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 2’의 서우진(안효섭). 김사부(한석규)의 가르침대로 쑥쑥 자라고 있다. [사진 SBS]](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8/08f638c2-b5a4-4640-932b-7dd4a58fd39c.jpg)
‘낭만닥터 김사부 2’의 서우진(안효섭). 김사부(한석규)의 가르침대로 쑥쑥 자라고 있다. [사진 SBS]
이달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를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극 중 GS(외과) 펠로 2년차인 서우진(안효섭)의 내레이션처럼 강원 정선에 있는 돌담병원은 김사부(한석규)를 비롯해 이상한 것 투성이인 공간이다. 응급환자라는 이유로 CT도 찍어보지 않고 수술에 들어가는 것은 약과다. 그 환자가 국방부 장관이라는 이유로 호들갑을 떠는 본원(거대병원) 사람들과 달리 돌담병원에서는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라는 김사부의 신념이 곧 지침이요, 환자의 생명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지켜내야 할 가치다.
[민경원의 심스틸러]
‘낭만닥터 김사부 2’ 새 얼굴 안효섭
편가르는 이들 속에서 중심 지키며
김사부 이어 제몫 해내는 청춘 그려
탄탄한 기본기로 아이돌 이미지 벗어
이상한 것은 또 있다. 병원은 본디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삶을 끝내기보다는 이어가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한데 권력 다툼과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되레 낯설게 보이는 것이다. 이상한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네 편과 내 편으로 나뉘어 서로를 짓밟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어른으로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사람들이라니. 생경할 수밖에.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동반 자살을 시도한 부모님 사이에서 홀로 살아남아 학자금 대출 등 날로 불어나는 빚더미에 짓눌려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서우진에게는 이 이상적인 공간이 이상해 보일 수밖에 없을 테다.
![극 중 서우진은 편 가르기 싸움에 휘말리는 대신 자기 자리를 지키며 고군분투한다. [사진 SBS]](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8/2f4de589-673c-40fb-9d76-97d10ccd2337.jpg)
극 중 서우진은 편 가르기 싸움에 휘말리는 대신 자기 자리를 지키며 고군분투한다. [사진 SBS]
4회 만에 20%를 목전에 둔 시청률은 이 같은 상황에 공감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2016~2017년 방영된 시즌 1은 8회 만에 20%를 돌파해 27.6%(닐슨코리아 기준)로 종영했지만, 이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방영 전까지만 해도 시즌 1에서 한석규와 함께 이야기를 이끌고 간 유연석과 서현진 등 주연 배우들이 빠진 것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시즌 2에 합류한 안효섭과 이성경 등이 이들의 빈자리를 잘 메워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안효섭(25)은 데뷔 5년 차 신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원래 돌담병원에서 근무했던 사람처럼 이질감 없이 녹아들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1의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사진 SBS]](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8/9035d642-01b2-4b4d-8250-2338a5ce7a95.jpg)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 1의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사진 SBS]
그런 의미에서 서우진은 시즌 1, 2를 통틀어 김사부와 가장 닮은 인물이다.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는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한다. 시즌 1의 강동주(유연석)와는 또 다른 방식이다. 같은 흙수저라 해도 강동주가 금수저처럼 살고 싶어서 발버둥 쳤다면, 서우진은 생존에 방점이 찍혀 있는 탓이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청춘이지만 그것을 드러내기 위해 불필요한 움직임을 덧대지 않는다. 그저 그에게 주어진 일주일, 이제는 열달을 돌담병원에서 버텨내기 위해 애쓸 뿐이다. 마치 우리가 회사에서 하루하루를 ‘존버’하듯 그 자리를 지켜낸 그에게 믿음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곽시양, 권도균, 안효섭, 송원석 등으로 이루어진 원오원. [사진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8/b4a2ceb7-7a24-4f3d-96cc-5188cdc2c2d0.jpg)
곽시양, 권도균, 안효섭, 송원석 등으로 이루어진 원오원. [사진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하지만 5년 전 발표한 ‘마비가 됐어’ 뮤직비디오는 이제 안효섭 팬들의 인증 창구가 됐다. ‘퐁당퐁당 LOVE’(2015)부터 ‘딴따라’(2017) ‘어비스’(2019) 등 그의 작품을 보고 찾아왔다는 댓글로 도배되고 있으니 말이다. ‘퐁당퐁당 LOVE’에서는 커터칼 액션 한 장면을 위해 3개월 동안 무술학원에 다니고, ‘가화만사성’(2016)을 찍을 때는 먹고 토하고를 반복하며 짜장면 10그릇을 실제로 먹어 치우는 등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결과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9) 촬영 때도 조정부원들과 두 달간 매일 연습하는 바람에 8~9㎏이 빠졌다니 화면 밖에서 흘린 구슬땀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간다.
![‘어비스’에서 박보영과 호흡을 맞춘 안효섭. [사진 tvN]](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1/18/7d42120a-754a-4878-9a7c-0f41e7fad5b3.jpg)
‘어비스’에서 박보영과 호흡을 맞춘 안효섭. [사진 tvN]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