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비만원흉’ 알려진 장 미생물, 알고보니 발달·정신장애도 초래

 
요즘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 ‘장내 미생물’ 관리는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살찐 사람의 장 속에는 지방 분해를 방해하는 균인 ‘피르미쿠테스’가 월등히 많고, 반대로 날씬한 사람의 장에는 정반대 기능을 하는 ‘박테로이데테스’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런데 이 장내 미생물이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아이들의 정신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 나왔다. 미국 오레곤 주립대 연구진은 최근 아이들의 행동 발달이 위·장 등에 있는 미생물과 관련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행동 발달 장애와 사회 경제적 스트레스가 높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 ‘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르게 나타났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체내에 있는 미생물의 생태계를 뜻한다. 연구진은 마이크로바이옴과 행동 사이의 관계를 최초로 밝혀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의 몸 속 여러 부위에 존재하지만, 이 중 가장 많고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위장이다. 위장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무게는 0.5 ~1.5 kg에 이른다. 여기엔 약 500 ~ 1000 종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이는 출산 과정에서 모체에서 자녀에게 전달되고, 이후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등에 따라 개인별로 다양한 구조를 갖는다.  
 
연구진들은 ‘샷건 메타지노믹스’(shotgun metagenomics)라는 방식을 사용해 마이크로바이옴의 상태를 살폈다. 이는 미생물 군집 조성을 분석하는 방법과 달리, 군집 내에 존재하는 개별 미생물의 유전자를 보는 방식이다. 유전자들의 구성을 포함해 전체 메타게놈(어떤 환경내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의 총체적인 유전정보)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높다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통해 ‘VI형 분비 시스템’(type VI secretion system)과 행동 사이의 관계를 밝혀냈다. VI형 분비 시스템은 체내에 들어온 박테리아가 장내 미생물의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펩타이드와 단백질을 방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분비 시스템 중 하나다. 연구에 참여한 스타가먼 박사는 “둘 사이의 관계는 그간 많이 연구되지 않았던 분야이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강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장내 세균

장내 세균

 

부모-자녀 관계도 장내 미생물 구성에 영향 

이 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학령 아동 40명의 마이크로바이옴과 함께, 이들의 심리ㆍ사회적 환경 및 정신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부모에게는 사회ㆍ경제적 리스크, 양육 행동, 가족 관계, 약물 복용 이력에 대한 설문과 일주일 간 식사 일기를 작성하게 했다. 이 결과 역시 부모와의 유대 관계가 좋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장내 미생물 구성에 차이가 있었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과 뇌 건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점점 더 활발해지는 추세다. ‘장-뇌 축’ 이론이 대표적이다. 장내 미생물이 자폐증ㆍ파킨슨병 등 정신신경계 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내 미생물과 뇌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의 전체가 완전히 다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미생물이 장에 있는 면역 세포를 조절하고 그 결과 뇌에 이상이 생긴다는 가설이 점점 입증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의 묵인희 교수는 알츠하이머병과 장내 미생물 간 상관관계를 밝혔다. 연구진은 뇌 안에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질을 축적해 치매를 유발한 쥐의 장내 미생물군이 정상 쥐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반대로 치매 쥐에게 정상 쥐의 변을 이식해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를 유도한 결과, 뇌 안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의 축적이 감소하면서 전신 염증 반응이 줄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사르키스 마즈마니안 교수 팀은 파킨슨병을 앓는 모델 쥐를 이용해서 파킨슨병과 장내 미생물의 연관성을 밝혀내기도 했다

 
연구에 참여한 플래너리 박사는 “앞으로 아동 뿐 아니라 다른 집단에서도 우리가 찾은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는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