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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넥슨 사건' 닮았다···유재수 "뇌물 아니다" 법원 판단은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감찰 무마 의혹의 발단이 된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측이 재판에서 뇌물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유 전 부시장의 전략이 뇌물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받은 진경준(53) 전 검사장과 비슷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진 전 검사장과 유 전 부시장 사건은 청와대 민정수석이 연관됐다는 측면에서도 닮았다.
 

유재수 "개인적 친분으로 받은 것"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중앙포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중앙포토]

유 전 부시장 측은 지난 20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뇌물이 아닌 개인적 친분에 따른 수수다”고 주장했다. 이후 열릴 재판에서도 유 전 부시장은 금품 수수에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없어 무죄라는 주장을 할 전망이다. 구속기소된 유 전 부시장은 495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부시장 측은 이날 “자본시장 감독 등 금융위원회의 직무 상당 부분이 금융감독원에 위탁돼 있다”고 했다. 금융위에서 근무하면서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편의를 봐주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또 유 전 부시장 측은 “A씨와는 부부뿐 아니라 자녀와도 서로 알고 지내며 교류를 했다”며 항공권과 자녀의 인턴 기회 등을 제공한 자산운용사 대표 A씨와의 친분을 강조했다.  
 

法 "진경준, 김 대표와 오랜 친구…대가성 없어"

뇌물죄 성립을 위해서는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인정돼야 한다는 게 기존의 판례다. 2018년 5월 뇌물 혐의에 대한 무죄가 확정된 진경준 전 검사장은 유 전 부시장과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 진 전 검사장은 친구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에게서 수억원대 넥슨 관련 주식을 무상으로 취득하고 이를 되팔아 120억원대 차익을 얻은 혐의를 받았다.  
2016년 7월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진경준 전 검사장. 김상선 기자

2016년 7월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진경준 전 검사장. 김상선 기자

당시 대법원은 진 전 검사장에 대해 무죄를 밝히면서 “김정주 대표가 진 전 검사장에게 잘 보이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정도의 막연한 기대감에서 이익을 줬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진 전 검사장 역시 그러한 기대감을 짐작하면서 수수한 것으로 보일 뿐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수수했다는 점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대가성 없이 이른바 ‘보험용’으로 공직자에게 준 돈은 처벌할 수 없다는 게 진 전 검사장이 남긴 판례다. 진 전 검사장은 넥슨 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의 가족여행 경비를 지원받고 고급 승용차도 빌려 탄 혐의도 받았지만 이 역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판결문에는 진 전 검사장과 김 대표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친구 관계를 지속해 온 점이 주요 사실관계로 기재됐다.
 

공소시효 놓고도 검찰과 같은 대립

뇌물 관련 공소시효를 두고도 진 전 검사장과 유 전 부시장 사건은 유사한 점이 있다. 법원은 진 전 검사장이 2005년 김 회장으로부터 받은 주식 매수자금은 공소시효 10년이 지나 소송 조건 자체가 충족되지 못했다고 봤다. 검찰은 같은 범죄 의도를 갖고 다수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어서 이후 금품 수수까지 하나의 범죄인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전 부시장 측도 공소시효를 문제 삼고 있다. 강남에 아파트를 사기 위해 금융업계 관계자에게 2억 5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리고도 1000만원을 갚지 않은 것에 대해  “2011년에 일어난 일로, 공소시효 7년이 만료됐다”는 게 유 전 부시장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공소시효가 남은 2018년 말까지도 계속 뇌물을 수수했기 때문에 하나의 범죄인 포괄일죄에 해당해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재수-조국'·'우병우-진경준'

조국 전 민정수석(왼쪽)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연합뉴스, 장진영 기자.

조국 전 민정수석(왼쪽)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연합뉴스, 장진영 기자.

두 사건은 모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각각 문재인·박근혜 청와대의 민정수석과 관련돼 있다. 단순한 뇌물 사건이 아닌 권력 실세인 민정수석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 핵심 사건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속 사안인 공직자의 뇌물을 감찰을 통해 확인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다. 우 전 민정수석은 진 전 검사장의 인사검증을 부실하게 한 혐의(직권남용)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우 전 민정수석이 진 전 검사장에 대해 인사검증을 하면서 비정상적인 재산 변동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의심했기 때문이다.
 

檢 "진경준 사건도 충분히 검토"

한편 검찰은 지난달 13일 유 전 부시장을 기소하기 전 이미 진 전 검사장 사건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고 한다. 진 전 검사장 사건과 달리 유 전 부시장에게 금품을 공여한 업계 관계자들의 진술 등을 고려할 때 뇌물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 유 전 부시장의 경우 금융위원회 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동생의 취업 등을 알선해 준 금융투자업 대표에게 표창장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 점 등이 공소장에 기재됐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금품을 수수하고 그 대가로 표창장을 줬다고 봤다. 명백히 직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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