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펀드 시장은 이 세 가지로 요약된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같은 대외 악재 탓에 해외 주요 증시보다 부진했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국내를 압도한 이유다. 또 특정 업종·지수 움직임을 좇는 ETF의 독주가 두드러졌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 때문에 채권형 펀드에 뭉칫돈이 몰렸다.

2019년 펀드 유형별 수익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주식형 평균 수익률 9%
수익률 측면에서는 해외의 완승이었다. 지난해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5.49%로, 국내 주식형의 세 배에 가까웠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러시아 증시 호황에 힘입어 러시아 펀드는 무려 38.61%의 수익을 냈다. 중국(32.51%), 미국(31.04%), 브라질(27.56%), 유럽(25.98%) 펀드도 '대박'을 쳤다.
개별 상품으로 보면 중국 펀드가 돋보였다. '미래에셋 차이나A레버리지1.5(59.23%)'를 필두로 수익률 상위 5개 펀드(ETF 제외)가 모두 중국 주식에 투자한 상품이었다. 미국과의 관세 폭탄 여파로 2018년 급락했던 증시가 회복한 덕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20% 이상 올랐다. 반면 베트남(4.22%) 펀드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국가별 주식형 펀드 수익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TF 수익률 상위권 독차지
주식형 펀드에서 수익이 났지만, 돈은 오히려 빠져나갔다. 수익을 본 투자자들이 환매한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 투자금 유입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조1800억원,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200억원이 순유출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투자로 별 재미를 못 본 경험 탓에 주가 상승에도 주식에 돈 넣길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에 5조원, 해외 채권형 펀드에 4조원 넘는 돈이 유입됐다.

지난해 수익률 톱5 운용사. 순자산 1000억원 이상 공모펀드 기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펀드 시장 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올해도 해외 펀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본다. 주식형과 채권형을 막론한다. 대신 지난해 같은 급격한 수익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관심 갖는 것도 괜찮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증시가 비교적 부진한 성과를 보인 만큼, 올해는 경기 순환 흐름상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