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양준일은 왜 1020세대 패션 아이콘이 됐을까

50대의 나이로 '패션 아이콘'이 된 양준일. 사진은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팬미팅 현장에서의 모습이다. 이날 그는 국내 디자이너 장광효가 만든 '카루소'의 코트에 빈티지 숍에서 찾은 넥타이를 맸다. [사진 리베카 세탁소]

50대의 나이로 '패션 아이콘'이 된 양준일. 사진은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팬미팅 현장에서의 모습이다. 이날 그는 국내 디자이너 장광효가 만든 '카루소'의 코트에 빈티지 숍에서 찾은 넥타이를 맸다. [사진 리베카 세탁소]

온라인 탑골공원이 발굴한 최고의 스타. 
최근 컴백한 50대 가수 양준일의 이야기다. 그는 지난해 유튜브의 과거 가요 프로그램 찾기에서 큰 인기를 끌며 재조명된 1990년대 가수다. 91년 ‘리베카’로 데뷔하며 자신만의 음악과 패션, 무대 연출을 선보였지만 당시 국내 무대에서 인정받기엔 너무 독특했다. 그래도 꿋꿋이 활동을 이어갔지만 한국 활동을 위한 비자 갱신을 거부당했고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2001년 예명 ‘V2’로 다시 국내 가요 무대에 등장했지만 큰 파장을 일으키진 못했다. 그렇게 그는 국내 가요계에서 사라졌다. 

전국 10~20대 520명 조사
“90년대나 지금이나 너무 힙해”
자신만의 세계 즐기는 ‘선한 아재’
브랜드보다 느낌·착용감 우선해
자기표현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아

 
그랬던 그가 지난해 12월 6일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하더니 저녁 뉴스 인터뷰와 인기 아이돌만으로 꾸며지는 음악 프로그램에까지 섰다. 현재 그의 온라인 팬카페 회원 수는 6만명을 훌쩍 넘겼고, 12월 말 열린 팬미팅 행사 티켓은 오픈 3분 만에 전 좌석 매진됐다. 30년 만에 세상에 다시 나타난 양준일은 지금 전례 없는 신드롬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양준일은 패션, 음악 등 자신의 '세계'를 제대로 즐긴다. 지금의 10~20대는 그가 무대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평가했다. [사진 리베카 세탁소]

양준일은 패션, 음악 등 자신의 '세계'를 제대로 즐긴다. 지금의 10~20대는 그가 무대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평가했다. [사진 리베카 세탁소]

 
흥미로운 건 현재 그에게 열광하는 팬이 10~20대 중심이라는 사실이다. 슈가맨3 방송에서도 30~40대보다 10~20대 방청객이 먼저 그를 알아봤고 호감을 표시한 바 있다. 젊은 세대는 그의 어떤 매력에 빠져든 걸까. 중앙일보가 SM C&C의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를 통해 전국 10~20대 남녀 520명에게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4%(252명)가 그를 알고 있었고, 그 중 절반에 가까운 41.2%(104명)이 ‘호감’을 표했다. ‘비호감’을 표현한 응답자는 8.3%(21명)에 불과했다.  
 
양준일에게 호감을 표한 10~20대는 그의 매력으로 “시대를 앞선 감각”을 꼽았다. “오래 전 활동했던 가수인데 지금 아이돌과 비교해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나이를 믿을 수 없는 간지 폭발” 등의 의견을 내며 그의 음악과 외모, 특히 세련된 패션을 매력 요소로 꼽았다. 고교 3학년 임희진양은 “그가 90년대 활동할 당시 입었던 옷은 지금 길거리에 입고 나가도 무리가 없고, 50대인 지금 보여주는 패션도 멋지다”고 말했다. 
1990년대 초반 20대 양준일의 모습. 이때도 화려한 셔츠에 데님 재킷, 베레모에 헤어밴드까지 당시 다른 가수들은 하지 않는 자기만의 패션 세계를 보여줬다. [사진 KBS 영상 캡처]

1990년대 초반 20대 양준일의 모습. 이때도 화려한 셔츠에 데님 재킷, 베레모에 헤어밴드까지 당시 다른 가수들은 하지 않는 자기만의 패션 세계를 보여줬다. [사진 KBS 영상 캡처]

