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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부사관, 여군으로 복무 희망···전역 처리땐 소송"

현직 20대 남성 육군 하사가 휴가 기간 중 외국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아 전역 심사 대상에 오른 가운데 군인권센터는 16일 “군 복무가 부적합하다고 볼 만한 의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며 하사의 여군 복무 의사를 받아들여 줄 것을 육군에 촉구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국군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국군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6일 서울 마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군 최초의 트랜스젠더 하사의 탄생을 환영한다”며 “하사가 군인의 길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우리 군이 하사에 대한 계속 복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하사는 단순히 남은 복무 기간을 채우는 것을 넘어, 장기 복무를 희망하고 있다”고도 했다.
 

“성전환 수술 위해 휴가…소속 부대 승인받은 것”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해당 하사는 경기 북부에서 전차(탱크) 조종사로 복무 중이던 지난해 6월 국군수도병원에서 ‘성별 불쾌감’(gender dysporiaㆍ자신이 다른 성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 진단을 받았다. 이후 장기간 심리상담과 호르몬 치료를 받았고, 같은 해 12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했다. 임 소장은 “해당 부대는 성전환 수술이라는 여행 목적을 알면서도 하사의 해외 휴가를 승인해줬으며 이는 해당 부대 여단장을 비롯해 육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까지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귀 뒤 안정을 취하기 위해 현재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하사는가족관계등록부상의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하고자 관할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부대 복귀 이후 받은 의무조사에서 ‘심신 장애 3급’ 판정을 받고 군 인사법에 따라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이와 관련 육군 관계자는 “음경 훼손과 고환 적출은 각각 5급 장애다. 규정상 5급이 2개면 3급 장애로 분류하고, 3급부터는 전역심사위에 회부된다”고 설명했다.
 

전역 권고한 軍 VS 여군 장기복무 희망하는 하사

그런데 복무 여부를 두고 군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하사가 복무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애초 임관했던 특기인 기갑병과 전차승무특기로 계속 복무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오는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전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하사는 법원의 성별 정정 절차가 완료된 후에 위원회를 열어달라고 하고 있다. 법적으로 여성을 인정받은 뒤, 여군으로 계속 근무하겠다는 취지다.  
 
임태훈 소장은 전역심사위 회부 근거가 된 심신장애 3급 판정 자체가 “기계적인 의학적 판단에 의해서만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희 가톨릭대학교 응급의학과 임상 조교수의 소견을 인용해 “성전환 수술 후 부작용은 호르몬 대체요법 등으로 완화될 수 있다”며 “고환 절제술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군 복무 부적합 판정을 할 의학적 근거는 매우 부족하다”고 했다. 현행법상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군인에 대한 규정은 전무한 상황이라, 심신장애 판정이 철회되면 군에선 그를 전역시킬 명분이 사라진다.  
 
임 소장은 또 “미국에선 트랜스젠더 군인이 약 1만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 국방부령이 군에서의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성주체성 장애’로 취급하는 건 국제 기준에 어긋난 것”며 차제에 국방부령을 고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현행 국방부령에선 현역 군인 선발 시 트렌스젠더를 성 주체성 장애로 보고 입대를 막고 있다.  
 

“전역 판정나면 피우진처럼 취소 소송 낼 것”

군이 예정대로 전역 처리를 하게 될 경우 소송을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임 소장은 “만약 유감스럽게 전역 판정이 나면 하사는 끝까지 국가를 상대로 피우진 (예비역)중령(전 국가보훈처장)이 한 것처럼 취소 소송을 병행할 예정이다”고 했다. 피 전 처장은 군 복무 중인 2002년 유방암에 걸려 투병 중 완치했지만 군 신체검사에서 장애 판정을 받아 2006년 11월 강제 전역했다. 이에 그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끝에 2008년 승소했고, 같은 해 5월 군에 복귀해 2009년까지 근무했다.  
 
임 소장은 “피 전 처장 판결 후 암에 걸린 군인들도 암이 완치되면 계속 복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사실상 이 건(성별 정정)은 질병도 아니고 편견만 가득 차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역심사 전에 공론화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군인권센터 측과 달리, 군 당국은 예정대로 오는 22일 전역심사위를 열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현행법령에 따라 후속 절차를 밟겠다”며 “아직 하사로부터 심사위 연기 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았고, 접수되더라도 전역 결정엔 영향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준영ㆍ석경민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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