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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호소에도 "우한 아니니까"···분통 터지게한 '질본 1339'

25일(현지시간) 우한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dl 처음 발생한 중국 우한시의 적십자사 병원에서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감염 추정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우한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dl 처음 발생한 중국 우한시의 적십자사 병원에서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감염 추정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에 들렀다 지난주 돌아온 남성 A씨는 목감기 증상을 느꼈다. 국내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20일)한 뒤였다.
 
걱정이 된 A씨는 24일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전화를 걸었다. 우한(武漢)에 방문한 적은 없었지만, 다른 중국 지역에서도 폐렴 확진 사례가 발견됐을 때였다.
 
A씨는 질병본부 콜센터에 “중국에서 온 직후 감기 증상이 있으니 우한 폐렴 검사를 받고 싶다”며 “내가 다녀온 곳에서도 우한 확진 환자가 나왔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우한 방문 이력이 없으면 검사해줄 수 없다”는 안내였다. 진료를 받고 싶다고 거듭 요구하자 “귀국 후 14일 이내 발열 증상 등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는 말이 돌아왔다.
 
A씨가 이에 “그럼 어디서 진료를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질병본부 측은 “검사가 필요하면 개인적으로 일반병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 검역대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 검역대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본인이 감염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반 병원을 그냥 가도 되는 거냐”고 재차 물었지만, 질병본부는 “그렇다”며 “휴일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119에 전화해보면 알 수 있다”고 답했다. A씨는 할 수 없이 119를 통해 설 연휴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았고, 이날 바로 병원을 찾아 상기도염(감기)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오염지역 확대’ 발표 후 다시 전화했지만

 
그래도 불안함을 떨치지 못한 A씨는 26일 질병본부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례 정의 및 검역 변경 사항’을 보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전까지 우한으로만 한정하던 ‘오염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날 전화에서도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A씨는 “당시 질병본부에 ‘열은 없는 것 같은데 목감기 증상이 있다’고 얘기했다”며 “그럼에도 우한 방문 이력이 있는지만 묻더라”고 했다. A씨는 “오염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하지 않았느냐”고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감염 공포에 떨며 2번 거절당한 A씨는 27일 중앙일보 기자에게 “현실적으로 중국에 다녀온 사람 전부를 검사해줄 수 없다는 점은 안다”면서도 “적어도 ‘검사해줄 수 없다. 알아서 해라’라는 태도보다는 조치 방안이라도 설명해줬으면 좋았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A씨는 “28일 이후에 질병본부에 다시 연락해 보려 한다”고 했다. 28일은 질병본부가 오염지역 확대 방안을 공식 시행하는 날이다.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앞에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를 태우고 온 응급차량이 주차돼있다. [뉴스1]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앞에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를 태우고 온 응급차량이 주차돼있다. [뉴스1]

 

질병본부 “지침대로 답하다 보니…28일부터도 신고는 1339”

 
이에 대해 질병본부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백통씩 전화가 오니 콜센터 직원이 지침에 따라 답하는 과정에서 A씨 등 감염을 우려하시는 분들이 답답함을 느꼈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28일 0시 이후에도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나 조사대상 유증상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질병본부에 따르면 28일부터 우한 폐렴과 관련해 격리·검사를 받게 되는 대상은 ▶후베이(湖北)성을 방문하고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최근 14일 이내 확진환자와 밀접 접촉한 뒤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 또는 ▶중국에 다녀온 뒤 폐렴 증상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 다녀와서 목감기 증상이 있는 A씨는 의심 환자로 볼 근거가 미약하다"며 "다만 불안하다면 지역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곳을 찾아 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변경안 시행과 관련해 "중국에 다녀와서 14일 이내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콜센터 1339 신고 뒤 지역별로 운영 중인 전국 300곳 선별진료소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안내를 받으면 된다"며 "또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켜달라"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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