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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예술] 친숙함 속의 낯선 아름다움: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듣기

오희숙 서울대 작곡과 교수

오희숙 서울대 작곡과 교수

‘예술 작품은 우리를 우리 자신과 대면시킨다. 예술 작품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자신과의 만남이다.’ 철학자 가다머의 이야기처럼 예술은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새해에는 어떤 음악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사유의 세계로 안내할까?
 
2020년 음악계에서 단연 주목되는 공연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단장 김민)의 모차르트 교향곡 연주다. KCO는 올해 열 번의 음악회를 통해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연주 및 녹음이라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한 작곡가의 교향곡 전곡을 실황으로 듣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베토벤이나 말러 같이 9곡도 아니고, 무려 46곡을 듣는다는 것은 더욱 그렇다. 사실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의 숫자에 대해서는 46~55곡 사이에서 음악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20세기 초 음악학자들의 모차르트 교향곡 41곡 전집이 출판된 이래로, 초기 교향곡이 발굴되고 기존의 곡의 진위가 검증되고 있다. KCO는 46곡 연주에 호기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모차르트 교향곡 46전곡 시리즈 포스터. [사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모차르트 교향곡 46전곡 시리즈 포스터. [사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첫 연주회(12월 28일)는 모차르트의 삶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9살에 작곡한 ‘교향곡 1번’, 이탈리아 여행 경험이 반영된 10대 모차르트의 ‘11번’과 ‘21번’, 20대 초 젊은 혈기로 작곡한 ‘31번’, 삶을 마감하기 전에 작곡한 ‘40번’. 특히 어린 시절 곡과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작곡한 곡을 한 무대에서 감상하는 것은 실로 흥미로운 일이었다.
 
1번은 친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당시 새롭게 시도한 유니슨 기법과 만하임 궁정악단에서 자주 사용된 트레몰로의 대조 기법 등을 사용했다는 이 교향곡을 들으며 9살이라는 당시 모차르트 나이가 자꾸 떠올랐다. ‘신동’ 모차르트를 확인시키는 작품이었다. 반면 잘 알려진 ‘40번’에서는 KCO의 연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지휘자 랄프 고토니와 KCO의 균형있는 호흡으로 주제의 복합적 리듬과 음정모티브를 입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친숙한 선율을 새롭게 부각했다. 이어 두 번째 연주회(1월 2일)의 다섯 곡의 교향곡(2번, 22번, 32번, 42번과 19번)을 통해 본격적으로 모차르트 음악 세계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결코 쉽지 않은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KCO의 모차르트는 단순하지만 복합적인, 친숙하고 무언가 새로운 모차르트를 생생하게 드러내 주었다. 처음 듣는 교향곡에서도 모차르트적인 친숙함이 풍겨 나왔고, 낯선 음악적 흐름에서 다시 긴장하는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음악학자와의 협업을 통해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음악회 시작 전 렉처를 통해 청중에게 정확하고도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이렇게 잘 차려진 밥상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2020년에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감상에 도전하며 스스로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오희숙 서울대 작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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