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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총선 전략] 20일 오리무중 '황교안 험지'···한국당 선택은 '이기는 험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했다. [뉴스1]

 
황교안의 ‘험지’는 어디일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서 “4·15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의 출마지는 20일 넘게 오리무중이다.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 출마지를 놓고 종로·용산·세종 등 각종 설(說)만 난무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도 다시 거론된다.
 
그중에서도 여전히 종로가 가장 많이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종로 출마를 공식 제안했는데, 황 대표도 종로에 나설 경우 '차기' 지지율 1ㆍ 2위인 여야 잠룡 간의 ‘대선 전초전’이 된다. 종로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하지만 높은 주목도 탓에 역설적으로 황 대표 주변에서는 종로 출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판이 너무 커지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자칫 수세에 몰릴 경우 한국당의 총선 전략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로 외에 상징성이 있는 다른 험지도 고려해야 한다”(초선 의원)는 이유에서다.
 
이의 연장선에서 나오는 게 ‘이기는 험지론’이다. 한국당의 한 초선의원은 “만약 초반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가 열세인 것으로 나타나면 민주당은 이를 활용해 전국 선거 판세와 연동하려 할 것”이라며 “황 대표의 출마 지역 선정에는 이런 전략적 고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행정부를 떠나자마자 종로에 터를 잡고 황 대표를 사실상 호출하고 있다. 민주당이 원하는 구도로 맞붙을 이유가 없다”는 일부 한국당 의원들 역시 “황 대표는 ‘이기는 험지’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실제로 한국당은 ‘이기는 험지’를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선거구별로 당세(黨勢)를 정밀 분석한 자료를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황 대표가 출마할 최적지를 택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당의 한 주요 당직자는 “종로 빅매치로 가는 건 총선 전체로 봐선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황 대표가 나갈 험지가 어딘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이의 연장선에서 “비례대표 후순위로 출마하는 것도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다만 한국당 내에선 “미리 이기는 험지를 찾는 건 패배주의다. 비례대표는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반론도 나온다. “청와대가 위치한 종로에서 현 정부 실정(失政)의 책임자인 이 전 총리와 맞붙어서 이겨야 한다. 그런 결기도 없이 어떻게 전국 선거를 승리로 이끄냐”는 주장이다. 황 대표의 한 측근은 “비례대표로 선회하거나 ‘험지 아닌 험지’에 출마하는 건 황 대표에게도 타격이 클 수 있다”며 “종로를 나가거나 아니면 불출마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 22일 공천관리위원 명단을 확정하고 공관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에 따라 황 대표의 출마지 역시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김형오 한국당 공관위원장은 지난 20일 중앙일보에 “(황 대표의 종로행은) 아직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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