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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고심 끝 결단’...대한민국 파병의 역사, 64년부터 36만여명 파병

대한민국의 해외 파병 역사는 '고심 끝 결단'이라는 한마디로 정리된다. 국내·외적인 셈법이 그만큼 복잡다단했다는 의미다. 동맹국의 요청이 거셀수록 반대의 목소리 역시 커졌고, 고려해야 할 정치적 요소도 많아졌다.  
 
21일 국방부에 따르면 역대 정부는 베트남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14개 지역에 파병부대를 보냈다. 파병 병력은 총 36만4461명이다.
 
국군 창설 이후 첫 해외 파병 전쟁인 베트남전은 전투부대가 파병된 유일한 사례다. 1964년부터 10년간 모두 약 31만 명이 작전에 투입됐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규모를 보내면서 정치적 진통을 겪었다. 당초 64년 9월 의료진과 태권도 교관단을 처음 파병할 때는 여야 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전투부대 파병을 두고선 대치했다. 이듬해 3월 당시 여당인 민주공화당은 단독으로 국회를 열고 파병안을 가결했다.
 
한국군 해외 파병의 역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한국군 해외 파병의 역사. 그래픽=신재민 기자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벌어진 걸프전의 경우 정부는 비전투 요원인 의료지원단과 공군수송단을 파병했다. 정치권에서 진통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국제사회의 요청이라는 명분이 논란을 잠재웠다. 1993년 소말리아 상록수부대 파병으로 시작된 유엔 평화유지군(PKO) 참여를 두고서도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
 
파병을 둘러싼 국론 분열이 정점에 달한 건 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결단 과정에서였다. 미국이 파병을 요청한 시점은 2002년 ‘효순이·미선이 사건’으로 반미 여론이 봇물이 터지듯 하던 때였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국의 요청을 외면하지 못했다. 2차 북핵 위기가 터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협조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시절 “반미 좀 하면 어떠냐”는 입장까지 밝힌 노 전 대통령은 한·미 관계의 복원이라는 명분으로 파병을 결정했다. 그 결과 2003년 4월 건설공병지원단으로 573명 규모의 서희부대와 국군의료지원단으로 100명 규모의 제마부대가 이라크로 떠났다. 이는 앞선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수송·건설공병·의료 등 비전투 병력 500여 명을 보냈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주둔해 있는 자이툰부대를 불시에 방문해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주둔해 있는 자이툰부대를 불시에 방문해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더 큰 논란은 2003년 9월 미국이 전투병 추가 파병을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앞서 같은 해 6월 현지 무장세력이 한국의 파병 철회를 요구하면서 고 김선일 씨를 살해했다. 파병 반대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여당 소속 임종석 의원(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간 전투병 파병 반대 단식농성에 나서기도 했다.
 
실리주의 노선을 택했던 정부는 결국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자이툰부대 파병을 결정했다. 지난 8일 이란이 미사일로 공격했던 미군 기지가 자리 잡은 지역이다. 국회는 2004년 2월 추가파병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이 요구했던 ‘안정화 전투 임무’는 ‘비전투 재건지원’으로, 병력 ‘1만 명’은 ‘3600명’으로 바꿔 절충안을 만들어냈다. 파병 부대에 특전사를 비롯한 전투 병력도 포함됐지만 재건 지원 등 민사작전에 나서는 한국군 경호와 현지 치안부대 교육 임무만 맡았다.
 
지금은 1000여명이 해외에 파병돼있다. 지역은 레바논·남수단·아랍에미리트·아덴만 등 4곳이다. 레바논 동명부대, 남수단 한빛부대는 PKO 활동을, 단독 파병한 UAE 아크 부대는 현지군 교육·훈련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을 준비하는 청해부대 왕건함 모습. 왕건함은 21일부터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 지역을 확대한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7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을 준비하는 청해부대 왕건함 모습. 왕건함은 21일부터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 지역을 확대한다. [연합뉴스]

 
아덴만엔 호르무즈 해협으로 향하고 있는 청해부대가 이미 파병돼있다. 이번에도 정부의 고심을 반영하듯 군 당국은 ‘호르무즈 파병’이 아닌 ‘청해부대의 파견 지역 확대’라는 공식 용어를 강조하고 있다. 최대한 가치 중립적인 단어를 선택해 논란을 피해 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근평·박용한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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