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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밍크고래인데 거제 80만원 울산선 1억···'껍질'이 갈랐다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지난 5일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밍크고래. [연합뉴스]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지난 5일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밍크고래. [연합뉴스]

지난 5일 경북 울진군과 영덕군 바다에서 밍크고래가 각각 한 마리씩 잡혔다. 이 중 한 마리는 이날 오전 5시50분 울진군 죽변항 인근에서 조업하던 통발어선이 그물에 걸린 채로 발견한 죽은 밍크고래다. 길이는 5.2m, 둘레는 2.9m로, 인근 울진 죽변수협에서 33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일 경북 울진과 영덕에서 밍크고래잡혀
크기 비슷하지만 가격 3000만원 넘게 차이나
수협 위판장 "껍질과 내장 신선도 가장 중요"
껍질 벗겨진 밍크고래는 80만원 거래되기도

5시간 뒤인 오전 10시 30분쯤 영덕군 창대항 해상에서 조업하던 자망어선도 그물을 올리던 중 죽은 밍크고래를 발견했다. 길이 5.68m, 둘레 3.35m로 인근 울진군에서 잡힌 고래와 크기는 비슷했다. 하지만 이 고래의 거래가는 7130만원. 울진 고래의 두배가 넘는 가격이다. 같은 날 건져 올린 비슷한 크기의 밍크고래의 가격이 3000만원이 넘게 차이 났다. 실제 수협에 따르면 밍크고래의 가격은 낮게는 수십만원에서 1억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고래의 가격 차이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고래 가격 결정짓는 건…껍질의 신선도

 
2015년 7월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 밍크고래. 죽은지 오래돼 검은색 껍질이 대부분 벗겨졌다. 이 고래는 80만원에 판매됐다. [뉴스1]

2015년 7월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 밍크고래. 죽은지 오래돼 검은색 껍질이 대부분 벗겨졌다. 이 고래는 80만원에 판매됐다. [뉴스1]

고래는 살코기뿐만 아니라 껍질·혓바닥·내장·꼬리·지느러미 등 여러 부위를 먹을 수 있다. 특히 껍질이 있는 부위로 만든 수육이 인기 있다. 따라서 고래가 자주 발견되는 영덕과 울진, 울산 지역의 수협 위판장 관계자들은 고래 껍질의 신선도가 고래 가격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한다. 
 
영덕 밍크고래가 7130만원에 거래된 강수수협 관계자는 "고래가 죽은 지 10일이 지나 생고기를 손으로 뜯었을 때 뜯겼나갔을 정도로 신선도가 좋지는 않았지만, 껍질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았다"며 "고래 중에서도 인기 있는 부위인 턱과 목 부위 껍질도 보존이 잘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절반 수준의 가격을 받은 울진 고래는 부식이 어느 정도 진행돼 살코기만 먹을 수 있을 정도로만 판명됐다고 한다. 
 
울산 방어진 수협 관계자는 "고래는 크기나 무게보다는 내장과 껍질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고 했다. 실제 2015년 7월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발견된 4.7m 크기의 밍크고래는 죽은 지 수일이 지나 껍질이 대부분 벗겨진 상태로 80만원에 거래됐다. 심지어 1차 경매에는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2차 경매에서야 겨우 팔렸다. 하지만 2019년 12월 초 울산해경이 바다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한 죽은 밍크고래(6.7m)는 1억700만원에 공매됐다. 껍질과 내장의 신선도가 우수해서다.
 

고래, 잡혔다고 다 먹는 건 아니다

 
2019년 12월 22일 제주에서 혼획된 길이 12.2m의 참고래.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2019년 12월 22일 제주에서 혼획된 길이 12.2m의 참고래. [사진 제주해양경찰서]

현행법에는 그물에 걸리거나(혼획), 해안가로 떠밀려 올라오거나(좌초), 죽어서 해상에 떠다니는(표류) 고래만 해경에 신고한 뒤 판매할 수 있다. 즉 우연히 잡히는 경우에만 유통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마저도 밍크고래·큰돌고래 등 작고 개체가 비교적 많은 고래류에만 해당한다. 참고래·브라이드고래·혹등고래 등 보호 대상 10종은 어떤 경우에도 유통할 수 없다. 앞서 2019년 12월 22일 오후 9시쯤 제주시 한림읍 해상에서 죽은 채 발견된 길이 12.2m의 대형 고래도 마찬가지다. 
 
세로로 세워 놓으면 아파트 4층 높이와 맞먹는 몸무게 12t짜리 대형 고래는 발견 당시 참고래인지, 밍크고래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DNA 검사를 통해 보호종인 참고래로 판명 나자, 유통이 불가능해졌다. 대신 대형 고래 연구를 위해 부검이 진행됐다. 부검 결과 뱃속에서 1m 길이 낚싯줄과 그물 조각이 발견됐다. 부검을 마친 고래 뼈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돼 박제 형태로 전시될 예정이다.
 

보호종 아닌 고래 발견했다면 어떻게 유통될까

 
지난 5월 15일 오후 전남 여수시 돌산항에서 해경이 그물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된 밍크고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여수해경]

지난 5월 15일 오후 전남 여수시 돌산항에서 해경이 그물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된 밍크고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여수해경]

13일 울산해경에 따르면 고래가 잡혔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불법 포획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검시를 진행한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해경이 1~2시간 검시한다"며 "겉으로 보기에 불법 포획의 흔적이 없고 금속 탐지작업을 했을 때 낚싯바늘 등이 탐지되지 않으면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해준다"고 설명했다. 이후 고래는 수협 위판장에서 거래되는데 판매가 되는 즉시 DNA 샘플을 채취해 고래연구소로 보낸다. 고래연구소는 2011년부터 혼획된 고래의 DNA를 수집·보관해오고 있다. 수사기관에서는 불법 유통이 의심되는 경우 해당 고래의 DNA를 채취해 고래연구소에서 보관 중인 것과 일치하면 혼획한 것으로 보고, 그렇지 않으면 불법으로 판단한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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