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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도 공유 바람…창업비용 10% 보증금만 내면 원장님

서울 강남역 근처 공유미용실 ‘팔레트h’ 샴푸실. [사진 제로그라운드]

서울 강남역 근처 공유미용실 ‘팔레트h’ 샴푸실. [사진 제로그라운드]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미용실. “어서 오세요”는 들리지 않았다. 안내 데스크엔 사람 대신 태블릿 PC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름을 입력하니 헤어 디자이너 명단 옆에 가능한 시간이 함께 떴다. 디자이너의 이름을 터치하자 기존 헤어스타일 포트폴리오가 나왔다. 자신의 취향과 시간에 맞춰 디자이너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이곳은 지난 6일 문을 연 공유미용실 ‘쉐어스팟’이다. 이 미용실에서 일하는 헤어 디자이너 4명은 모두 ‘원장’이다. 공간과 장비를 나눠 쓸 뿐 알아서 벌고 알아서 쓰는 방식이다.
 

공간·장비만 공유, 각자 버는 방식
초기비용 낮아 폐업 위험도 적어

고객은 취향 따라 디자이너 선택
강남에 세 곳…17일에도 한 곳 오픈

숙박·차량에서 출발한 ‘공유경제’ 트렌드가 사무실·주방에 이어 ‘미용실’로 퍼지고 있다. 공유미용실은 입지가 좋은 공간과 고급 장비를 헤어 디자이너 여러 명이 나눠 쓰는 형태의 사업이다. 국내 첫 공유미용실은 20년 차 헤어 디자이너 심재현씨가 2018년 선보인 ‘세븐에비뉴’다. 현재 전국에 4개 지점이 있다. 최근 한 달 새,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살롱포레스트’ ‘쉐어스팟’이 문을 열었다. 오는 17일엔 아산나눔재단의 창업 육성 프로그램 출신 스타트업인 제로그라운드가 강남역 부근에 ‘팔레트에이치’를 오픈한다.
 
서울 역삼동 공유미용실 ‘쉐어스팟’의 무인 예약 시스템. [사진 제로그라운드]

서울 역삼동 공유미용실 ‘쉐어스팟’의 무인 예약 시스템. [사진 제로그라운드]

왜 공유미용실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에는 11만8000여 개의 이·미용실이 영업 중이다. 하지만 개업 미용실의 40%는 3년 안에 문을 닫는다. 매년 폐업하는 미용실이 전체의 10%에 달한다. 업계는 이들 중 상당수가 매장 임대료, 인테리어 등 높은 초기비용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점을 폐업 원인으로 꼽는다.
 
공유미용실은 여기에 주목한 사업이다. 과도한 초기비용을 공유로 줄여 미용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살롱포레스트’를 세운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의 이창열 대표는 “10평(약 33㎡) 내외의 개인미용실 창업에 평균 6000만~7000만원이 드는데, 공유미용실은 300만~600만원 안팎의 보증금을 제외하면 초기비용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공유미용실 ‘살롱포레스트’에서 디자이너 우제가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카메라는 유튜브 영상 촬영용. 김정민 기자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공유미용실 ‘살롱포레스트’에서 디자이너 우제가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뒤에 보이는 카메라는 유튜브 영상 촬영용. 김정민 기자

공유미용실 확산에는 달라진 소비 패턴이 한몫했다. 과거 미용실 선택 기준이 유명 디자이너가 세운 브랜드의 ‘간판’이었다면, 요즘 소비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잘 연출하는 ‘쌤(헤어 디자이너)’을 찾아간다.
 
이런 흐름에 불을 붙인 것은 IT 기반의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이다. ‘쉐어스팟’은 기술 분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가 선보였다. 인공지능(AI)을 통한 맞춤형 헤어스타일 추천과 매장관리 무인화 등 미용실에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목표다.
 
‘살롱포레스트’는 공간 콘텐트를 기획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 아카이브코퍼레이션이 만들었다. 위워크·구글 등 강남 일대에 근무하는 2030 직장인 여성들에게 ‘휴식(for rest)’과 여행·와인·웨딩 등 ‘취향 공동체(살롱)’ 문화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이름에 담았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가격은 비싼 편이다. 남녀 평균 커트 기준 3만원대로 강남권 고급 미용실과 비슷하다.
 
공유미용실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일본 하라주쿠를 중심으로 2016년 문을 연 ‘고투데이’는 헤어 디자이너에게 공용 공간만 제공한다. 북미에선 2010년 저비용 창업을 지원하는 가맹점 형태의 ‘마이살롱슈트’가 등장했다.
 
신산업이다 보니 ‘규제’ 리스크도 있다. 현행 공중위생법상 다수의 사업자가 공용 샴푸실을 공유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 ‘쉐어스팟’ 송기현 대표는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기 전 만들어졌던 오래된 규제들이 새로운 흐름에 맞춰 풀리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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