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인구 65만 도심에 우한교민 수용? 무슨 죄냐" 불안한 천안

정부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과 관련해 중국 우한(武漢)에 체류 중인 국민을 전세기로 송환한 뒤 충남 천안에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정부, 30~31일 700여명 전세기로 송환 뒤 격리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중앙청소년수련원 거론
정부 "결정된 지역은 없고 적절한 시설 찾는 중"

정부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30~31일 이틀간 중국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교민·유학생 등)을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귀국한 뒤 정부가 관리하는 시설 2곳에 수용될 예정이다. 우한에서 돌아온 국민은 잠복기가 지날 때까지 공동으로 생활하며 정부의 통제와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이들을 수용할 시설은 충남 천안의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계획이 알려지자 천안을 비롯한 충청지역 주민들은 “왜 하필이면 천안인가, 우리가 죄인도 아니고…” “교통의 중심지이자 서울과 수도권에서 통학하는 대학생들도 많은 도시에 격리라니…” “충남에서 사람이 가장 많은 곳에 무슨 짓이냐, 인구 65만명에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에 어리석은 짓을”이라며 반발했다.
 
천안시 동남구 유량동에 위치한 우정공무원교육원은 3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천안역에서 승용차로 15분가량 떨어져 있다. 이곳에는 천안에 근무하는 우정사업본부 공무원 관사도 들어서 있다. 공무원 관사는 약 100가구 규모로 수용시설이 있는 교육원과는 불과 300m 정도 거리다.
 
또 다른 수용시설로 거론된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은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 인근에 있다. 이곳 역시 300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청소년수련원 주변에는 목천초·목천고 등 2곳의 학교와 아파트, 마을회관 등이 인접해 있다.
28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예방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예방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청소년수련원 부근인 목천읍 서리의 한 주민은 “지금 천안시장이 없는데 우리를 무시하지 않고서는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구체적인 송환 계획이 나오면 주민들이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천안은 전임 구본영 시장(더불어민주당)이 불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1월 14일 대법원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800만원과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낙마,  2개월 넘도록 시장이 공석 중이다.
 
천안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 방침에 유감을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장기수 예비후보는 “시장이 궐위된(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아무런 협의 없이 무책임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경솔한 행위”라며 “천안 소재 시설에 우한 교민을 격리 수용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박상돈 천안시장 예비후보는 “의심환자가 한 명도 없는 청정한 천안에 교민을 격리 수용하겠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이냐며 “두 곳에 우한 교민을 수용할 때 천안시민의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 등이 발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발 항공기 탑승객 등이 발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충남도는 이날 오후 5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우한 교민을)수용할 시설이 천안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우리 지역으로 결정이 된다면 지역방역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송환 계획이 알려지자 청주국제공항이 있는 충북에서도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수용 시설과 가장 가까운 청주공항을 통해 우한 교민들이 입국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어서다. 청주공항은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과 직선으로 25㎞가량 떨어져 있다. 청주공항에서 버스로 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우정공무원교육원까지는 40분 정도면 도착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헤 “청주공항은 대규모 입국자를 검사하거나 검역할 수 있을 만한 시설과 공간을 갖추지 않았다”며 “우한에서 넘어오는 교민은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청주공항 활주로가 짧아 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청주공항의 입국장은 국제선과 국내선 등 2곳뿐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관리하는 검역소는 1곳뿐이다. 국제선 입국장에는 감염병 의심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검색대가 설치돼 있다. 직원 2~3명이 열감시카메라 2대로 입국자들의 열을 감지한다. 체온이 기준(37도)보다 높을 경우 고막 체온을 측정하는 등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반면 인천공항에는 100여 개의 검색대가 설치돼 있다.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 환자가 격리된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이 우한 폐렴 의심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스1]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 환자가 격리된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질병관리본부 직원이 우한 폐렴 의심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일부 언론에 보도된 곳을 알고 있지만, 공무원 교육시설이 적절하다는 판단 속에 적절한 시설을 아직 찾는 중”이라며 “이 시점에서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생활이 가능하면서 이동 거리가 지나치게 멀지 않은 곳을 찾고 있다”며“어느 지역 어느 시설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당 지역에서 받아들여 주셨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천안·청주=신진호·최종권 기자, 이유정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