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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요리학교에서 한국 절밥 가르친다

백성호 기자 사진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에서 ‘한국 사찰음식’이 처음으로 정규 과목으로 채택됐다.   
 
대한불교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29일 “세계 3대 요리학교에 속하는 ‘르 꼬르동 블루’의 영국 런던캠퍼스에서 한국 사찰음식을 정규 커리큘럼에 포함시켜 3월부터 학생들에게 가르치게 됐다”며 “그동안 해외 유명 요리학교에서 사찰음식 특강은 간혹 했지만, 정규 과목 채택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식 과정이 3개월인데, 거기서 상ㆍ하반기에 1회씩 한국 사찰음식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요리 학교 '르 꼬르동 블루'.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힌다. [중앙포토]

프랑스 파리에 있는 요리 학교 '르 꼬르동 블루'.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힌다. [중앙포토]

 
‘르 꼬르동 블루’는 1895년 프랑스에 설립된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다. 흔히  ‘프랑스 요리’라고 하면 왕정 시대 때 프랑스 궁정과 귀족 등 상류층이 향유하던 요리를 가리킨다. 프랑스 대혁명(1789~94)을 거치며 상류층의 음식이 비로소 대중화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르 꼬르동 블루’가 있었다. ‘르 꼬르동 블루’는 이탈리아의 알마, 미국의 CIA와 함께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힌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은 “세계 유수의 조리전문 교육기관에 사찰음식 정규 교육과정을 편성해 한국 전통문화 자원으로서 사찰음식 국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르 꼬르동 블루'에서 선재 스님(오른쪽 세번째)이 한국 사찰음식 특강을 하고 있다. 목에 삼색 칼라를 두른 국가 공인 셰프인 브로아 오구를트 교장(오른쪽 둘째)과 에릭 브리파 교수가 20년 묵은 한국의 간장을 맛보고 있다. 백성호 기자

'르 꼬르동 블루'에서 선재 스님(오른쪽 세번째)이 한국 사찰음식 특강을 하고 있다. 목에 삼색 칼라를 두른 국가 공인 셰프인 브로아 오구를트 교장(오른쪽 둘째)과 에릭 브리파 교수가 20년 묵은 한국의 간장을 맛보고 있다. 백성호 기자

 
2016년 10월에는 사찰음식 전문가인 선재 스님이 ‘르 꼬르동 블루’의 파리 본교에서 사찰음식 특강을 하기도 했다. 당시 선재 스님이 사찰에서 담은 20년 묵은 간장을 꺼내자 학생들은 탄성을 질렀다. 앞다투어 코끝으로 냄새를 맡고 혀를 대며 맛을 음미했다. ‘르 꼬르동 블루’의 교수진에는 프랑스 정부가 인정한 ‘국가 명인’도 있다. 당시 국가 명인이기도 한  ‘르 꼬르동 블루’의 브로아 오구를트 교장은 “일본과 중국에서도 간장을 많이 먹어봤지만 이보다 더 맛있는 간장을 먹어본 적이 없다. 이게 간장인가 싶다. 하나도 짜지 않다. 오랜 세월 묵힌 밀레니엄 와인과 똑같다고 볼 수 있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음식이다. 한 마디로 놀랍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지속적으로 서구 사회를 노크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 사찰음식’을 소개하려면 일일이 설명하며 무척 애를 써야 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낯선 음식이자 낯선 코드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터닝 포인트’가 생겨났다. 다름 아닌 넷플릭스에서 2019년 2월부터 상영 중인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이다. 거기에 출연해 한국 사찰음식을 소개한 정관 스님은 이제 글로벌 스타가 됐다.  
 
 넷플릭스의 '셰프의 테이블'에 출연한 정관 스님.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셰프의 테이블'에 출연한 정관 스님.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셰프의 테이블'에서 정관 스님이 사찰음식을 요리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셰프의 테이블'에서 정관 스님이 사찰음식을 요리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김영림 사찰음식팀장은 “정관 스님의 넷플릭스 출연이 세계적으로 반향이 컸다. 사찰에서 텃밭 가꾸는 모습과 요리하는 모습 등이 사찰음식 뒤에 깔려 있는 한국적 불교 문화까지 전달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여기에 열광한다. 일선에서 일하다 보면 BTS(방탄소년단)가 끌어올린 한류 문화에 대한 관심이 확장된 느낌도 든다”며 “요즘은 오히려 해외에서 먼저 정관 스님이나 한국 사찰음식에 대한 강연과 시연을 유치하려고 요청이 온다. 예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르 꼬르동 블루’의 영국 캠퍼스에서 한국 사찰음식을 가르칠 사람은 사찰음식 전문가 법송 스님이다. 강의할 메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영림 사찰음식팀장은 “이번 정규 커리큘럼 채택을 발판으로 삼아, 한국 사찰음식 코스 메뉴 마련 등 저변을 더 넓혀갈 계획”이라며 “서구 사회의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은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환경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채식에 관심으로 옮겨간다. 유럽과 미국에서 불고 있는 채식과 명상에 대한 열풍이 사찰음식과 여러모로 통한다”고 말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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