 
현재를 즐기는 모습 역시 매력적으로 봤다. 부산의 한 20대 응답자는 “처음엔 ‘탑골 GD’라고 해서 관심이 갔는데 볼수록 자신만의 패션과 음악을 보여주며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진정한 ‘힙함’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또 다른 10대 응답자는 “개성 강한 화려한 패션과 음악을 하면서도 아저씨 같지 않다”고 했다. 그가 방송에서 했던 말들 “걱정하지마. 모든 것은 완벽하게 이뤄지게 될 수밖에 없어” “전 미래의 계획을 안 세워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고, 계획이라는 게 그나마 있다면 겸손한 아빠이자 남편이 되고 싶다” 등은 SNS에서 회자되고 있다.   
JTBC '슈가맨3'에 출연해 춤을 추고 있는 양준일의 모습. 중앙일보 자체 조사에서 양준일의 매력 중 하나로 "춤선이 예쁘다"는 응답이 나온 이유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사진 JTBC]

JTBC '슈가맨3'에 출연해 춤을 추고 있는 양준일의 모습. 중앙일보 자체 조사에서 양준일의 매력 중 하나로 "춤선이 예쁘다"는 응답이 나온 이유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사진 JTBC]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그의 패션을 모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도 인기다. 최근 관련 영상을 제작한 패션 홍보회사 KN컴퍼니의 김민정 대표는 “그의 활동을 본 적도 없는 10~20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의 패션에 열광하고 있다. 최근 재등장한 50대의 모습 역시 호감이라 양준일은 이 시대의 패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쇼 음악중심’(SBS)에서 입었던 빨간색 코트는 심지어 여성용 의상이다. MCM의 2020 봄 여성 컬렉션 제품으로 잡지 화보 촬영에서 입어본 양준일이 직접 브랜드에 요청해 쇼에서도 입게 된 것. 브랜드 관계자는 “그의 스타일이 현직 아이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세련돼 큰 고민 없이 협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이 코트에 가죽 바지를 입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워커를 신었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서수경씨는 “디자인과 실루엣은 기본에 충실한 댄디 가이 스타일이지만 소재와 색상을 과감하게 써 포인트를 줬다. 특히 그가 선택한 가죽 소재는 올봄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대거 선보인 것”이라며 “그의 스타일은 보이그룹 세븐틴 등 패셔너블한 이미지의 아이돌들만 입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말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그는 붉은 가죽 코트에 검정 가죽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날 입은 붉은 코트는 여성용으로 50대에 컴백한 양준일은 성별을 넘나드는 젠더리스 패션까지도 훌륭하게 소화했다. [사진 MBC 쇼 음악중심 영상 캡처]

지난해 말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서 그는 붉은 가죽 코트에 검정 가죽 바지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날 입은 붉은 코트는 여성용으로 50대에 컴백한 양준일은 성별을 넘나드는 젠더리스 패션까지도 훌륭하게 소화했다. [사진 MBC 쇼 음악중심 영상 캡처]

팬미팅 무대에서 양준일은 4벌의 흰 셔츠를 입었는데 한 벌도 디자인이 같은 게 없다. 소매에 주름이 들어가 있거나 옷깃 부분에 특이한 장식이 들어가는 등 미묘한 디테일 차이를 뒀다. [사진 리베카 세탁소]

팬미팅 무대에서 양준일은 4벌의 흰 셔츠를 입었는데 한 벌도 디자인이 같은 게 없다. 소매에 주름이 들어가 있거나 옷깃 부분에 특이한 장식이 들어가는 등 미묘한 디테일 차이를 뒀다. [사진 리베카 세탁소]

 
그의 패션 감각은 지난해 말 세종대학교에서 열린 팬미팅 행사에서도 아낌없이 발휘됐다. 팬미팅 의상을 담당했던 스타일리스트 정민경 대표(퍼스트비주얼)는 “블랙&화이트를 기본으로 90년대 활동 당시 착용했던 의상들을 지금의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모든 의상은 양준일과 일일이 상의하고, 또 그가 직접 입어본 후 결정했다고 한다. 의상을 고르면 양준일이 직접 입고 춤을 춰 본 후 결정했다는 것. 정 대표는 “명품부터 신인 디자이너의 옷까지 수백 벌의 옷을 준비했는데 브랜드나 명성을 따지지 않고 옷이 주는 느낌과 착용감만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더라”고 말했다. 흰 셔츠 하나를 선택할 때도 소매에 주름이 들어가거나 옷깃에 독특한 디자인이 들어간 것을 고르고, 코트는 유명 디자이너 장광효씨의 옷 '카루소'를 고르면서도 넥타이는 이름 없는 빈티지 제품을 선택하는 식이었다. 유명 브랜드보다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옷을 선호하는 요즘 10~20대의 패션 소비 성향과 닮았다. 
그가 착용한 액세서리 역시 화제다. 팬미팅에서 썼던 검정 안경은 수입 브랜드 ‘토니 스콧’ 제품이다. 천강민 수입사 대표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입점 문의를 하는 상담하는 안경매장들의 전화를 받는다”며 “이번 같은 현상은 현빈 등 당대 화제가 된 젊은 스타들이 착용했을 때나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