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그런 미국이 전쟁보다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가 더 무섭다는 이야기를 신년 토론에서 들었다. 나라가 다시 4년 결딴날까 걱정이라는 이유다. 지난 9일 찾아간 CBS 출신 원로 언론인 밥 시퍼가 진행한 ‘2020년 도전들’이란 세미나 말미였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전문가들이 이란·북한·중국 등 세계의 도전들을 놓고 한 시간가량 연단 토론이 끝난 뒤 “가장 큰 도전은 뭐냐”는 청중의 질문이 나왔다.

글로벌아이 1/14
스테파니 시걸 선임연구원도 “지금 미국은 해법을 찾기 위해 중도에서 타협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심해지는 정치 양극화를 꼽았다. 탄핵 찬·반과 같은 정치 문제만이 아니다. 이란 정책이든 중국과 무역 전쟁이든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층이 친(親)트럼프와 반(反)트럼프로 나뉘어 싸우고 있기 때문이었다. ABC방송이 12일 공개한 이란 정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87%는 대통령의 대처를 지지했지만, 민주당 지지자 90%는 반대했다.
우리도 4월 총선을 앞두고 ‘사상 초유’의 행진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수사 이후 청와대와 총리·법무장관이 총출동해 윤석열 검찰총장 한 사람을 찍어내려 한다. 조국 전 장관 임명 두 달 전 “검찰 개혁의 적임자”라며 임명한 같은 총장이다. 문재인 대통령 3년 중간평가와 야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가릴 총선이 ‘윤 총장 신임 투표’가 될 판이다. 검찰 개혁은 새로 출범할 공수처의 성패에 맡기고 누군가 키를 바로 잡아야 한다. 미국엔 없는 헌법상 선거 중립 의무가 있는 대통령뿐이다.
정효식 워싱턴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