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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약국 장악한 중국인들···"마스크 하루 매출만 2000만원"

28일 오전 명동 거리에 위치한 약국에 마스크를 사러 온 중국인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정은혜 기자

28일 오전 명동 거리에 위치한 약국에 마스크를 사러 온 중국인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정은혜 기자

설 연휴가 지난 28일 오전 명동. 거리는 한산했지만 행인 10명 중 8명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환경미화원도 마스크를 쓴 채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시에서 마스크 착용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 직원들도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손님을 맞았다. 지난 설 연휴 동안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세번째 확진자가 일산 지역의 스타벅스 매장을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 프랜차이즈는 전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시했다. 편의점도, 드럭스토어도, 의류·화장품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였다. CU를 운영하는 BGF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점포 근무자들에게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명동 일대에는 이날 이른 아침까지 'KF94' 마스크(질병관리본부 권장)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명동성당 인근 대형 커피숍 관계자는 "매장별로 마스크를 구매해 착용하라는 본사 지시가 어제 있었는데, 명동쪽은 물량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인터넷으로 주문했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우선 개별적으로 구매한 마스크를 썼다. 오전 9시쯤 명동 일대 편의점과 드럭스토어에서는 'KF94' 마스크를 살 수 없었다. 
 

물량 동난 명동에 들어선 '마스크' 트럭

28일 오전 10시쯤 명동 거리에 위치한 약국에 마스크 박스를 가득 실은 트럭이 도착해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28일 오전 10시쯤 명동 거리에 위치한 약국에 마스크 박스를 가득 실은 트럭이 도착해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오전 10시쯤, 명동 거리 한복판에 '마스크 박스'를 가득 실은 트럭 한대가 약국 앞에서 박스를 내리기 시작했다. 큰 박스는 기자가 센 것만 얼추 140개 이상이었다. 큰 박스 안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사가는 단위인 작은 박스 10개(마스크 25개입)가 들어있다. 약국 한 군데에 한번에 1400개 이상의 작은 박스가 들어온 셈이다. 약국은 마스크 박스를 문 앞, 약국 내부, 휴게 공간도 부족해 건물 통로에도 쌓아놨다. 중국인 관광객은 오전에도 쉴새 없이 몰려들었다. 작은 박스는 개당 4만7000원에 판매됐다. 기자가 본 박스를 다 팔면 최소 65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명동 인근 약국이 마스크 판매로 하루 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인터넷 후기가 허구처럼 보이지 않았다.
 
28일 오전 10시쯤 명동 거리에 위치한 약국에 건물 1층에 약국 내부로 들이지 못한 마스크 박스가 쌓여있다. 정은혜 기자

28일 오전 10시쯤 명동 거리에 위치한 약국에 건물 1층에 약국 내부로 들이지 못한 마스크 박스가 쌓여있다. 정은혜 기자

약국 관계자는 "우리도 몇박스를 팔았는지 셀 수 없다"고 말했다. 상하차를 마친 트럭 옆에서 사인을 하던 그는 "오늘 얼마나 들어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기를 한사코 거부했지만 옅은 미소까지 숨기진 못했다. 길 건너편에는 노부부가 운영 중인 또다른 약국이 있었다. 이 약국 앞에도 커다란 마스크 박스가 열댓개 쌓여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밖까지 줄을 섰다. 노부부는 "이른 시간인데 사람이 많다"는 말에 "여기 통로가 좁아서 사람이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답하며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명동 일대 약국들은 중국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었기에 판매량을 밝히기 미안해했다.
 

"약국 앞 박스 보고 급히 구매하기도"

중국 우한 시내에서 일부 업자들이 이미 사용된 마스크 중 재판매를 할 만한 물건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유튜브 영상. [유튜브]

중국 우한 시내에서 일부 업자들이 이미 사용된 마스크 중 재판매를 할 만한 물건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유튜브 영상. [유튜브]

명동 상인들은 '우한 폐렴'으로 춘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줄지는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줄었지만 오후가 되면 중국인이 거리에 가득하다는 것이다. 춘절 연휴 막바지를 한국에서 보내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마스크 박스'는 필수 대량 구매 물품이 됐다. 명동 상인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무심결에 약국 앞을 지나다 박스가 쌓인 모습만 봐도 급히 구매를 한다"고 했다. 
 
유튜브에는 마스크 관련 괴담이 돈다. 우한 시내에서 이미 사용해 버려진 마스크를 다린 뒤 재판매하는 업자들도 있고 마스크가 없어 여성 위생용품을 붙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는 내용 등이다. 27일에는 자신을 '우한 청년'이라고 밝힌 남성이 "중국 정부가 우한 봉쇄 직전인 23일에서야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공지했다"고 주장하며 시내에서 마스크 구입은커녕 병원 진료도 사실상 어렵다고 호소한 영상이 유튜브에서 빠르게 퍼졌다. "의료진이 쓸 마스크조차 없어 국제사회가 중국에 마스크를 원조해야 한다"는 호소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체들 "마스크 판매량 10배 이상 폭증"

한편 '우한 폐렴'은 국내 확진자도 늘고 있어 마스크 판매량은 당분간 전국적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벌써 마스크 판매량이 10배 이상 폭증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BGF는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편의점 CU 마스크 판매량이 전달 대비 10.4배, 손세정제 121.8%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넷 유통업체 위메프도 24일부터 27일까지 KF94 마스크 판매가 전주 대비 3213%, 손소독제는 837% 급증했다고 밝혔다.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인 케이엠, 모나리자, 웰크론 등은 주식시장에서 오전 내내 상한가를 기록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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