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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빼면 작년 일자리 7만6000개 줄었다

지난해 고용 상황이 외형적으로 크게 호전됐다. 통계청이 12일 내놓은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만1000명 늘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 달만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51만6000명 늘며 5년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연간 고용률은 전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60.9%로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3.8%로 2001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던 지난해와 동일했다.
 

정부는 30만1000개 늘었다지만
60세 이상이 37만7000개 차지
40대 일자리는 16만개 넘게 줄어
올해 고용 상황이 더 비관적

2019년 40대·60대 고용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019년 40대·60대 고용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하지만 ‘큰 폭의 회복세’라고 하기엔 뼈아픈 수치가 이면에 자리 잡고 있다. 고용 훈풍에 기여한 주력은 한창 현업에서 일할 30·40대가 아닌 60세 이상 취업자였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37만7000명이다. 전체 취업자 증가 수(30만1000명)를 훌쩍 뛰어넘는다. 결국 60대 이상을 빼면 다른 연령층에서는 취업자가 7만6000명 줄어든 셈이다.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1963년 통계작성 이래 최고 수준이다. 어린이 등하교 도우미, 골목길 담배꽁초 줍기 등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노인 일자리가 효과를 낸 영향이다.
 
반면 40대 취업자는 16만2000명 감소하며 1991년 이후 28년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30대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5만3000명 감소했다. 30·40대 취업자 수는 2017년 10월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25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고용의 질이 높아졌다는 근거도 희박하다.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금융업 등의 일자리가 줄어들어서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8만1000명(1.8%) 감소하며 21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금융 및 보험업 역시 4만 명(4.7%) 줄었다. 역시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빈자리는 나랏돈을 들이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6만 명)이 메꿨다. 또 주당 취업 시간이 1~17시간인 초단시간 근로자가 30만1000명(19.8%) 늘었다. 1980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인구 감소율 보다 큰 40대 취업자 감소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인구 감소율 보다 큰 40대 취업자 감소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개선됐다지만 이는 비경제활동 인구였던 노인 인구 등이 단기 일자리를 시작하며 경제활동인구로 편입한 효과”라며 “실업률은 3.8%로 지난해와 똑같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업자가 취업자로 바뀐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올해 고용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지난해 고용 수치가 좋아진 건 2018년 워낙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며 “올해는 반대로 지난해 수치가 좋은 데 따른 ‘역(逆)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취업자 증가 수를 각각 20만7000명, 15만 명으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25만 명)보다 비관적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공유숙박·공유 차량 등 민간이 자발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에 규제를 개선하면 과도한 재정투입 없이도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녀 교육비 등 한창 소비할 나이인 40대가 취업자가 줄면 생산·소비 등 경제 전반이 무너질 염려가 있다”며 “40대 제조업 종사자가 ‘기술 창업’을 할 경우 재교육 등 지원을 통해 창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허정원·임성빈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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