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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에 ‘세계 공장’ 중국이 멈췄다…“사스보다 충격 커”

중국에서 가장 큰 명절인 춘제(春節). 올해 춘제 연휴는 공식적으로 24일부터 30일까지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운데)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운데)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그런데 연휴 중이던 26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돌연 휴일 연장을 결정했다.  춘제 연휴를 다음 달 2일까지 늘리고 3일에 정상 출근하는 거로 바꿨다. 상하이 등 일부 지방정부는 회사 출근을 10일로 미루기로 했다.
 
학교는 더하다. 개강일이 2월 초인 초·중·고, 2월 하순인 대학 모두 수업을 언제 재개할지 기약조차 없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올해 춘제(중국의 설)에는 1년 전보다 이동객 수가 28.8% 감소했다. 항공편이 41.6% 줄었고, 철도와 도로 이동도 각각 41.5%, 25% 쪼그라들었다.

당연히 우한 폐렴 때문이다.

[사진 CNN 캡처]

[사진 CNN 캡처]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인민의 생업 복귀까지 막고 있다. 오래 쉰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장쑤성 쑤저우는 현재 지역에 근무하는 근로자 수백만 명의 복귀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쑤저우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제조업 허브 중 하나로 존슨앤드존슨, 삼성전자 등의 공장이 있는 곳이다. 당장 이번 사건의 진원지인 우한은 제너럴 모터스(GM)와 혼다 등 글로벌 메이저들의 공장이 위치한 자동차 제조업의 중심지다.

급속히 퍼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앞에 '세계의 공장' 중국이 사실상 멈춘 셈이다.

2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도로의 모습. 사람과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AFP=연합뉴스]

2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도로의 모습. 사람과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AFP=연합뉴스]

줄리언 에번스 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중국 경제 분석가는 FT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중국의 성장률을) 확연하게 둔화시킬 것“이라며 ”사태를 신속하게 수습하지 못할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에 관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치도 제시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조사 기관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우한 폐렴으로 인해 올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 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도 중국이 3개월 안에 바이러스를 통제하면 경제성장률은 0.8% 포인트, 9개월간 지속한다면 1.9%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중국은 쓰디쓴 경험을 했다. 2002~2003년 대륙을 휩쓴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당시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3년 1분기 11.1%에서 2분기 9.1%로 하락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 때보다 더 큰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고 있다.[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FT 등 서방 경제 매체에서 이런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FT에 따르면 사스 사태에도 2003년 중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35%나 늘었다. 래리 후 매커리 차이나 이코노미스트는 FT에 “2003년에 사스가 발생했을 때 중국은 수출 증가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1%로 20여 년 만에 최저치다. 1차 무역 합의에 서명하며 휴전했지만 이미 미국과 벌인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출은 큰 타격을 입었다. 수출이 막히면 내수라도 잘 돼야 하는데,  이번 우한 폐렴 사태가 중국 내 소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26일 중국 의료진들이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로 보이는 환자를 부축해 데리고 가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26일 중국 의료진들이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로 보이는 환자를 부축해 데리고 가고 있다.[AP=연합뉴스]

특히 관광과 숙박, 외식 업계를 중심으로 경제적 손실이 크다.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여행 산업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3년 2%에서 최근 5%로 상승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미·중 1단계 무역 합의가 무색한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며 “경제활동 감소가 막대한 부채를 진 기업들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도 부채가 많다. 텐레이 황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은 대규모 재정적자 상태다. (사스 발발 이후 때처럼) 재정 투입을 할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도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스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4.3%에서 지난해 16.3%까지 증가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사태가 악화하고 장기화하면 상당수 아시아 국가는 위기를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당장 시장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춘제가 시작되기 직전인 23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2.75% 급락했고, 홍콩 항셍지수 역시 1.52% 밀렸다. 삭소은행의 피터 간리 주식 전략가는 WSJ과 인터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폐해가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며 “주식시장은 경제적인 타격을 본격적으로 반영하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이 재개되는 다음 달 3일이 걱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춘제를 지나) 쥐의 해에 처음으로 열리는 홍콩 주식시장의 증시 성적은 우한 바이러스의 확산을 얼마나 빨리 막느냐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질병 확산을 멈추기가 사스 때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다. 2003년 사스가 번졌던 당시보다 중국의 교통 인프라는 크게 발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고속철 사업에 뛰어든 중국은 2008년 베이징∼톈진(天津)을 잇는 고속철도를 개통한 뒤 전국에 고속철 교통망을 깔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중국이 건설한 자국 내 고속철도망은 총 2만 5000㎞에 달한다.
 
이번 사태는 춘제 직전에 발생했다. 대규모 인구가 명절을 보내기 위해 국내외로 여행하는 것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7년 전 사스 바이러스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여건이다. 더군다나 우한은 중국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다.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 직전 철도와 항공편 등 대중교통을 폐쇄했지만 이미 우한 지역 주민 상당수가 국내외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바이러스가 나타난 초기에 긴급 차단에 나서지 않은 중국 정부의 실기(失機)가 너무나도 뼈아프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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