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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대기자의 퍼스펙티브] 우한 폐렴으로 재점화…문재인 외교의 중국 예속 논란

신종 감염병 속 한·중 관계 조망

중국 우한 폐렴은 거침없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꺼림칙한 두려움이다.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이 몰려든다. 청와대는 그것에 부정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이동 금지 조치는 아직 없다. 하지만 청원은 이어진다. 감염 불안과 정부 불신 때문이다.
 

입국 금지 청원, 병명 문제로
커지는 ‘중국 눈치보기’ 논란
문 정권의 편 가르기 외교 습관이
정부 대응에 대한 불신의 바탕

문재인 정권의 습관은 편 가르기다. 분열 취향은 외교에도 적용된다. 그 노선은 친중·반일이다. 일본 수산물 안전은 따져야 한다. 거기에 문 정부는 집요하게 달려든다. 중국발 문제엔 느슨하다. 너그러운 접근이다. 그런 편향의 반복은 선입견을 낳았다. 그 시선은 이번 사태에 집단 의혹으로 쏟아진다. “우한 폐렴 대응에도 중국 눈치를 보고 있는가.”
  
중국발 문제엔 왜 느슨한가
 
그런 의심은 병명(病名) 문제로 번진다. 청와대는 정리했다. ‘우한 폐렴’ 명칭은 정부 내에서 퇴출됐다. 공식 이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그것에 반발하는 여론도 상당하다. “발원지가 지워졌다. 중국을 의식하나. 일본 뇌염·홍콩 독감은 그대로다.”
 
그런 불신의 상당 부분은 자업자득이다. 미세먼지 피해는 심각하다. 그중 중국발 고통은 지속된다. 정부 대처는 미흡하다. 지난해 12월 23일 문재인·시진핑(習近平) 정상회담의 발표문은 원론적이다. “환경 문제는 양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데 공감했다.” 그 문구는 기초 상식이다. 그 직전에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서울 방문이 있었다. 그의 행태는 외교 결례로 비쳤다. 으스대는 말투, 기습적인 초청장 발송 탓이다.
 
그런 풍광들은 민심에 불쾌하게 각인됐다. 한 달쯤 지나 우한 폐렴 사태가 터졌다. 짧은 시차 탓인가. 중국 관련 이슈는 재점화됐다. 그 한복판에 외교가 있다. 중국에 대한 국민 이미지도 재구성되고 있다.
 
한·중 근·현대사 관계

한·중 근·현대사 관계

문재인 외교는 별난 체험이다. 그것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실감 난다. 문 대통령은 처음부터 위상을 낮췄다.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높은 산봉우리가”(2017년 12월 베이징대 연설). 높은 봉우리는 중국이다. 그 언어는 자발적인 낮춤과 섬김이다. 다수 국민은 조선시대 ‘중화(中華)와 사대’를 떠올렸다.
 
그런 태도는 과거와 대비된다. 김대중(DJ) 시대의 청와대 집무실에 독특한 지도가 걸렸다. 거꾸로 된 한반도 모양이다.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기발한 작품이다. 지도의 한반도는 바다로 뻗는 거점이다. DJ는 “제2의 장보고 시대를 열어 해양민족 전통을 살리자”고 했다. 해양은 진취와 개방이다. 그의 전략적 고뇌는 선명하다. “외교는 1동맹·3친선 체제가 돼야 한다. 미국과 군사동맹을 견고히 하고 중국·일본·러시아와 친선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김대중 자서전』)
  
DJ의 전략적 혜안 외면당해
 
‘문 정권 사람들’은 DJ를 기린다. 외교의 실상은 딴판이다. 한·미 동맹은 헝클어졌다. 친중·친북의 깃발이 펄럭인다. 미·일 해양세력은 멀어졌다. DJ의 혜안과 경각심은 뭉개졌다. 서진영 고려대 명예 교수(중국정치)는 한반도 숙명을 설파한다. “한·미 동맹이 약해지면 중국이 한국을 깔본다. 일본도 한국을 무시한다.” 그런 상황은 이미 전개됐다.
 
우리에게 ‘전설의 10년’이 있다. 오랜 한·중 관계에서 전무후무하다. 88 서울올림픽 전후~ 97년 IMF 외환위기 이전이다. 그것은 산업화·민주화 성취의 기념물이다. 그 시절 우리 경제는 중국을 압도했다. 장치혁 고합 회장은 양국의 막후에서 활약했다. 장치혁의 회고다.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한국의 산업화를 배우려 했다. 그는 『박정희 전기(傳記)』를 만들어 당 간부·고위 관료에게 네 번 이상 읽게 했다.”  
 
그 시절의 베이징 정상외교는 당당했다. 자금성은 조선 사신의 조공 장소다. 거기서 한국 관광객들은 역사의 역전을 맛보았다. ‘전설의 10년’은 이제 아련한 추억이다. ‘문 정권 사람들’은 그런 기억을 묵살한다.
  
