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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택매매 허가제라고? 대한민국 헌법이 안중에도 없나

도대체 어쩌자는 건가. 정부가 위헌 소지가 다분한 ‘주택매매 허가제’까지 꺼내들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어제 라디오에서 “부동산을 투기적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주택)매매 허가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런 주장에 우리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부동산과 관련해 “모든 정책수단을 다 올려놓고 필요하면 전격적으로 쓸 것”이라며 “솔직히 강남의 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일차적인 목표”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 때도 위헌 논란에 거둔 정책
시장 원리 따르는 ‘공급 확대’로 전환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값 원상회복” 의지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충성 경쟁을 하듯이 쏟아진 발언들이다. 그러나 방향이 크게 잘못됐다. 주택매매 허가제는 ‘내 집을 마음대로 팔 수도 없다’는 의미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하려다 사유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에 거둬들였다. 그걸 모를 리 없는 문재인 정부가 같은 제도를 다시 거론했다. ‘투기’란 단서를 달기는 했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르다가 실수요자마저 집을 제대로 팔지 못하고 애꿎게 다칠 수 있다. 노무현 정부가 정책을 철회한 이유다.
 
주택담보대출을 대폭 제한한 지난해의 12·16 부동산 대책을 놓고도 헌법소원이 제기된 판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훨씬 위헌 가능성이 높은 주택매매 허가제마저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동체가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를 규정한 헌법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만회하려고 지나친 무리수를 둔다고밖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값은 유례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무려 18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50% 넘게 올랐다. 강남을 타깃 삼은 12·16 대책의 풍선효과로 강북 아파트와 전셋값이 뜀박질하고 있다. 정책이 시장에 역행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는 한 번도 제대로 된 공급 대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늘 무시했다. 부동산 대책이 18번이나 실패했는데도 배운 게 없는 것 같다. 김상조 실장이 말한 “모든 정책”에 공급 확대가 들어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강남 인근에 대규모 보금자리 주택을 지어 집값을 잡았다. 그걸 뻔히 보면서 외면할 텐가. 헌법마저 무시하며 주택 매수세만 억누르려 들어서는 곤란하다.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 여당 일각에서도 ‘서울 80층 아파트 건축론’이 나오고 있지 않나. 동시에 교육 여건 등 특정 지역에 매수세가 몰리는 원인을 살펴 수요를 분산시켜야 한다. 투기자로 규정해 혐오스러운 적으로 만드는 부동산 정책만으론 효과를 보기 어렵다. 시장을 거슬러 성공한 정책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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