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文 “검찰, 어떤 사건만 열심히 ‘수사’하면 안 돼”…검경수사권 의식한 발언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검찰 개혁은 검찰 스스로 주체라는 인식을 가져줘야만 가능하고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줘야만 수사관행 뿐 아니라 조직문화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이른바 엄정한 수사,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수사, 이런 면에서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사건에 대해 선택적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어떤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히려 국민들로부터 수사 공정성에 대해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요즘 일어나는 많은 일은 검찰 스스로가 성찰할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에 관한 질문에 ‘선택 수사’와 ‘조직문화 변화’라는 단어를 강조함으로써 최근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통해 재정립된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과 경찰의 관계는 ‘지휘’에서 ‘협력’으로 바뀐다. 조정안에는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는 1954년 형사소송법이 제정된 지 66년 만이다. 조정안 문구에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에 관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검사와 경찰 관계를 상하에서 수평으로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경찰에게는 1차 수사권과 종결권이 주어졌다. 지금까지 고소·고발사건에 연루된 피의자가 경찰에서 한 번, 검찰에서 또 한 번 조사를 받아야 했다면 이제는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판단하는 경우 경찰 단계에서 조사를 마칠 수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도입되면 무엇이 달라지나 

다만 경찰은 ‘혐의없음’ 처분을 할 경우 그 이유를 적은 서면과 관련 서류, 증거물을 즉시 검찰에 보내야 한다. 검찰은 최장 90일 동안 이를 검토한 다음 위법하거나 부당한 점이 있다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재수사 요청을 경찰이 거부할 수는 없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반복해 재수사를 요청하더라도 경찰이 계속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면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경찰에 대한 통제 장치가 없어져 버닝썬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을 있다고 우려한다. 버닝썬 사건 핵심인물인 윤모 총경은 연예인과 유착돼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때 관련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결국 검찰이 추가 수사를 통해 윤 총경이 비상장 주식을 받은 점을 포착했다.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내용도 큰 변화다. 앞으로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나 변호사가 동의할 때만 증거로 쓸 수 있다. 경찰은 검찰의 독점적인 영장청구권도 견제할 수 있다. 조정안에는 검사가 경찰의 영장 신청을 정당한 이유 없이 법원에 청구하지 않을 경우 경찰은 고등검찰청에 영장 청구 여부에 대한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공식적으로 국회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내부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았던 김웅(50·29기) 법무연수원 교수은 이날 조정안 통과에 항의하며 사의를 표했다. 김 교수는 “검찰 수사가 자신에게 닥치니 갑자기 직접수사를 줄이고 형사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도 “전국에 방대한 정보조직을 갖고 있는 경찰이 독자적 수사권을 가질 때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거대권력 기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형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은 이날 “모든 형사 사건에 대해서 사건 관계인이 원하면 영상 녹화하거나 진술을 녹음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변호인 제도를 활성화해서 경찰 수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