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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자백 14건중 9건은 증거물 없어···특별법 청원도 등장

1986년 9월 19일 오후 2시쯤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의 한 풀밭에서 A씨(71·여)씨가 알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춘재.[JTBC 캡처]

이춘재.[JTBC 캡처]

그리고 한 달 뒤인 10월 23일. 이번엔 태안읍 진안리의 한 농수로 안에서 B씨(25·여)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들을 시작으로 1991년 4월까지 화성군 태안읍 등 4개 읍·면에서 여성 10명이 변을 당했다.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미제로 남았던 이 사건의 진범은 33년만인 지난해 9월 드러났다. 1994년 처제를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이춘재(57)였다.
 

이춘재 "14건의 살인, 성범죄 30건 저질렀다"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연쇄살인 사건.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연쇄살인 사건.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춘재의 자백은 충격이었다. 군을 전역한 1986년부터 교도소에 수감된 1994년 1월까지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강간, 강간미수 사건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미 범인이 붙잡힌 8차 사건을 포함, 화성지역에서 발생한 10건의 연쇄살인을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밝혔다. 수원과 화성·청주에서 발생한 4건의 살인 사건도 자신의 짓이라고 자백했다. 30여건의 강간과 강간미수 사건도 저질렀다고 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이춘재를 14건의 살인과 9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그리고 이 사건을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억울한 옥살이 8차 사건은 재심, 과거 경찰관 등 입건 

이춘재 사건의 파문은 컸다. 당장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옥고를 치른 윤모(53)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8차는 1988년 9월 화성군 태안읍의 한 가정집에서 만 13세였던 여중생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윤씨는 "경찰관들의 가혹 행위로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수사당국과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20년간 옥고를 치렀다. 
지난해 11월 8차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으로 복역 후 출소한 윤모씨(53)가 재심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수원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8차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으로 복역 후 출소한 윤모씨(53)가 재심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수원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재조사에 나선 결과 윤씨는 과거 잘못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체모 분석결과로 범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경찰관들의 가혹 행위 등도 사실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윤씨를 수사했던 형사계장 이씨 등 경찰관 6명을 직권남용 체포·감금과 가혹 행위 등 혐의로 입건했다. 당시 수사과장과 담당 검사도 직권남용 체포·감금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윤씨는 지난해 11월 재심을 청구했다. 수원지법이 재심 개시 결정하면서 다음 달 6일에는 윤 씨의재심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윤씨의 변호인단은 이날 이춘재와 윤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국과수 감정서를 쓴 감정인, 수사 관계자 등을 증인 신청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3월쯤 재심 공판기일을 열어 본격적으로 이 사건을 재심리할 계획이다.
경찰도 8차 사건을 이춘재의 다른 범행과 분리해 마무리하고 다음 달 안에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이춘재 사건 수사, 아직도 진행 중

경찰은 여전히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살인 사건 중 증거물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된 사건은 5건. 나머지 9건의 살인 사건은 남아있는 증거물도 없어 경찰은 이춘재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자백 등을 근거로 이춘재를 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현장을 살펴보는 경찰 [연합뉴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현장을 살펴보는 경찰 [연합뉴스]

 
안타까운 사연도 드러났다. 1989년 7월 귀갓길에 실종된 초등생(당시 만 8세) 사건도 이춘재의 범행으로 확인됐다. 과거 경찰이 피해자의 유골을 발견하고도 은닉한 정황도 나왔다. 경찰은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입건했다. 
하지만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지나 이춘재는 물론, 가혹 행위와 사건 은폐에 가담한 과거 수사관계자들은 처벌하진 못한다. 이에 실종 초등생 유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춘재와 과거 수사 관계자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윤씨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주장을 했다.
 
이춘재가 자백한 30여건의 성범죄도 경찰은 현재 9건만 확인해 입건한 상태다. 나머지 20여건의 경우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알리고 싶어하질 않거나 경찰 조사를 주저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과거 수사기록 등을 재분석해 이춘재의 자백 신빙성을 보강하고 있다"며 "끝까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최모란·채혜선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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