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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달랑 3종 뿐인데···"수소차 판매1위" 정부의 머쓱한 자랑

산업통상자원부가 13일 ‘수소 경제 활성화 추진 1주년 성과’를 발표했다. 핵심은 수소차 판매 글로벌 1위를 달성했고, 수소 충전소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구축했고, 수소 연료전지 발전량 역시 최대였고, 수소 관련 규제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내용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2019년은 명실상부한 수소 경제 원년(元年)으로 초기 시장과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산업 기틀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성과가 맞는지 팩트체크했다.
 

머쓱한 수소차 판매 1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한 수소차(넥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대통령 전용차로 도입한 수소차(넥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결론부터 말하면 지난해 수소차 세계 판매 1위가 맞다. 지난해 1~10월 한국은 현대차가 수소차 3666대를 판매했다. 세계 판매량(6126대)의 59.8%를 차지했다. 일본은 도요타 2174대, 혼다 286대를 판매했다. 정부 성과라기보다 수소차 넥쏘를 만든 현대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1위가 맞다.
 
그런데 1위라고 내세우려면 의미가 있어야 한다. 일단 ‘링’이 좁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수소차는 현대차 ‘넥쏘’, 도요타 ‘미라이’, 혼다 ‘클래리티’ 3종류뿐이다. 무엇보다 넥쏘는 2018년 10월 출시한 신차다. 미라이는 2014년, 미라이는 2016년 출시해 2세대 신차를 준비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차 주행거리가 매년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데다 신차 출시 직후 1~2년간 판매량이 절정인 만큼 비교가 머쓱하다”고 지적했다.
 

수소 충전소 폭증?

전국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국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정부는 “수소 충전소가 2018년 14기에서 지난해 34기로 20기 증가했다”며 증가 폭을 강조했다. 증가 폭을 강조한 건 절대 수치에선 일본(112기), 독일(81기), 미국(70기) 같은 수소 선진국에 못 미쳐서다. 증가 폭만 비교했을 땐 한국이 가장 많이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구축 목표(86기)는 절반도 못 채웠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310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늘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수소 충전소는 수소차 확산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그런데 서울 시내 수소 충전소가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렇다 보니 주말이면 충전하기 위한 줄이 3~4시간씩 길게 늘어선다. 그나마 ‘개점휴업’이 다반사다. 최근만 해도 서울 양재, 광주, 경기 안성 등에서 충전기가 고장을 일으켰다.
 

규제 개선했나

산업부는 “수소 충전소 구축에 걸림돌이 되는 입지 규제 등 관련 규제를 10건 이상 개선했다”며 ‘규제 샌드박스(신제품ㆍ서비스에 대해 기존 규제 면제ㆍ유예) 1호’ 상징물로서 지난해 9월 개소한 국회 수소 충전소를 사례로 들었다.
 
하지만 국회 수소 충전소가 국내 수소 경제 현주소다.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한 덕분에 인허가부터 완공하는 데까지 7개월 걸렸다. 주변이 대부분 상업시설이라 주민 반발이 작고, 운영 비용은 현대차가 부담했다. 규제 샌드박스 덕에 준공한 개별 사례일 뿐 전반적인 추진력은 여전히 약하다는 얘기다. 단적으로 서울 용산에 지으려던 충전소는 인근에 어린이집이 있다는 이유로 구청 허가를 받지 못해 무산됐다. 계동 충전소도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불안한 수소 발전

지난해 10월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인천 동구에서 열린 주민 설명회에서 시위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인천 동구에서 열린 주민 설명회에서 시위하고 있다. [뉴스1]

수소 연료전지 발전도 성과로 내세웠다. 산업부는 “한국이 글로벌 보급량의 40%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 발전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연료전지 발전량은 408㎿(메가와트)로 미국(382㎿), 일본(245㎿)에 앞선다.
 
하지만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한 가운데 추진해 곳곳에서 반발에 부딪혔다. 발전소 건설 후보지인 강원도 강릉ㆍ횡성, 경남 함안ㆍ양산ㆍ고성, 경북 상주ㆍ경주 등 곳곳에서 주민 반발이 거세다. 안전성 문제까지 불거졌다. 지난해 5월 강릉 수소탱크 폭발 사고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산업부는 “이례적인 사고일 뿐 초고강도 소재로 만든 수소 탱크는 안전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짜 성패는 ‘수소 생태계’

산업부가 성과로 주로 내세운 건 수소차다. 하지만 ‘수소 경제’란 타이틀에 걸맞은 성과는 수소 생태계 구축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본의 경우 수소차뿐 아니라 식당ㆍ편의점ㆍ병원ㆍ호텔ㆍ유치원 등에서 수소 발전기를 돌려 만든 에너지로 냉난방하는 등 사회 전반으로 수소 경제가 확산하고 있다. 유럽에선 수소 열차ㆍ선박을 실제 운영한다. 중국은 수소 에너지로 도시 곳곳을 운영하는 ‘수소 도시’를 추진 중이다.
 
이승훈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사무총장은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민간 투자를 끌어내려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며 “실질적 수요자인 국민에게 수소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각종 규제를 푸는 등 종합적인 지원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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