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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00억 달러 투자" 당근, 팔레스타인 '반쪽 독립국'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팔레스타인 제한적 독립국 수립과 500억 달러 민간 투자를 포함한 자신의 중동 평화안을 발표하며 벤야민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와 손을 굳게 잡았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팔레스타인 제한적 독립국 수립과 500억 달러 민간 투자를 포함한 자신의 중동 평화안을 발표하며 벤야민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와 손을 굳게 잡았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에 국방주권 없이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반쪽 독립국'을 수립하는 내용의 중동평화안을 제안했다. 전체 예루살렘과 요르단서안 기존 정착촌의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한 가운데 "현실적인 2국가 해법"이라고 하면서다. 팔레스타인이 수용하면 500억 달러 투자를 제공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하지만 1947년 유엔총회 결의안 이래 예루살렘 분할을 포함해 요르단서안 및 가자지구에 완전한 팔레스타인 독립국을 수립하는 "기존 '2국가 해법'에 대한 사망 선고"라는 반발이 나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곧바로 거부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주권 및 기존 정착촌 인정,
팔레스타인 동예루살렘 수도 '국가 지위' 부여,
독자 군대 창설, 정보·안보조약 체결권 못가져
"팔, 제안 수용 땐 500억 달러 상업 투자 제공"
아바스 수반, "예루살렘 분할 없인 'No'" 거부
"1947년 유엔 결의이래 '2 국가안' 사망 선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옆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평화, 번영 및 밝은 미래를 위한 비전'이란 제목의 80페이지 분량의 중동 평화안을 공개했다. 그는  "내 비전은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가 이스라엘 안보에 미칠 위험을 해소하는 현실적인 2국가 해법"이라며 "오늘 이스라엘은 평화를 향해 거대한 일보를 내디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 베니 간츠 장군도 아주 강력히 지지하는 역사적 돌파구"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 계획은 지금까지 제출된 중동평화안 가운데 가장 상세한 제안"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더 안전하고 번영할 수 있는 정확하고 기술적인 해법을 제시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평화의 대의를 위해 영토적 타협을 보여주는 개념도 공개를 승인한 건 처음이며 전례 없는 매우 중요한 발전"이라며 새로운 영토 지도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평화에서 번영으로'란 이름으로 발표한 중동 평화구상에 담긴 팔레스타인 미래 국가 개념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평화에서 번영으로'란 이름으로 발표한 중동 평화구상에 담긴 팔레스타인 미래 국가 개념도.[백악관]

트럼프 중동평화안의 핵심은 이스라엘이 통합 예루살렘의 통제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은 알아크사 사원을 포함한 일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국가 지위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대신 팔레스타인은 영구적으로 안보주권을 포기해야 한다. 국가 지위는 가져도 이스라엘 안보에 적대적 위협을 없애기 위해 군대 창설권 및 다른 나라와 안보 및 정보조약을 체결할 권한을 갖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요르단과 국경 요르단 밸리 지역도 이스라엘 영토로 편입했다.
 
이스라엘은 또 요르단서안 15개 집단 거주지를 포함한 기존 정착촌을 인정받고, 향후 4년간 추가 건설은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 요르단서안 약 42만명, 동예루살렘 약 20만명이 살고 있으며, 국제법상 불법 상태인 정착촌을 영토로 공인받는 셈이다. 백악관은 그러나 "팔레스타인 인이 사용하는 면적은 기존보다는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영토 개념도에는 팔레스타인 지역 요르단서안 내에 있는 15개 이스라엘 집단 거주지와 요르단과 국경 요르단 밸리 지역이 포함됐다.[백악관]

이스라엘 영토 개념도에는 팔레스타인 지역 요르단서안 내에 있는 15개 이스라엘 집단 거주지와 요르단과 국경 요르단 밸리 지역이 포함됐다.[백악관]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성지 보호조치를 계속하며 유대인과 기독교도, 이슬람 신도를 포함한 모든 종교인의 참배 자유를 보장했다. 양측 모두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을 포함한 동예루살렘 성전산(Temple Mount)도 현 상태를 유지하는 대신 무슬림의 알크사 사원 방문을 허용한다. 이스라엘이 전체 성지 통제권을 계속 갖는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팔레스타인 경제 발전을 촉진할 500억 달러 규모 평화·번영 상업 투자를 제공하겠다고도 제시했다. 그럴 경우 100만 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률을 10% 이하로 낮추며 팔레스타인 국내총생산(GDP)은 두 배로 될 것이라고 했다. 팔레스타인 수도인 동예루살렘 지역에 별도 대사관을 설치하는 등 관계 정상화도 약속했다.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와 터널을 포함해 현대식 교통이 제공되며, 이스라엘 서부 항구인 하이파, 아시도드의 일부 시설 사용권도 갖는다. 사해(dead sea) 북부 리조트 개발권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 안이 공개되자마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은 이 계획은 "세기의 타격(the slap of the century)"이라며 곧바로 거부했다. "미국이 예루살렘을 분할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이래 지난 2년간 팔레스타인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세기의 거래에 'No'라고 다시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터키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계획은 사산(死産)했다"며 "이는 2국가 해법에 대한 사망 선고이자 팔레스타인 영토를 병합하려는 목적의 계획"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예루살렘은 우리의 레드 라인이며 이스라엘의 점령과 압제를 정당화하는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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