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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0만원 누가 나서냐"···재계 '사외이사 6년 시행령' 분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경기도 과천 법무부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법무부는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시행령에 대한 심사를 지난 14일 마쳤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경기도 과천 법무부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법무부는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시행령에 대한 심사를 지난 14일 마쳤다. [뉴스1]

“중소·중견기업들은 사외이사 월급 20만~30만원 주는데, 그거 받고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법적인 책임도 져야 하니 어느 분이 나서려고 하겠어요.”
 
정부가 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계열사 포함 9년) 시행령을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15일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사외이사 구직 대란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들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제도 시행을 1년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지난 14일 시행령 개정안 심사를 끝냈다고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기업보다 인력 풀이 제한적인 중소·중견기업은 충격파가 더욱 크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기업 임원은 “월급 없이 명예직으로 사외이사를 맡긴 기업도 적지 않다”며 “이런 경우 새로운 사외이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건 전문성이란 사외이사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사외이사는 서로 하겠다고 손드는 사람이 많겠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기업 특성에 맞춘 적당한 사외이사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우 예외조항을 두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당장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상장사 4분의 1이 사외이사를 새로 임명해야 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사 2003개사 중 566개사가 사외이사 임기 제한에 따라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해야 한다. 임기 제한에 걸린 사외이사는 718명으로 이는 전체 상장사 사외이사의 19% 수준이다.
 
시행령

시행령

기업의 우려가 커지는 건 사외이사 제도가 의무 조항이라서다. 상법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은 이사 절반을 사외이사로 꾸려야 한다. 2조원 미만일 경우에는 전체 이사의 25%를 사외이사로 임명해야 한다. 
 
문제는 사외이사 풀이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57개 대기업집단 사외이사의 70%가 관료 및 학계 출신이다. 시간도 촉박하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기준으로 하면 새로운 사외이사를 찾는데 주어진 시간은 두 달 정도에 불과하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사외이사 인력풀이 제한적이고, 다음 달 중순부터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한두 달 사이 사외이사를 물색해 선임하기란 기업 입장에서 매우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이 시행령 신설을 통해 이뤄진 것을 두고서도 재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국회(법 개정)를 거치지 않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업 옥죄기에 나선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다. ▶배임 및 횡령 판결이 확정된 임직원의 해당 기업 복귀 금지(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시행령) ▶공적 연기금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자본시장법 시행령) ▶공동 손자회사 설립 금지(공정거래법 시행령) 등이 대표적이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기업 이사회에서 활동할 사외이사의 자격 조건을 강화하는 건 기업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국회에서 상위법을 통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 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를 살리자면서 기업 경영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건 모순”이라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업 옥죄기에 나선 건 국회란 대의기관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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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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