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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써도 못푸는 흙탕물···‘내린천 비극’ 계단식 해법 떴다

계단식 경작지 조성 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 [사진 원주지방환경청]

계단식 경작지 조성 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 [사진 원주지방환경청]

원주지방환경청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에 조성한 계단식 경작지 모습. [사진 원주지방환경청]

원주지방환경청이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에 조성한 계단식 경작지 모습. [사진 원주지방환경청]

 
1000억원이 넘는 예산 투입에도 저감 효과를 보지 못한 인제 내린천 흙탕물 피해가 해결될 수 있을까.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17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차항리 일원에서 ‘고랭지 밭 흙탕물 저감을 위한 계단식 경작지 시범 조성 준공식’을 열었다.

원주환경청, 평창에 6700㎡ 규모 계단식 경작지 조성
흙탕물 저감 및 비료사용 절감 효과 등 평가할 예정

 
이번 시범 사업은 그동안 추진해 온 침사지와 인공습지 등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 위주의 사업이 아닌 고랭지 밭 등 발생원에서부터 흙탕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이다. 이번에 시범 조성된 계단식 경작지는 6700㎡ 규모다. 경사진 밭을 돌망태를 이용해 3단으로 조성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계단식 경작지가 흙탕물 저감 효과는 물론 객토 및 비료사용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사지 완화를 통한 단위 면적당 생산량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한강상류지역에 흙탕물이 지속해서 발생함에 따라 고랭지 밭을 중심으로 저감 사업을 해왔는데 사후 처리시설 중심의 흙탕물 저감 대책은 한계가 있어 발생원관리 중심의 흙탕물 저감 방안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비가 내리자 흙탕물로 변한 강원 인제군 내린천. [연합뉴스]

비가 내리자 흙탕물로 변한 강원 인제군 내린천. [연합뉴스]

 

강원도 내 비점오염원 관리지역 891.59㎢ 달해 

원주지방환경청의 이번 실험에 비점오염 관리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현재 강원도 내 비점오염원 관리지역은 강릉시, 삼척시, 평창군, 정선군, 양구군, 인제군, 홍천군 등 총 7개 시·군이다. 관리면적은 골지천 유역 398.34㎢, 소양호 유역 244.62㎢, 도암호 유역 148.73㎢, 송천 유역 99.90㎢로 총면적만 891.59㎢에 달한다.
 
특히 흙탕물 피해가 많은 인제군은 저감 효과가 나타나면 주민 의견 수렴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제군의 경우 1급 청정수가 흐르던 내린천과 인북천이 흙탕물로 변하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해서다. 내린천의 경우 래프팅 등 레저스포츠로 유명한 곳인데 하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관광객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이은수(68) 전 인제 기린면 미산 2리 이장은 “내린천은 1급수에서만 사는 열목어로 가득해 ‘물 반 고기 반’이란 말을 듣던 곳인데 지금은 내린천으로 놀러 온 관광객들이 흙탕물이 흐르는 것을 보며 해결할 방법이 없느냐고 되묻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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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식 경작지 저감 효율성 평가 후 확대 추진

인제를 비롯해 인접 지역인 양구와 홍천도 그동안 내린천 등 하천의 흙탕물 저감을 위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흙탕물 저감 사업을 해왔다. 2001년부터 2018년 말까지 양구지역은 540억원, 홍천 300억원, 인제 170억원 등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대형 침사지 준설, 흙탕물 우회로 개설, 돌망태 설치 등 흙탕물 저감 시설을 설치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주민들은 그동안의 흙탕물 저감 대책이 원인보다는 발생에 따른 대처에 집중돼 있다 보니 피해가 지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발생원인 중 하나인 고랭지 밭을 계단식으로 바꾸는 방식인 이번 시범 조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권헌주 인제군 수질환경담당은 “이번 실험에서 흙탕물 저감 효과가 나타나면 비점오염원 관리지역 토지 매입과 예산 투자 등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비점오염원이 많은 상류 지역 자치단체에도 협조를 요청해 깨끗한 하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향후 효과분석을 통해 계단식 경작지의 흙탕물 저감 효율성을 평가하고 조성 매뉴얼을 마련해 비점오염원 관리지역 전역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평창·인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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