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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한 20대 의경은 왜 10년째 안치실에 방치됐나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2010년 2월 11일 A씨(당시 20세)는 의무경찰로 입대를 선택했다. 그는 인천시 내 남동경찰서 방범순찰대에 배치돼 의경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 해 5월 5일 이경 계급이던 그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진상 파악에 나섰고 조사결과 A씨가 우울증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5월 17일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A씨의 부모는 아들이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조사결과를 못 믿겠다”며 항의를 계속했고 시신 인도도 거부했다. 결국 A씨의 시신은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학교 길병원에 안치된 채 수년간 방치됐다. A씨 부모가 시신을 넘겨받지도 않고 시신을 포기한다는 각서도 쓰지 않아서다. 병원 측은 당시 인천에 거주하던 A씨 부모를 수차례 찾아갔으나 위협을 당하기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방치가 계속되자 길병원은 가족이나 친척 등 연고가 없는 사람이 사망했을 때 관할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무연고 시신 처리를 추진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자체는 관할 구역 내 무연고 시신이 발생할 경우 일정 기간 매장하거나 화장해 봉안해야 한다. 관할 군·구는 무연고 시신에 대해 e하늘 장사 종합시스템에 공고를 올리고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무연고자 처리를 한다. 인천의 경우 75만원 상당의 장례비가 제공돼 시신은 화장 후 인천 가족공원에 5년간 보관하게 되어 있다.
 

무연고 시신 처리 요청했으나 반려돼

[연합뉴스]

[연합뉴스]

 
병원 측은 2014년 인천시 남동구청에 무연고 시신 처리를 요청했으나 구는 “A씨 가족이 확실하고 가족들이 반대하면 무연고 처리를 할 수 없다”며 반려했다. 이에 병원 측은 법원에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고 2심 재판부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남동구청 관계자는 “가족관계 단절이나 무응답인 경우 등에는 연고가 있어도 무연고 시신 처리를 하기도 한다”라면서 “A씨 시신은 가족들이 무연고 시신 처리를 하지 말라는 의사표시를 하거나 항의를 해서 요청이 반려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 부모가 장례를 거부하면서 A씨의 시신은 길병원 안치된 지 10년째를 맞았다. 시신은 현재 반미라 상태다. 길병원에 따르면 하루 6만원인 안치비가 쌓여 이제 2억1000만원에 달한다. 병원 측과 A씨 부모와의 연락은 2017년을 마지막으로 끊겼다고 한다. 길병원은 A씨의 시신 탓에 안치실 내 낡은 냉장고를 교체하지도 못하고 있다.
 
병원 측은 시신이 안치된 지 10년이 된 만큼, A씨 부모와의 접촉을 재시도하는 등 문제 해결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길병원 관계자는 “A씨 부모가 아들의 시신을 인계받는다면 시신 안치 비용을 받지 않을 예정”이라면서 “만약 A씨 부모가 시신 인도를 포기한다면 화장해서 무연고 묘지에 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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