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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서도 소형차 인기 시들…한·일 자동차업계에 적신호

혼다는 지난해 10월 23일 도쿄모터쇼에 소형차인 '피트'의 신형 모델을 내놨다. 신형 피트는 일본 국내에서만 출시할 예정이다. [EPA=연합뉴스]

혼다는 지난해 10월 23일 도쿄모터쇼에 소형차인 '피트'의 신형 모델을 내놨다. 신형 피트는 일본 국내에서만 출시할 예정이다. [EPA=연합뉴스]

‘소형차의 시대’가 빠르게 저물면서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득이 증대한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조차 소형차 인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처지의 한국 자동차 산업계에도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소형 SUV도 미국서 뺀다

1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기술력이 집약된 소형차 분야에 강했던 일본 메이커들은 시장 철수와 차종 축소, 위탁생산 등 출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혼다는 장수 소형차인 피트의 신형 모델을 다음달 일본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동남아에는 신형을 투입하지 않고, 현행 모델 판매도 내년에 중단할 방침이다.  
 
혼다의 수출 차량들이 지난해 7월 8일 일본 요코하마항 부두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혼다의 수출 차량들이 지난해 7월 8일 일본 요코하마항 부두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선 내년 중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HR-V도 단종시킨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중·대형 SUV와 픽업트럭의 점유율이 70%대인 만큼 현지 수요에 맞게 판매 전략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혼다의 미국 시장 판매량만 봐도 피트(3만대), HR-V(9만대)에 비해 중형 SUV인 CR-V(38만대)의 실적이 훨씬 높았다. 또 동남아 시장에선 5개였던 소형 모델을 3개로 줄일 계획이다.
 
도요타는 위탁 생산(OEM)을 대안으로 삼았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소형차 야리스(해치백 모델)는 마쓰다가 제조한 차량들이다. 도요타는 앞으로 미국 시장용 소형차는 생산하지 않고, 마쓰다를 통한 OEM 생산을 더 늘릴 계획이다.  
 
도요타의 북미 시장 전략 차종인 픽업트럭 '툰드라'. 사진은 지난해 2월 7일 시카고모터쇼에 선보인 모델이다. [EPA= 연합뉴스]

도요타의 북미 시장 전략 차종인 픽업트럭 '툰드라'. 사진은 지난해 2월 7일 시카고모터쇼에 선보인 모델이다. [EPA= 연합뉴스]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닛산은 더 이상 소형 모델 개발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제휴사인 르노·미쓰비시와 협업해 대응할 방침이다. 소형차를 중심으로 한 닛산의 수출 브랜드인 ‘닷선’은 러시아와 동남아 시장에서 철수한다. 닛케이는 “올해 내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을 중단하고 판매도 순차적으로 그만둘 것”이라고 전했다. 
 

◇우버와 전기차가 위협한다 

소형차는 한정된 공간 안에 부품을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가 까다롭다. 일본 메이커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소형차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업체들의 소형차(A·B세그먼트)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40%(총 2415만대 판매)였다. 일본 메이커의 전체 자동차시장 점유율이 약 30%인 점을 고려하면 소형차 비중이 여전히 높은 셈이다.  
 
해마다 10% 가까이 성장하던 소형차 시장이 2010년 이후 정체하면서 일본 메이커에 심각한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소형차 판매 둔화는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다. 
 
우선 개도국에서 소득 수준이 급격히 오르면서 소형차보다 중·대형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승용차가 부의 상징인 만큼 “무리해서라도 더 큰 차를 사려는”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태국 방콕의 그랩. 그랩은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공유차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랩 홈페이지 캡처]

태국 방콕의 그랩. 그랩은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공유차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랩 홈페이지 캡처]

우버와 그랩으로 대표되는 공유차량 서비스의 확산도 소형차를 위협하는 요소다. ‘마이카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이 점차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을수록 이런 추세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소형차의 미래는 더 어둡다.
 
전기차로의 급격한 산업 이동도 변수다. 소형 모델은 차량용 배터리와 관련 장치를 소형화해야 하는 만큼 생산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도 같은 의미에서 부담이다. 지금도 소형차의 채산성은 다른 체급 차량보다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혼다의 지난해 3월기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중·대형차의 1대당 수익은 전 차종 대비 35% 높은 반면 세단·소형차의 수익은 평균보다 20% 낮았다.  
 

◇노조가 발목잡는 한국 메이커    

그나마 일본 국내에선 소형차 수요가 여전히 강세다. 일본 메이커들은 국내외에 내세울 전략 차종을 달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에 보다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주로 소형 모델 수출에 주력했던 한국 메이커들도 시장변화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현대자동차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국내외 주문이 생산을 압도하자 노조에 생산라인을 늘리자고 협의했지만 생산공장 간 이견으로 거부당했다. 기존 생산공장(울산 4공장) 노조가 다른 공장으로 물량 이전 시 줄어들 특근 수당 문제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의 소형 SUV 코나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의 소형 SUV 코나 생산라인에서 작업자가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이른바 CASE(Connectivity·연결, Autonomous·자율주행, Sharing·공유, Electrification·전동화)로 대변되는 미래자동차 시장에서 이런 구조적인 취약점이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패러다임 변환기에서 생산직의 경우 최대 40%까지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5~10년 내 주도권 싸움에서 그만큼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노사 문제와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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