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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고파는 것도 정부 허락 받아라? 청와대 초헌법적 발상

강기정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뉴스1]

강기정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뉴스1]

 
‘부동산 매매 거래 허가제’.

문 대통령 “집값 원상회복” 다음 날
강기정 “집 매매허가제 주장 있다”
청와대, 논란 일자 “개인적 생각”
김상조는 “강남 집값 안정이 목표”

 
헌정 사상 초유의 반시장적 정책이 청와대에서 흘러나왔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말 비상식적으로 폭등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둬야 한다는 발상도 하는 분들이 있다”며 “이런 주장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언으로 에둘러 표현했지만 문 대통령 핵심 참모가 공식적으로 허가제를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연일 반시장 발언 쏟아내는 청와대

연일 반시장 발언 쏟아내는 청와대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금지, 보유세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 확대 등을 담아 역대급 고강도 규제로 꼽히는 12·16 대책을 내놓은 정부가 주택시장 규제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이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포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일부 지역은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원상 회복돼야 한다”며 “정부는 (부동산) 대책이 시효를 다했다고 판단되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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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수석은 이날 라디오에서 “어느 정부도 부동산 투기에 대한 부동산 불패 신화를 꺾지 못했고 투기에 패배한 정부로 비쳐왔는데, 우리 정부는 그러지 말자, 잡자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거래 허가제는 가장 강력하다고 꼽히는 규제책이다. 이른바 주택을 거래할 때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정부가 공공의 필요에 따라 예외적으로 주택 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원칙이 뒤바뀌게 된다. 집을 사려면 허가를 받아 예외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과거 노무현 정부도 출범 첫해인 2003년 도입을 검토했다가 위헌 소지 등 반발에 부닥쳐 포기한 규제다.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할 수 있는 제도이다 보니 논란이 많고 파장이 크다.
 
집 매매허가제, 세계에 유례 없어 “사회주의 국가도 하지 않는 정책”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 거래 허가제를 하겠다면 난리 날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냈을 정도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제도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국은 물론이고 자칭 시장경제 한다는 나라에서 주택 거래 허가제를 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규제를 통해 가격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시장이 형성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라며 “특수재화도 아닌 실물 시장이 분명히 존재하는 자유시장 구조를 파괴하겠다는 발상이자,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하지 않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위헌 논란도 있다. 박일규 조운법무법인 변호사는 “헌법에는 재산권 처분의 자유를 부여하고 있는데 허가제는 이를 금지하다 보니 위헌 논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시장을 적으로 보고 규제 일변도로 가는 것이 헌법정신에 합치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주택 거래 허가제 관련 논란이 퍼지자 청와대는 선 긋기에 나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강 수석이 개인적인 견해를 말한 것”이라며 “부동산 관련해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차원에서 말한 거고 정책으로 하려면 정교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이날 거래 허가제와 더불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더 강화하는 추가 대책도 시사했다. 그는 “9억원 이상, 15억원 이상에 대해 두 단계로 제한을 둔 대출 기준을 더 낮추는 문제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균치를 내보면 (서울 지역) 실수요자의 부동산 가격이 8억원에서 9억원 정도로 본다”며 “그렇다면 대출 제한 기준을 더 낮춰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정책 사령탑인 김상조 정책실장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고강도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김 실장은 “세금뿐 아니라 대출 규제, 거래질서 확립, 전세 제도와 공급 대책까지 모든 정책을 정부는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국의) 모든 아파트 가격을 다 안정화한다는 것은 정책적으로 불가능하고 9억원 이상 고가, 10억원 이상 초고가가 몰려 있는 강남을 안정시키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권호·한은화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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