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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집 영수증 날짜가 갈랐다…김성태-KT 이석채 1심 무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딸 KT 부정채용'과 관련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 뉴스1]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딸 KT 부정채용'과 관련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 뉴스1]

'딸 KT 부정 채용' 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17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신혁재)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과 김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김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간사였던 2012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석채 당시 KT 회장의 증인채택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딸을 KT 정규직에 입사시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뇌물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기에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 "서유열 증언 믿을 수 없어"  

이날 선고 결과를 좌우한 것은 서유열 전 KT 사장의 '증언 신빙성'이었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 전 사장은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게 "이 전 회장과 김 의원이 2011년 5월 14일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만나 김 의원 딸을 채용하는 대가로 이 전 회장의 국감 출석을 빼주기로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 전 회장과 만난 시기는 2009년 5월 14일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날짜에 여의도 일식집에서 결재된 서 전 사장의 영수증 내역도 나왔다. 김 의원 딸이 2011년 비정규직에 채용되고 2012년 정규직으로 전환된 만큼, 2011년이 아니라 2009년에 만났다면 채용과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거래하는 게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일식집 만찬, 2011년 아닌 2009년"

서유열 전 KT 사장 [사진 연합뉴스]

서유열 전 KT 사장 [사진 연합뉴스]

또 서 전 사장은 검찰 조사 단계에서는 이 전 회장에게 김 의원 딸의 채용을 지시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다가 "일식집에서 두 사람의 만찬에 동행했을 때 '김 의원 딸을 잘 챙겨보라'는 지시를 이 전 회장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 전 사장이 스스로 주장을 번복할 정도로 '일식집 만찬'이 중요한 진술이었던 만큼, 재판부는 일식집 만찬의 구체적인 시간과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서 전 사장의 다른 증언 역시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09년 5월 14일 일식집에서 만나기로 (김 의원 비서) 수첩에 기재된 사실, 김 의원뿐만 아니라 서 전 사장도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이) 단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한 사실 등에 비춰보면 관련 만찬은 2009년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며 "이 만찬은 부정 채용을 청탁했다는 데 결정적인 단초가 된 사건이었고, 검찰 측은 만찬 사실을 서 전 사장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썼는데 이로써 서 전 사장의 진술 신빙성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태 딸 채용 과정, 문제가 있긴 하지만…"

단 재판부는 김 의원의 딸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의 딸) 김모씨는 2012년 KT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다른 지원자에게 제공되지 않은 특혜를 제공받았으며, 이를 김씨 본인도 알고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하지만 김씨가 특혜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이 전 회장이 김씨를 부정 채용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김 의원과 이 전 회장 사이에 서로 대가를 주고받고 부정한 청탁을 들어줬는지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이다. 김 의원의 딸이 부정채용된 것 자체는 김 의원의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사안이 아니다. 김 의원 측의 주장대로 KT가 내부적으로 유력 인사의 자제라는 이유만으로 미래의 이익을 기대하고 단독으로 불법 채용을 했을 수도 있다.
 

이석채 '업무방해' 항소심 재판 영향 끼치나 

이석채 전 KT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석채 전 KT 회장 [사진 연합뉴스]

한편 서 전 사장의 증언 신빙성이 사라지면서 이 전 회장의 KT 업무방해 혐의 항소심 재판도 1심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유력 인사들로부터 청탁을 받고 자녀나 지인을 합격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이 지원자에 대한 청탁을 받고 인재경영실에 전달한 후 결과를 받고 합격으로 지시한 사실 등 부정채용에 가담한 사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 측은 "일부 지원자 명단을 부하직원들에게 전달했을 뿐 부정채용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으나, 서 전 사장은 이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부정채용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재판에서 서 전 사장의 진술 신빙성이 사라진 만큼, 향후 이 전 회장의 항소심 공판에서도 1심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태 "김성태 죽이기…정권의 권력형 수사"

김 의원에게 무죄 판결이 나오자 김 의원의 지지자들은 "김성태 화이팅!" "판사님 화이팅!" 등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김성태를 처벌하라!" 등을 외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무죄 선고 이후 법정에 찾아온 같은 당 장제원 의원과 한동안 얼싸안고 감격스러워하기도 했다.  
 
선고 이후 취재진과 만난 김 의원은 "이번 사건은 '드루킹 특검' 정치 보복에서 비롯된 김성태 죽이기"라며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의 무혈 입성을 위한 정권의 권력형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딸의 채용에 문제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KT 내부적인 절차에 의해 딸이 정규직 전환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는 모든 게 제 부덕"이라고 답했다. 
 
이후연·박건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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