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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성전환 하사 “계속 복무하겠다”…군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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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부사관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여군으로 복무하겠다고 요구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16일 육군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 전차부대에서 전차 조종수로 복무해 온 20대 남성 A하사가 지난해 11월 말 2주 간의 휴가를 얻어 태국으로 출국해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육군 부대는 지난해 7월께 A하사가 성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는 걸 파악했다고 한다. 부대는 A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위해 태국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하고 지휘계통을 통해 보고했다고 한다. A하사는 해외 수술 후 군 병원을 찾아 3급 심신장애 판정을 받았다. 육군은 이 하사에게 조기 전역을 권고했다. 하지만 A하사가 남은 2년여의 복무 기간을 여군으로 근무한 뒤 만기 전역하겠다고 요구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하사 “여군으로 만기 전역 원해”
군령엔 성기 제거 땐 전역심의 대상
육군 “전역심사위 열어 결정 계획”
군대 내 성소수자 논란 커질듯

군은 그동안 국방부령 ‘병역신체검사규칙’을 통해 성 정체성 혼란을 겪는 이들을 ‘성 주체성 장애’로 분류해 입영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 성 정체성을 숨기고 입대했던 성 소수자들은 ‘관심사병’으로 군의 관리 대상이 됐다. 입대하기 전 성전환 수술을 받고 호적상 성별을 바꾼 사람은 아예 면제 처분 대상이다. 하지만 입대 후 성전환자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명시적 규정이 없었다. 이 때문에 A하사를 놓고 전역이 불가피하다는 군과, 계속 복무해야 한다는 성 소수자 지지단체 간 찬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군 내부는 발칵 뒤집혔다. 익명을 요구한 군 인사는 “사회에 있을 때 자기 정체성을 밝혔어야지 왜 명령과 규율에서 민간보다 더욱 엄격한 군에 와서 성 정체성을 바꾸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군 인사는 “A하사가 여군으로 복무할 경우 여군 숙소를 배정하는 등의 실무적 문제들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군 법무관 출신인 신동욱 변호사는 “선발 과정부터 남군과 여군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다를 수 있는 군의 특수성이 고려돼야 한다”며 “신체적인 변화에 따라 군에서 수행하는 역할에도 변화가 있다고 보고 군 당국이 충분히 심신장애 판정을 내려 전역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령 ‘심신장애자 전역규정’에 따르며 ‘성기를 제거한 자’는 전역 심의 대상인 심신장애 3급에 해당한다. 육군은 조만간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하사에 대한 전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반면에 성 정체성 변경은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과 자기결정권에 따른 행동인 만큼 군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군내 성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야 하며, 이를 위해  군 형법과 군 인사법 시행규칙을 폐지 또는 개정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이미 내놓았다. 캐나다·벨기에 등 20개 국가에서는 성 소수자의 군 복무를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 트랜스젠더 부사관(하사)의 탄생을 환영한다”며 “성전환 수술에 따른 성기 적출을 심신장애로 판단해 심사위를 진행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무 중 트랜스젠더가 나오는 창군 이래 첫 사례가 등장하며 군내 성 소수자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방부 인권담당법무관을 지낸 성주목 변호사는 “군대에서 제3의 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양심적 병역거부 사례와 같이 정치적·정서적 영역뿐 아니라 제도적 영역에서도 사회적 합의부터 이루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철재·이근평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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