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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참사 1년만에 또···가스폭발 동해 펜션, 미등록 업체였다

25일 오후 7시 46분께 강원 동해시 어달동의 한 펜션에서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4명이 심정지, 5명이 중경상을 입는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7시 46분께 강원 동해시 어달동의 한 펜션에서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4명이 심정지, 5명이 중경상을 입는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설날 한 가족을 참극으로 몰아넣은 사고는 가스폭발이었다. 설날 당일인 25일 오후 7시 46분쯤 강원도 동해시 묵호진동 한 펜션에서 '꽝'하는 폭발음이 울렸다. 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3명이 전신화상을 입었다. 가스 폭발은 2층 객실 부엌 쪽에서 일어났다. 
 

일가족 저녁 식사 하다 참변
온수기 가스배관 문제 가능성
강릉 펜션 사고 후 일제 점검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의무화
펜션, 화재 가스 사고에는 취약

또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연기흡입을 해 경상자로 분류됐던 2명은 옆 객실이나 1층 횟집에서 식사하던 손님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들은 폭발 사고 당시 사고 현장을 지나가던 행인들로 사고가 발생하자 구조를 위해 사고 건물에 들어가 연기흡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청은 "2층 온수가 가스 배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밀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강릉 펜션 사고에 이어 또 펜션 사고

사고가 일어난 곳은 1층은 횟집, 2층은 펜션으로 이뤄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펜션은 무등록 영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건축물대장에는 펜션이 아닌 근린생활시설 및 다가구 주택으로 분류돼 있다는 것이다. 
2018년 12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0명이 가스보일러 유독가스에 질식해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 곳도 펜션이었다. 당시 이 펜션은 가스보일러 배기관 연결작업을 부실하게 해 펜션 업주와 가스보일러 시공업체 등이 기소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항소심에서 펜션 업주에게 금고 1년을 선고했다.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와 한국가스공사 검사원에게도 각각 징역 2년과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소방당국은 강릉 펜션 사고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펜션 시설 안전점검에 돌입해, 이번 사고가 발생한 건물에도 미등록 영업에 대한 별도의 시정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당시 일제 점검 때 해당 건물이 펜션시설 요건을 갖추지 못해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시설 개선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매년 신규로 등록되는 펜션·게스트하우스는 3200여 곳에 이른다. 2017년에 3337곳이, 2018년엔 3291곳이 새로 등록을 했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에 숙박 및 음식점업으로 등록된 곳은 5만5000여 곳. 강릉에서 참사를 낸 펜션은 '농어촌 민박'으로 이 통계엔 포함되지 않는다. 
 
농어촌 민박은 농어촌 관광 활성화와 주민 소득증대를 위해 농어민이 사는 주택에 민박업을 할 수 있게 한 곳이다. 일반 숙박업소가 허가제인 것과는 달리소화기와 화재경보기 등 일정 조건을 갖추면 영업이 가능하다. 조선호 소방청 대변인은 "펜션은 소규모 숙박 시설로 전문 관리자가 있는 빌딩과 다르게 관리자의 관심과 주의가 없으면 시설 불량 상태로 방치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화재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가스 사고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화재사고는 2015년 146건에서 지난해 160건으로 늘어났다. 사망자 역시 증가해 2015년 2명에서 지난해 7명이 가스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인명피해 규모도 상당하다. 2015년 9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점차 늘어 2018년 133명, 지난해엔 122명으로 집계됐다.
 
 
한국가스안전공사(2009~2018년 누적 기준)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경기(237건)와 서울(170건)이 가장 많았다. 주택(40.7%)에서 폭발 사고가 가장 잦았고, 월별로는 겨울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11.4%)과 1월(10.4%), 11월(9.5%) 순으로 가스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사고 형태별로는 폭발(35.7%)이 가장 많았다. 누출(15.8%)과 화재(24.9%) 외에도 배관 파열 등으로 인한 사고(16.3%), 일산화탄소 중독(5.9%)도 많았다. 
 
2018년 강릉 사고 이후 정부는 전국 펜션의 가스 시설 안전점검을 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숙박업소와 농어촌 민박에도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가스보일러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할 경우 경보기를 설치해야 하며 위반할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도록 했다. 상대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농어촌 민박은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 외에 ▶피난유도등(표지)▶휴대용 비상조명등▶자동확산소화기 등을 갖추어야 하고, 3층 이상의 건물은 간이완강기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조선호 소방청 대변인은 "펜션에 일반 숙박업소나 호텔처럼 스프링클러 등 안전설비 강화를 주문하면 사실상 펜션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펜션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기보다 안전시설 관리를 잘할 수 있도록 펜션 운영자를 상대로 한 교육 등이 이어지는 것이 현실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 발생 이튿날인 26일 오전 10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재난 안전상황실 서울 상황센터에서 동해 펜션 가스폭발 화재사고 등과 관련해 관계기관과 긴급회의를 열었다. 진영 장관은 "동해 펜션 화재사고 사상자별로 1대 1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세 번째 확진 환자 발생과 관련해 "검역과 의심환자 관리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관계기관과 지방자치 단체에서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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