거리가 많아 불안해하는데 이 코끼리가 고민을 해결하진 못하더라도 고민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끼리도 나를 찾는데 나도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스타트업 디펀 사무실에 붙어있는 불교 코끼리 캐릭터 '아코'의 모습. 김지아 기자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스타트업 디펀 사무실에 붙어있는 불교 코끼리 캐릭터 '아코'의 모습. 김지아 기자

 

원씨는 지난 2018년 9월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아코를 만들었는데요. 학교에 있는 스님들도 “이렇게 귀여운 코끼리는 처음 본다”며 웃었다고 하더군요. 아코는 쿠션·스티커·달력으로 제작돼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원씨는 “불교는 고요하거나 정적인 이미지 혹은 고리타분한 느낌이 강해 다가가기 어려웠다”며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불교의 좋은 가치를 알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는데요. 그는 “옛것을 그대로 두기보다는 시대가 변하는 만큼 종교의 본래 가치를 지키면서 현대문화에 맞게 잘 녹여내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며 웃어 보였습니다.  
 

우려목소리에도…'색즉시공공즉시색'

봉은사에서 만난 도연스님.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도연스님은 "불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모범사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백경민 인턴

봉은사에서 만난 도연스님.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도연스님은 "불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모범사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백경민 인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불교 신자 직장인 박모(27)씨는 “재미 위주로 만들어진 종교에 관한 콘텐트들은 종교가 가져야 하는 무게감과 진실성을 희석할 수 있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는데요. 
 
이에 대해 도연스님은 반야심경의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을 인용했습니다. "‘속된 건성스러운 것이고 성스러운 건 속된 것이다’라는 말처럼 큰 구분을 둬선 안 된다"고 설명하더군요.
 
스님은 “종교적 전통은 지켜져야 할 부분이 분명하게 있지만, 그 선을 강하게 긋다 보면 대중에게 닿지 못한다”며 “종교의 전통은 지키되 포교는 세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야심경 랩도…"당연한 세상 흐름"

불교계를 대표하는 미디어인 불교방송(BBS)도 지난 1일 공식 유튜브에 가수 순야타가 부른 '반야심경' 랩 버전을 올렸는데요. 
 
불교방송 측은 "극소수 시청자들은 '경박하다'고 했지만, 대부분 거부 반응이 없었고 오히려 젊은 감각을 좋아했다"고 전했습니다. 불교신자 이창호(27)씨도 "교리를 완전히 벗어나지만 않는 선에서 종교가 변화하는 건 당연한 세상의 흐름"이라며 "종교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는 만큼 흥미로운 접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도연스님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습니다. 그는 “지코의 노래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려고 한다. 청년 지도법사 생활을 4년간 했는데 내가 카이스트를 졸업했음에도 무언가 알려주려고 하면 그들의 마음에 와 닿는 게 없어 보이더라”며 “빠르게 변하는 10대들의 흐름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불교가 스며들 수 있도록 하겠다. 독경을 랩으로 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변하는 종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연수·김지아·남궁민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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