전무후무한 ‘전설의 10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해 12월 베이징 정상회담 모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해 12월 베이징 정상회담 모습. [뉴시스]

외교는 리더십의 역사관을 투사한다. 교조주의 이념 정권의 성향이다. 강경화 장관의 외교부는 기능적 역할에 머문다. 문 정권의 역사관은 386 좌파운동권 식이다. 그 속에서 과거 미·일 관계는 부끄러운 종속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외교 축적은 해체된다. 문 대통령의 다짐은 자주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것의 적용은 선별적이다. 미국·일본에 대해선 엄격하다. 중국엔 유연하다. 그는 “한·중은 운명공동체”라고 했다. 문 정권은 중화질서로 편입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론은 현실로 다가온다.
 
그 역사관의 허점은 심각하다. 구성은 엉성하다. 문 대통령의 시각은 이렇다. “한국과 중국은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다.” 근대는 중국에 악몽이다. 서구 열강은 ‘치욕의 100년’을 안겼다. ‘함께 극복’은 일본의 침탈이다. 그 역사는 소중히 공유해야 한다. 하지만 그 반대의 고통스러운 장면은 뚜렷하다. 중국(청나라)은 분풀이에 나섰다. 대상은 힘없는 조선이다.  
 
1882년 임오군란이다. 청나라는 조선에 군대를 보냈다. 대원군은 중국에 끌려갔다. 조선은 속국으로 전락했다. 이양자 동의대 명예교수는 정리한다. “1880년대가 조선이 자력으로 근대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었다. 조선에 군림한 위안스카이(袁世凱)는 그 황금의 10년 기회를 박탈했다.” (『감국대신 위안스카이』)
 
통한의 그 사연은 고종의 워싱턴공사관에 담겨 있다. 2018년 5월 공관은 역사박물관으로 개관했다. 재매입·복원공사 6년 만이다. 그 기념식에 문 대통령도 참석했다. 공사관(지금의 대사관)은 비운의 역사를 간직한다. 을사늑약 때다. 일본은 그 건물을 강탈했다. 공사관은 고종의 자주외교를 상징한다. 자주의 첫 외침은 청나라에 대한 저항이다. 위안스카이는 고종의 워싱턴 외교를 방해했다. 그는 치졸한 ‘영약3단(另約三端·세 가지 특별약속)’으로 압박했다. “조선 공사는 청국 공사 아래쪽 자리, 청국 공사의 안내와 중대 사안 사전협의다.” 초대 공사 박정양은 난감했다. 하지만 슬기롭게 수모를 이겨냈다.
 
문재인 정권 초기다. 사드 논란은 봉합됐다. 문 정부는 중국에 ‘3불(不) 약속’을 했다. 내용은 “사드 추가 배치 없음,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다. 안보주권의 자진 포기 의혹이 번졌다. 하지만 중국은 한한령(限韓令)을 유지한다. 중국 지도부는 북한의 핵무장을 묵인한다.
  
굴욕 ‘사드 3불’과 저항 ‘영약 3단’
 
‘사드 3불’과 ‘영약 3단’의 풍광은 대조적이다. 조선은 허약하고 가난했다. 하지만 고종은 자주의 돌파구를 끊임없이 모색했다. 박정양은 독립국 외교관의 기개를 지켰다. 21세기 한국은 부국강병을 이뤘다. 하지만 문 정부의 대중 자세는 시시하고 비굴하다.
 
중국은 경제대국이다. 산업화의 다음은 민주화다. 하지만 중국은 그 길로 가지 않는다. 국정 어젠다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중국 지도층은 절치부심한다. 그것은 치욕의 100년에 대한 복수다. 중국몽(夢)은 그 목표의 구호다. 일대일로(一帶一路)와 군사굴기는 수단이다. 정치적 통제와 은폐는 교묘해졌다. 중국몽은 한반도에 투사된다. 그것은 청일전쟁 이전으로의 귀환이다. 초점은 중국의 독점적 영향력 부활이다.
 
문 정권 외교는 늪에 빠졌다. 자발적인 중국 예속 논란은 축적됐다. 그것은 균형감각의 상실 탓이다. 역사관부터 수정해야 한다. 중국과의 교류는 긴밀해야 한다. 하지만 과공(過恭)은 금물이다. 과도한 겸양도 잘못이다.  
 
28일 문 대통령의 특징은 마스크다. 그 차림은 철저한 방역 의지를 드러낸다. 하지만 국민 사이의 불신과 불안감은 이어진다. 그런 집단심리엔 ‘중국 눈치보기 외교’ 논란도 담겼다. 외교와 내치는 얽혀 진행된다. 우한 폐렴 사태는 그것의 독특한 사례로 기록된다.
 
박보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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