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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84㎡ 전셋값 두달새 1억 뛰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입시제도 개편 외에 정부의 고가 주택 규제 후폭풍으로 전세시장 불안 우려가 크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에 아파트 거래 정보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입시제도 개편 외에 정부의 고가 주택 규제 후폭풍으로 전세시장 불안 우려가 크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에 아파트 거래 정보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김모(50)씨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를 전세로 주고 강서구 마곡동에 전세로 살고 있다. 그는 10여 년 전 투자 목적으로 잠실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직접 거주한 적은 없다.
 

초강력 부동산 정책 후폭풍
강남집 비과세 거주요건 채우려
세준 집에 주인 이사와 전세 품귀
집값 잡으려다 전셋값 고삐 풀어

하지만 전세 계약이 끝나는 올해 하반기에 잠실 집으로 들어갈 생각이다. 나중에 팔 때 양도소득세를 줄이려면 거주하는 게 유리해서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집주인이 거주하지 않으면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따른 양도세 감면 폭이 줄어든다. 김씨는 “잠실에서 직장이 있는 여의도로 출퇴근하기 불편하겠지만 거주 여부에 따른 세금 차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계획대로 이사하면 강남권(잠실)에선 전셋집이 하나 줄고 비강남권(마곡)에선 하나 늘어난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전셋집 공급이 감소하는 요인이 된다. 전세시장 양극화도 발생할 수 있다. 강남권 등 인기 지역에선 전세 물량이 감소하며 전셋값이 오르고 그렇지 않은 곳에선 ‘역전세난’이 깊어지는 현상이다. 1주택자 양도세 강화의 파장이다. 인기 지역의 고가 아파트를 사서 집주인이 들어가거나 분양받은 아파트에 무주택자가 입주해도 마찬가지다. 김종필 세무사는 “거주기간에 따라 고가 아파트의 양도세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선) 거주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기 소유의 집에 거주하는 자가 점유율은 42.8%(2017년 기준)다. 강남 3구는 34~41%로 평균 이하다. 자기 집을 놔두고 다른 데 사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강남 주택 매수자 중 외지인이 많아서다. 집값이 많이 오른 2017년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같은 구에서 아파트를 산 비율이 강남구에선 43.7%로 서울 전체(46.3%)보다 낮았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분양한 아파트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진다. 이런 아파트는 1주택자라도 2년 거주 요건을 채워야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양도세를 아끼려면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전세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전세시장에 불똥을 튈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나 무주택자가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사기 위해 담보대출을 받으면 1년 안에 직접 들어가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 도입도 전세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계약갱신 청구권은 집주인이 원치 않더라도 세입자가 요구하면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는 제도다. 이게 되레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집주인이 보유세 부담으로 집을 팔려고 해도 세입자를 내보내기 어렵다는 점이 사안을 복잡하게 만든다. 집주인 입장에선 경우에 따라 세입자 없이 집을 비워두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학군 수요로 꿈틀댄 전셋값이 정부 규제의 역작용과 맞물려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의 전세 거래가격은 지난해 11월 12억원에서 최근 13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10억원 이하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에 눌려 한동안 잠잠하던 전셋값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에 전셋집의 수급 관리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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