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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유재산 논란 ‘유치원 3법’ 대책 뒤따라야

13일 통과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은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며 발의된 법안인 만큼 국민의 기대도 높다. 그러나 논란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사유재산의 공적 성격을 어디까지 규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사립유치원을 개인 사업으로 볼 것인지, 비영리 공적 교육기관으로 여길 것인지 하는 첨예한 갈등이 내재해 있다.
 
사립유치원은 개인 돈으로 땅과 건물을 매입해 운영한다. 그 때문에 최소한의 시설 사용료는 받아야 한다는 게 사립유치원의 입장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1월 일반회계의 경비 항목으로 ‘교육환경 개선금’을 넣자고 여당에 제안했다. 투자금액을 보전한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시설 사용료를 인정하는 취지다. 그러나 여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설 사용료는 사립유치원을 개인 사업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공공기관으로 여길 것이냐에 따라 찬반이 갈린다. 사립유치원 비리는 일벌백계하는 것이 옳지만 사유재산의 공적 사용 문제는 달리 봐야 한다. 2018년 국정감사를 계기로 ‘사립유치원=공공기관’이란 인식이 늘었지만 그 전까지는 개인 사업 측면에서 유치원에 투자한 이가 많았다.
 
정부는 1980년대 유치원 시설 규정을 완화하고 자격을 갖추지 못한 원장이나 교사도 사립유치원을 운영할 수 있게 규제를 풀었다. 그 결과 1980년 861곳에 불과했던 사립유치원은 1987년 3233곳으로 급증했다. 2012년 누리과정 시작과 함께 정부가 학부모의 원비를 대신 내주면서 국가예산이 투입됐고, 그때부터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결국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 논란은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방치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 국가 재정 투입과 함께 단계적으로 사립유치원의 성격을 개인 사업에서 공적 교육기관으로 전환했어야 옳다. 그러지 않고 갑자기 공적 잣대만 들이대며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으니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개인 사업’으로 유치원을 운영해 온 이들의 상당수는 이번 법 개정으로 폐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전체 유치원생(32만 명)의 77%가 사립에 다니는 상황에서 폐원 러시가 시작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이번만큼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책을 내놔야 한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시설 사용료를 인정하거나 국공립 확대 등 대책과 맞물려 사립유치원의 퇴로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사유재산의 공적 사용을 국가가 개인에게 강요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커다란 갈등의 불씨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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