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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44대 1 '42서울', 4차산업혁명 인재 테스트 직접 해보니

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새로 선보인 SW개발자 양성프로그램 42서울[이노베이션아카데미 홈페이지]

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새로 선보인 SW개발자 양성프로그램 42서울[이노베이션아카데미 홈페이지]

250명 모집에 1만 1100명 지원. 44 대 1. 아파트 청약이나 아이돌 오디션 경쟁률이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가 운영하는 비학위교육기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지원자를 모집 중인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42 서울' 얘기다.   
 

프랑스 SW인재 양성 에꼴42 벤치마킹, 20일부터 1기 후보자 생존경쟁

'42 서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3년까지 1806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4차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서울시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디지털혁신파크에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42 서울'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첫 프로그램. 프랑스의 SW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에꼴42'를 벤치마킹한 '42 서울'은 '코딩을 몰라도', '고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테스트를 보고 입소가 가능하다. 2년간 무료 교육을 하면서 생활이 가능하도록 월 100만원 정도의 지원금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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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수당 250명 내외를 뽑는 '42 서울'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2단계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1차는 온라인으로 보는 테스트고, 2차는 1차 통과자를 대상으로 하는 '집중교육과정(라피신)'이다. 
 

1차 온라인 테스트 도전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는데? 도전이다. 문과 출신인 기자는 지난 12일 '42 서울'의 온라인 테스트를 직접 치러봤다. 테스트 응시 기회는 등록 계정별로 단 한 번만 주어진다. 과연 이번 생에 개발자로 전직할 수 있을까.
 
'42 서울' 홈페이지에서 기본정보를 입력하고, 교육 목적의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면 온라인 테스트가 시작된다. 테스트는 두 가지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도 기회는 게임별로 단 한 번만 있으며, 중간에 멈출 수 없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된 '온라인 테스트 후기'를 보면 "2시간 동안 움직일 수 없으니 화장실을 미리 다녀오라", "문제를 풀다보면 당이 떨어지니 초콜렛이나 간식거리를 준비하라"등 응시자들의 깨알 팁이 있었다.  
 
42 서울 온라인테스트 게임1 기억력테스트. 사각형에 순서대로 불이 들어오고, 순서를 기억해서 클릭하는 식이다. [42 서울 캡처]

42 서울 온라인테스트 게임1 기억력테스트. 사각형에 순서대로 불이 들어오고, 순서를 기억해서 클릭하는 식이다. [42 서울 캡처]

첫번째 '게임1'은 단순하다. '기억력 테스트'와 유사했다. 4분간 색깔이 들어온 사각형의 순서를 기억해서 차례로 클릭하면 된다. 4개(2X2)의 상자로 시작되어 점차 상자블록이 늘어나고 색깔이 들어 오는 횟수도 늘어난다. 10단계에서는 25개 상자(5X5)가 등장해 4개의 순서를 기억하면 된다. 7개의 순서를 기억해야 하는 13단계까지는 몇 번 틀려가며 통과했지만 14단계에서 막혔다. 25개 상자 중 색깔이 들어오는 상자 8개의 순서를 기억해야 하는 과제였다. 
 

논리력 테스트 1단계에서 24분 소요

다음, '게임2'는 '논리력 테스트'였다. 게임 소요시간은 2시간이다. 만만히 볼 게 아니다. '규칙'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게임이 시작돼도 아무 설명이 없다. 응시자가 하나씩 조작해 보며 규칙을 익혀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비행기'를 움직여 '별'을 모두 없애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시험문제는 랜덤으로 출제되기에 특정한 답을 외우는 건 의미가 없다.
 
42 서울 온라인테스트의 2번째 게임인 논리력테스트. 아무런 설명이나 지침 없이 문제만 주어진다. [42 서울 캡처]

42 서울 온라인테스트의 2번째 게임인 논리력테스트. 아무런 설명이나 지침 없이 문제만 주어진다. [42 서울 캡처]

처음에는 화살표와, 빨강, 초록, 파랑 색깔 상자의 의미도 알 수 없었다. f0, f1, f2 같은 아이콘이나 페인트 아이콘도 그저 낯선 그림일 뿐. 블록형 코딩 교육을 받은 세대라면 더 쉽게 파악했겠지만, 개발에 대한 개념이 없다면 만만히 볼 게임이 아니었다. 1단계에서 20분 이상을 흘러 보내며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 버튼을 눌러 비행기가 별을 없앨 때까지, 24분이 걸렸다. '아직 1단계인데···.'
 
