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대 혈관 지표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수칙 (자료: 고혈압(2019)·당뇨병 (2018)·이상지질혈증(2018) 임상진료지침)
3대 혈관 지표는 서로 영향 줘
함께 챙겨야 관리 효과 극대화
2년 지난 측정 수치 무용지물
이들 3대 혈관 지표를 모르는 게 왜 문제가 될까.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기영 교수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는 만성질환으로의 이행 가능성 신호로 보는데, 수치 관리에 소홀히 하면 만성질환을 예방할 타이밍을 놓칠 뿐 아니라 만성질환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당뇨병·심혈관 질환 대비 신호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모두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각각의 수치가 만성질환에 대비하라는 신호를 보내서다. 만약 각각의 수치가 고혈압 전 단계(수축기 혈압이 130~139㎜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80~89㎜Hg 미만), 공복혈당장애(공복혈당이 100~125㎎/dL), 이상지질혈증에 해당한다면 이때의 혈관 지표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행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둘째는 세 가지 수치를 동시에 관리해야 만성질환의 관리·치료 효과가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즉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의미다.

자신의 3대 혈관 지표를 아는 것이 다는 아니다. 신빙성 있는 수치여야 의미가 있다. 현재 자신의 상태를 대변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혈관 수치에도 유효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최대 2년으로 본다.
우선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20/80㎜Hg 미만, 공복 혈당이 100㎎/dL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dL 미만이면 ‘정상’에 해당한다. 이 경우 2년마다 다시 측정하면 된다. 혈압의 경우 정상 범위를 벗어난 고혈압 전 단계면 1년에 1회 이상 측정하는 게 좋다. 혈당은 공복혈당장애 단계라면 수치의 유효 기간은 6개월~1년이다. 당뇨병(공복혈당 126㎎/dL 이상)에 해당하면 3~6개월마다 측정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의 경우 고지혈증약을 복용 중이라면 복용을 시작한 지 1개월 뒤 측정해 보고, 이때 정상일 경우 3개월 뒤 다시 측정하는 게 좋다.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조명찬 교수는 “3대 혈관 지표가 정상 범위보다 높게 나온 경우 심뇌혈관 질환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되는지, 약물치료가 동반돼야 하는지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혈관 수치를 목표치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혈압 조절을 위해선 소금을 하루 6g 이하, 술은 하루 한 잔 이하로 마시는 게 좋다. 하루 30~50분씩 일주일에 5일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고, 염분이 적으면서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갖도록 한다.
콜레스테롤을 관리할 때 등푸른 생선 같은 불포화지방산을 섭취하면 좋다. 술을 하루 석 잔(알코올 30g) 이상 마시면 중성지방이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 종류와 상관없이 남성은 하루 두세 잔(20~30g), 여성은 한두 잔(10~20g) 미만으로 음주량을 제한한다. 비만은 혈당과 콜레스테롤 관리에 쥐약이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인슐린은 포도당·지방을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쓰기 위해 저장하는데 뚱뚱할수록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지방이 간으로 이동한 뒤 중성지방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성지방이 많을수록 혈중 좋은(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나쁜(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는 악순환을 부른다.
정상 범위 넘으면 의사와 상담 바람직
혈당을 조절하려면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는 게 좋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는 “우리 국민은 섭취 칼로리 중 탄수화물 비율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50%)을 웃도는 65~70%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흰쌀밥은 현미밥 같은 통곡물로 대체하면 체내 당 흡수량을 줄일 수 있다. 아침 식사는 챙겨 먹되 외식 횟수를 줄이는 게 혈당 관리에 도움된다. 인천가톨릭대 간호학과 장은희 교수팀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직장인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조절률을 비교한 결과, 주 3회 이상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 직장인은 주 2회 이하인 경우보다 혈당조절률이 2.46배 우수했다. 반면 외식 횟수는 주 3~4회가 주 2회 이하보다 혈당조절률이 53% 낮았다. 이 교수는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해 자극적인 메뉴가 많은 외식보다 채식 위주의 집밥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