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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머큐리 사랑하세요?” 고척돔 울려퍼진 퀸의 랩소디

18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첫 단독 내한공연에서 연주하는 퀸의 브라이언 메이. [사진 현대카드]

18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첫 단독 내한공연에서 연주하는 퀸의 브라이언 메이. [사진 현대카드]

“여러분 퀸을 사랑하세요?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세요? 저도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에서 보컬 애덤 램버트(38)가 던진 고백이다. 1971년 결성 이후 49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첫 단독 내한공연을 찾은 2만 3000여 관객을 향해 그는 “같이 노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것이 무대 위에 있는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73)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71)뿐만 아니라 먼저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1946~1991)와 함께 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2012년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에 합류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기도 했다.

결성 49년만 첫 단독 내한공연으로
이틀간 4만 5000 관객과 떼창 호흡
머큐리 영상으로 ‘에~오’ 명장면 재현
2014년과 달리 2030 젊은 관객 많아져

 
“우리는 보컬을 직접 찾아본 적이 없다. ‘아메리칸 아이돌’을 본 많은 사람이 추천했다”는 멤버들의 말처럼 램버트는 빠르게 관객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그에게 동의하지 못하면 공연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탓이다. 머큐리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내놓은 앨범 ‘이누엔도(Innuendo)’의 인트로로 포문을 연 이후 램버트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빨간 부채를 들고 ‘킬러 퀸(Killer Queen)’을 부를 때는 요염하게, 모터바이크에 앉아 ‘바이시클 레이스(Bicycle Race)’를 부를 때는 거친 매력을 뽐냈다.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누군가를 흉내 내기 보다는 음악을 재해석해 승부를 봐야 한다”는 포부처럼 그는 머큐리와는 또 다른 관능미를 뿜어냈다.  
 
2012년부터 합류해 보컬을 맡고 있는 애덤 램버트. [사진 현대카드]

2012년부터 합류해 보컬을 맡고 있는 애덤 램버트. [사진 현대카드]

테일러와 메이는 한층 더 바빴다. 전성기 시절 퀸을 추억하는 팬들에게 관록을 발휘하며 향수를 선사하는 동시에 젊은 피를 수혈한 현재진행형 밴드로서 박진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여야 하니 말이다. 특히 메이는 백발을 흩날리며 무대를 휘젓고 다니며 프론트맨의 짐을 나누어 지었다. 일주일간 연습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서울! 서울! 서울!”이라고 인사말을 건네거나 태극기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오르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마치 운석 위에 올라서서 연주하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 기타 독주까지 일당백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가 한 발짝씩 더 움직일 때마다 새로운 팀으로서 전열이 강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머큐리도 적재적소에 등장해 힘을 보탰다. 메이가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부르는 동안 스크린에는 머큐리가 나타났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노래를 부르는 듯한 모습에 팬들은 울컥했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에 힘입어 20세기 발표한 곡 중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에 오른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무대에서는 뮤직비디오로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1985년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라이브 에이드’ 당시 모습도 재현됐다. 영상으로 등장한 머큐리가 다양한 ‘에~오’ 애드리브를 선보일 때마다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화답했다.  
 
관록 넘치는 드럼 연주를 선보인 로저 테일러.[사진 현대카드]

관록 넘치는 드럼 연주를 선보인 로저 테일러.[사진 현대카드]

사실 이는 2014년 록 페스티벌 슈퍼소닉으로 첫 내한 당시 퀸이 선보였던 무대에서도 선보였던 연출 방식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1970~80년대 전성기를 구가한 퀸은 한국에서 대중적인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만 994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덕에 젊은 팬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2시간 동안 선보인 30여곡 대부분을 떼창으로 즐길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난 것이다. ‘라디오 가 가(Radio Ga Ga)’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 등 대표곡이 나올 때는 일사불란한 발 구르기와 박수 소리로 짜릿함을 선사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번 공연 예매율은 20~30대가 73%, 여성이 70%에 달했다. 통상 남성 팬이 많은 록밴드 공연으로서는 이례적인 수치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2018년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번 공연이 영화보다 감동적이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18~19일 양일간 관람한 4만5000명 중 머큐리를 떠올리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 퀸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 속에 박제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어디선가 울려 퍼지고 있다는 것은 그 음악 속에 담긴 메시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외면당한 부적응자를 위한” 음악은 어쩌면 지금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를 멈추지 마(Don’t Stop Me Now)’ ‘쇼는 반드시 계속되어야 한다(Show Must Go On)’라니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지난해 시작된 ‘더 랩소디 투어’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일본ㆍ뉴질랜드ㆍ호주ㆍ유럽 등으로 이어진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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