풀이는 일종의 명령어(코드)를 만드는 빈 사각형에 적절한 요소(화살표, 색깔, 페인트 등)를 배치해서 푸는 식이다. 규칙을 이해하고 나니 6단계까지는 쉽게 풀렸다. 조금씩 어려워지지만 기본 규칙을 반복 숙지하도록 하는 시스템이었다. 7단계에 접어들자 비행기가 제거해야 하는 별이 4개까지 늘어났다. 9단계부터는 블록이 많아지며 혼란스러워졌다. 관건은 '구조' 파악이었다. 반복되는 구조를 이해하고 한붓 그리기 하듯 풀이를 구상하는게 중요했다. 10단계엔 조건문 안에 조건이 들어가는 '복문' 구조를 활용해야 했다. 결국 11단계는 못 풀었다. 2시간이 지났다.  
42 서울 온라인테스트 중 게임2 논리력 테스트의 11단계 문제. [42 서울 캡처]

42 서울 온라인테스트 중 게임2 논리력 테스트의 11단계 문제. [42 서울 캡처]

 
최종 성적은 기억력 14단계 탈락, 논리력 11단계 탈락이었다. 온라인 테스트 결과는 시험 종료 후 48시간 내 이메일로 알려준다. 탈락을 예상했지만, 다음날 이메일로 온라인 테스트 합격 공지문이 왔다. '42서울'을 운영하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관계자는 "채점은 인공지능이 한다"며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풀이하는 과정을 본다"고 설명했다. 각종 후기에서 추측하는 것처럼 특정 수준의 '커트라인(합격선)'은 없다는 얘기였다.  
 
지난해 12월초 시작된 42서울의 온라인 테스트는 지금도 응시 가능하다. 뒤늦게 알게 된 팁 하나. '42 서울'의 시험문제와 비슷한 유형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에꼴42' 사이트(https://www.42.us.org/)에서 미리 풀어볼 수 있다. 같은 문제는 없지만 낯선 문제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데는 도움이 된다.  
 

1차 통과 후엔 '수영장'?

1차 온라인 테스트를 통과하면 오프라인 미팅(체크인 미팅)을 거쳐 1개월짜리 집중학습 프로그램(2차 테스트)을 통과해야 한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측은 2차 테스트를 '라 피신이라고 불렀다. 라 피신은 프랑스어로 '수영장'이라는 뜻이다. 물에 던져 살아나온 사람만 합격시킨다는 의미다. '42 서울' 1기 후보자 520명 가운데 집중학습프로그램에서 '살아남은' 최종 250~300명만 '42서울'의 정식 교육생으로 선발된다. 오는 20일부터 집중 교육이 시작되면 주말도 명절도 없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측은 "라피신 4주간 매주 금요일에 시험을 보고 주말에는 팀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며 "최종 선발과정을 위한 테스트이기도 한만큼 후보생들이 열정적으로 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42 왜 인기일까?
 코딩을 몰라도 재능만 본다?. '42 서울'은 그렇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검정고시 포함) 학력이면 누구나 입소가능하다. 시험도 기억력과 논리력을 묻는 내용이다. 1기 우선통과자들의 연령대도 19세~60세까지 다양하다. 잘된 선례도 있다. 프랑스 에꼴42의 경우 매년 1000명의 인력이 졸업해 100% 가까운 취업률을 자랑한다. 취업시 평균 연봉도 6000만원 이상이다. 팀프로젝트 등을 이어가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42 서울'의 교육은 획일적인 프로그래밍 교육 대신, 기업 실무 처럼 프로젝트를 해결해 가며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은 수업 대신 동료들과 팀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개별 프로젝트 과제를 해결하면서 단계별로 성장(총 21단계 석사급 과정)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취업도 가능해진다. 이민석 초대학장은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라고 '42 서울' 프로그램을 정의했다.
 
1차 온라인 테스트 합격자들은 한 달간 예비교육과정(라피신)을 통해 2차 평가를 받는다. C언어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로 개인, 팀과제를 수행한다. 학생 상호간의 평가를 통해 문제 해결력과 창의력을 검증 받는다. 2차 평가까지 마치고 나면 정식으로 42서울 수강생으로 23개월 간 정식 프로그램을 이수할 있다. 5개의 필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3D 그래픽이나 머신러닝도 밟는다. 42 서울은 교수·교재·학비가 없는 '3무(無)' 교육이 특징으로 서로의 협업으로 배우는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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