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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회 증류한 위스키?…엔지니어 아들이 만든 몰트락

기자
김대영 사진 김대영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51) 

위스키는 증류를 통해 만들어진다. 와인이나 맥주 같은 발효로 만드는 술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끓는 점이 물보다 낮은 알코올 성분을 기화시켜 냉각하면, 투명한 위스키 스피릿이 만들어진다. 두 번 증류가 가장 일반적이고, 한 번 또는 세 번 증류하기도 한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더프타운에 있는 몰트락(Mortlach) 증류소는 ‘2.81회 증류’라는 걸 한다. 어떻게 증류횟수가 소수점 둘째 자리가 되는 걸까?
 
몰트락 증류소의 ‘2.81회 증류’를 만들어낸 사람은 알렉산더 코위(Alexander Cowie)다. 1867년, 엔지니어이던 조지 코위(George Cowie)가 몰트락 증류소의 오너가 됐는데, 알렉산더 코위는 그의 아들이었다. 런던대학 약학부에서 공부한 그는 엔지니어인 아버지로부터 몰트락 증류소를 이어받았다. 그리고 엔지니어이던 아버지의 영향과 약학을 공부하며 경험한 다양한 증류방식을 응용해, 2.81회 증류라는 기존에 없던 증류방식을 고안해낸다.
 

몰트락 증류소. [사진 디아지오 코리아]

 
이 증류방식을 이해하려면, 우선 증류할 때 생겨나는 스피릿의 종류를 구분해야 한다. 보통 스피릿은 세 가지로 분류한다. 끓는 점이 가장 낮아 제일 먼저 추출되는 알코올을 ‘헤드(head)’, 그다음에 추출되는 알코올을 ‘하트(heart)’, 그리고 마지막에 추출되는 알코올을 ‘테일(tale)’이라 한다. 보통 헤드는 과일 향과 함께 가벼운 몰트 풍미를, 테일은 무거운 황과 육향, 초콜릿 등의 풍미를 갖는다. 하트는 헤드와 테일의 중간적인 스피릿이다. 깨끗한 풍미로 일반적은 위스키 제조에 쓰인다. 알코올 도수는 60도 전후다.
 
알렉산더 코위는 헤드와 테일이 갖는 개성적인 스피릿 풍미를 위스키에 담고 싶었다. 그래서 3쌍 6개의 증류기로 헤드, 하트, 테일이 가진 풍미를 골고루 가진 하나의 위스키 스피릿을 만들어냈다. 1차 증류로 생산된 스피릿을 헤드와 테일로 나누고, 테일을 재증류한다. 테일을 재증류하면 ‘페인츠(Feints)’라는, 몰트락 특유의 풍미 일부를 이루는 풍부하면서 무거운 스피릿이 만들어진다. 이를 또다시 헤드와 혼합해 증류한다. 일부는 보통의 증류소처럼 2번 증류만 거치기도 하고, 4번까지 증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증류방식이 혼합돼 다양한 스피릿을 만들고, 그 스피릿이 합쳐져 몰트락의 ‘2.81회 증류 스피릿’이 된다.
 
전세계 유일의 '2.81회 증류'를 하는 몰트락 증류소 증류기. [사진 디아지오 코리아]

전세계 유일의 '2.81회 증류'를 하는 몰트락 증류소 증류기. [사진 디아지오 코리아]

 
요약하면, 테일을 두 번 증류한 뒤 헤드를 넣어 세 번째 증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증류기 간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증류결과물들이 이동한다. 2회나 3회 증류보다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걸 생각해보면, 몰트락 증류소의 마스터 디스틸러(증류책임자)가 되는 길은 다른 증류소의 마스터 디스틸러가 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2.81회 증류는 몰트락 증류소만의 개성적인 위스키를 탄생시켰다. 지난 12월 몰트락 증류소의 싱글몰트 위스키 몇 종을 시음해봤다. 쉐리캐스크 100% 숙성, 버번캐스크 100% 숙성, 버번과 쉐리 캐스크를 블렌딩한 것을 맛봤다. 개인적으로는 쉐리캐스크 숙성에서 몰트락 위스키의 장점이 가장 잘 발휘되는 것 같았다. 몰트락 위스키 스피릿은 다소 무겁고 복잡한 풍미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맛과 향의 ‘짙기’를 더 강조해줄 수 있는 쉐리캐스크가 어울렸다. 버번 캐스크 숙성은 다소 가볍게 느껴졌지만, 쉐리 캐스크 숙성은 묵직한 바디감 속에 과일 맛, 꽃향기, 그리고 뒤에 풍부한 초콜릿과 자두 등의 피니시가 따라왔다.
 
다섯 가지 몰트락 위스키. 왼쪽에서 2번째와 4번째가 100% 쉐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다. [사진 김대영]

다섯 가지 몰트락 위스키. 왼쪽에서 2번째와 4번째가 100% 쉐리 캐스크 숙성 위스키다. [사진 김대영]

 
마지막으로, 숫자와 계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몰트락 증류소의 2.81회 증류 수식을 남긴다.
 
Stage1 : 2회과 4회 증류된 스피릿의 비율 계산하기.
- B1(Wee Witchie)에서 4번 증류된 스피릿의 비율 = 33.9622641509434% (33.9623%)
- B2에서 2번 증류된 스피릿의 비율 = 32.0754716981132% (32.0755%)
- B3에서 2번 증류된 스피릿의 비율 = 33.9622641509434% (33.9623%)
- 4번 증류된 스피릿의 비율 = 33.9622641509% (33.9623%)
- 2번 증류된 스피릿의 비율 = 66.0377358491% (66.0377%)
- 2/100×33.96226 = 0.67925
- 2/100×32.07547 = 0.64151
- 4/100×33.96226 = 1.35849
 
Stage 2 : 증류 비율 수치를 더한다.
- 0.67925+0.64151+1.35849 = 2.67925 (이 값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몰트락의 증류횟수를 2.7이라 주장함)
 
Stage3 : 검토한 것을 증류작업의 보정요인으로 2.7의 수치에 더하여 고려하면, 언급된 2.81회 증류가 된다.
1.35849-1.32076 x 3.396226 = 0.12814
2.67925+0.12814 = 2.80739 (2.81)
 
몰트락 증류소의 2.81회 증류 방식을 설명하는 그림. [사진 디아지오 코리아]

몰트락 증류소의 2.81회 증류 방식을 설명하는 그림. [사진 디아지오 코리아]

 
중앙일보 일본비즈팀 과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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